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긴 줄의 끝에는 마스크가 있을까….
빗방울이 흩날린 10일 오전, 탄현동 대로변에 우산을 쓴 사람들이 긴 줄을 만들었다. 줄이 향하는 곳은 공적마스크를 판매하는 한 약국이다. 정부가 9일부터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마스크 사기는 여전히 쉽지 않은 미션이다.

탄현동 모 약국의 유리문에 붙은 '오늘분 공적마스크 품절' 안내문구.

약국 앞의 줄은 얼마 전까지 40여 명 안팎이었는데, 순식간에 70여 명까지 늘어났다. 큰길 건너편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가 매진되자 그쪽에 줄을 섰던 손님들이 우루루 길을 건너와 이쪽 줄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손녀의 손을 잡고 황급히 횡단보도를 건너 온 한 70대 어르신은 “몇 명 안 남았었는데 다 팔렸다고 해서 너무 속상하다”면서 “오래 기다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여기서도 못 살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파는 쪽도 고생은 마찬가지다. 약국 입구마다 대여섯 장씩 나붙은 안내문구가 약사들의 사정을 말해준다. 마스크 5부제에 대한 안내는 기본이고, 매진을 알리는 글씨, 너무 일찍 줄을 서지 말아달라는 당부까지 빼곡하다.

탄현동 A약국의 약사는 “공적마스크를 판매하는 두어 시간 동안은 다른 처방은 아예 엄두도 못 낸다”면서 “매진 종이를 붙인 후에도 입고시간을 묻거나, 선불을 줄 테니 예약을 할 수 없냐는 문의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고 하소연했다.
마두동 B약국의 약사는 “제한된 물량을 최대한 공평하게 판매하기 위해 예약 불가, 일정한 시각에 판매개시, 번호표 없음 등등 약국 나름대로 정한 원칙을 철저히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희망 섞인 바람도 잊지 않는다. B약국 약사는 “손님들이나 약사나 힘겹기는 마찬가지지만 몇몇을 빼고는 대체로 질서를 잘 지켜주신다"면서 "힘겨운 시간을 함께 버텨내는, 일종의 동지애 같은 걸 느낀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19의 기세가 수그러들기를 기원했다.

화정동의 모 약국에 붙은 안내문구. 예약과 번호표배부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마두동의 한 약국에 붙은 안내문구. 당 약국의 마스크 판매개시 시간과 함께, 미리 줄을 서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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