새인물 - 이혁진 경희대학교고양파주동문회장

설립 15년 대표적 지역동문회
인문학·음악·미술·사진 공부도
좋은 인연은 ‘만들어’가는 것 
“삶의 이야기 함께 나눠요” 

 

이혁진 회장은 “동문회를 위해 열심히 뛰며 애쓰는 후배들이 자꾸만 눈에 밟혀 회장직을 맡게 됐다”며 “다양한 동문들의 인적 풀을 활용해 강좌와 세미나를 진행하며 공부하는 동문회를 만들기로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고양신문] “몇 번을 고사했는지 모릅니다. 회사 일 때문에 제주에서 근무하는 제가 과연 회장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별로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면서도 체육대회 등 여러 행사에서 동문들을 위해 헌신하는 집행부와 후배들의 모습이 계속 눈에 아른거렸어요. 결국 동문들을 위해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미력하나마 힘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회장직을 맡기로 했습니다.”

30년째 고양시에 거주
올해부터 경희대학교고양파주동문회장으로 봉사하게 된 이혁진 회장이 3년여 전 동문회 온라인 공간에 발을 들여놓으며 처음 남긴 글이 ‘좋은 인연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라는 문구다. 

1990년 일산으로 이사와 30년째 살고 있지만 서울 본사는 물론 건설 사업 특성상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제주 등 지역이나 해외 현장에서 근무하는 날이 많았다. 정작 주거지인 고양시에는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가 거의 없게 된 이유다. 그러던 중 2016년 말 송년회 현수막을 보고 직접 찾아간 동문회에서 너무도 반갑게 맞아주는 선후배·동기들과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갈 수 있어 행복했다. 

사실 이 회장이 경희대고양파주동문회에 가입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참여한 모임은 산악회다. 매월 1회 주말에 동문들과 산에 오르다 보니 건강을 챙길 수 있어 좋았고, 길지 않은 동문회 활동이었지만 10년을 함께 한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가입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자신에게 회장직을 맡아달라고 권유하며 동문들이 신뢰를 보내게 된 원천도 산악회 활동모습에서 나온 게 아닐까 하고 그는 짐작한다.  

‘공부하는 동문회’ 새 상 모색 
“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추인된다면 ‘공부하는 경희대고양파주동문회’라는 미션 하에 건강, 법률, 인문, 음악, 미술, 사진 등 다양한 전문가 동문들을 초빙해 매월 세미나를 열고, 또 지역사회에도 봉사하는 동문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총회를 앞두고 이혁진 회장이 올렸던 글 때문이었을까. 예정된 인원을 훌쩍 뛰어넘는 참석자로 인해 몇몇 동문들은 송년회 공간이 부족해 호텔 내 중식당에서 별도로 식사를 해야 했고, 집행부는 행사 종료 후 뒤풀이 장소에서야 요기로 저녁을 대신해야만 하는 행복한(?!) 상황이 벌어졌다.

창립 15년을 맞은 경희대고양파주동문회는 올해부터 새로운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초에 1박 2일 집행부 워크숍을 통해 ▲공부하는 동문회 ▲따로 또 같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동문회라는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올해부터는 기존의 친목을 다지기 위한 산악회나 골프모임 이외에 매월 인문학, 음악, 영화, 미술 등 동문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다. 본교 출신 동문회 뿐 아니라 고양시에서 수업이 진행되는 관광대학원, 공공대학원 출신 동문들과도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연대하며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고양시에서 경희대 동문회 활동이 유난히 활발하게 인식되는 이유도 그런 동문회간 교류와 협력이 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프데이 행사 등을 통해 조성된 수익금을 고양·파주의 복지기관에 기부해 이웃과 함께하는 봉사정신도 계속 이어갈 작정이다. 

한양문고의 든든한 후원자 
화장품을 판매하며 4남매를 키워온 어머니 손에서 자란 이혁진 회장은 학창시절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81학번으로 과외가 금지된 시절이었기 때문에 학기 중이나 방학을 가리지 않고 대학생방범대원, 도로교통 질서요원, 은행이나 공공기관의 업무보조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임금이 높은 건설현장 막일까지 하면서 학비를 벌어 학업을 이어갔다. 

대학 졸업 후에는 두산건설, SK건설 등 대기업 건설사를 거쳐 현재 재직 중인 한미글로벌 주식회사에서 2년 후면 정년을 맞게 된다. 아내인 남윤숙 대표가 운영하는 고양시 대표서점 한양문고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도 알게 모르게 해왔던 이 회장은 퇴직 후엔 건축설비 전문 기술을 살려 자신만의 사업을 이어갈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학연이나 지연을 통해 선후배가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성격이 강한 일반 회사나 다른 조직 내의 모임과는 분위기가 달라요. 지역동문회는 예전 학교 교정을 거닐던 추억을 공유하며 가까이서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어제와 오늘의 삶에 대해 부담 없고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의 역할을 합니다. 현재 경희대고양파주동문회 온라인 회원이 400여명인데 고양파주지역에는 약 8000명이 동문들이 살고 있다고 알고 있어요. 올해에는 고양·파주에서 더 많은 동문들이 경희동문회 모임에 참여해서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찾을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함께 힘을 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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