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도서관 거듭된 공간진화, 읽고 상상하고 현실로 만든다

1층 메이커스페이스 큰 호응 
2층 웹툰창작실도 핫플레이스
지하1층엔 창업·협업 플랫폼 
‘디노플레이스’ 오픈, 활기충만
  

시민들에게 도서관의 이미지는 어떠할까. 책장 가득히 꽂혀있는 책들과 ‘정숙’이라고 쓰인 안내문. 책과 자료를 대출하고 수험생들이 공부하는 곳으로 익숙했던 공공도서관이 최근 기술과 예술이 어우러진 창의적 배움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일산서구에 위치한 대화도서관이다. 

재작년 말 도서관 내 메이커스페이스와 웹툰창작실 등을 구축하며 미래형 공공도서관의 모델을 제시해온 대화도서관은 최근 또 한번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존 공유형 복합 창작공간과의 연계를 통한 창업인프라 구축. ‘읽고 상상’하는 곳을 넘어 ‘만들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대화도서관의 모습을 살펴보자. 

일회성 교육 넘어 ‘메이커 덕후’ 양성
도서관 1층 로비에 들어서면 바로 눈에 띄는 곳이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이다. 이제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명칭인 ‘메이커스페이스’는 문자 그대로 상상하는 물건들을 실제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메이커들이 마음껏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3D프린터, 레이저커터, UV평판프린터 등 다양한 고가장비들이 마련되어 있다. 드론,로봇, IOT장비 등도 체험 가능하다. 

아무리 좋은 장비들이라도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면 무용지물이지 않을까. 다행히 그런 걱정은 기우일 듯하다. 대화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는 2018년 시범운영기간 동안 8개 분야, 59개 강좌를 운영해 648명이 수료했고 이듬해 2019년에는 10개 분야, 305개 강좌를 운영해 3362명이 수료하는 등 1년 만에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3D프린터, 코딩, VR/AR, 인공지능(AI)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됐으며 일회성 교육이 아닌 심화·아카데미반, 자격증 대비반, 특별 프로그램을 구성해 메이커를 희망하는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백귀종 대화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 담당주무관은 “사람들이 늘 모여드는 열린 공간이다 보니 방문하는 이들도 많고 자연스럽게 참여율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수의 장비가 제공되다 보니 체험교육의 질이 높고 만족도도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내부프로그램 외에도 고양청소년재단 및 교육부와의 협업을 통해 체험교육을 진행했으며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장비교육 및 경영컨설팅 프로그램도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대화도서관 메이커스페이스에서 진행한 IOT강의 프로그램

가장 공들여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메이커덕후 아카데미’다. 체험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강생들이 원하는 것들을 끝까지 만들고 그 제품을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계하는 일종의 덕후양성을 위한 사관학교 같은 프로그램이다. “교육을 수료한 덕후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창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백 주무관은 전했다. 

지역 웹툰생태계 구축 위한 첫 시도
메이커스페이스를 나와 2층으로 올라가면 웹툰 스토리창작실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문화산업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웹툰산업을 지원·활성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특히 고양시에 웹툰 작가들이 많이 거주한다는 점도 고려대상이 됐다. 

5석의 창작공간은 현재 입주가 완료된 상태며 ‘안녕 자두야’로 유명한 이빈 작가 등을 비롯해 4명의 입주 작가와 5명의 비입주 작가들이 함께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기존 창작자들에게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연대를 통해 시너지를 제공하고, 신인들에게는 새로운 작가 탄생의 꿈을 실현하는 둥지를 제공한다는 목적이다. 

이들 웹툰작가들과 연계한 컬래버레이션 프로그램도 대화도서관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작년에 진행했던 웹툰강의는 초중고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강의신청이 금방 마감될 정도였다. 백 주무관은 “웹툰작가들이 직접 강의도 하고 강의실 내에 웹툰 테블릿 등 교육장비를 함께 마련해놓은 덕에 웹툰작가를 꿈꾸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았다”고 전했다. 그 외에도 도서관 측은 웹툰 캐릭터를 활용한 VR콘텐츠 제작, 웹툰 책잔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변화와 혁신 이끄는 도서관으로 변모
지하1층으로 내려가면 공공도서관답지 않은 힙한 공간이 펼쳐진다. 지난달 공사를 마친 대화도서관 창업인프라 공간 ‘디노스페이스’의 모습이다. 디노스페이스(DINO SPACE)는 Daehwa(대화도서관)과 Innovation(혁신) 합성어인 큰 변화와 혁신을 일으킬 공간이라는 의미로 작년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5억원을 확보해 마련했다. 어두컴컴했던 공간에 열린책공간, 모둠방, 도시락방, 창업연구공간, 야외쉼터 등이 새롭게 마련되면서 활기찬 분위기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도서관 측은 이곳에서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민·관·학 협업연계 네트워크를 구성해 시제품 제작 컨설팅, 비즈쿨, 메이커덕후 양성프로그램, 메이커톤·아이디어톤 등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재능 있는 개인, 단체, 동아리 등과 다양한 기관들이 실질적인 협업을 구축해 창업·창의 플랫폼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소상공인, 웹툰작가 등을 비롯해 일반인들의 창업촉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도 마련된다. 

전미란 대화도서관장은 “이번에 새롭게 조성된 창업인프라 공간을 통해 조용하고 적막한 도서관에서 시끌벅적하고 활기찬 분위기의 도서관으로 변화할 예정”이라며 “도서관 시설·장비를 개방·공유하고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에게 체험과 교육을 연계하는 ‘지역기반 미래형 창업·창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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