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연 ‘철학이 있는 공방-철공소’ 대표

[고양신문] 문서연(55세) ‘철학이 있는 공방-철공소’ 대표는 “친정아버지 빈자리가 컸는데, 오래될수록 부드럽고 감촉이 좋은 린넨 천으로 옷을 지으며 슬픔을 견뎌냈다”고 한다.

고봉산 터널 지나는 길목, 철학이 있는 공방-철공소가 조그맣고 소박한 모습으로 손님들을 반긴다. 문 대표는 “놀이터 겸 일터가 되는 공방이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1997년에 고양으로 이사와 현재는 중산동 하늘마을 아파트에 살고 있는 문 대표는 오래전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랑 둘째 언니와 관산동 5분 거리에 살고 있었다. 큰 언니는 수원에 살면서 수시로 세 명의 자매가 아버지랑 오순도순 부녀지간의 친근한 정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다 몇 해 전 아버지가 머리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후 한 달 만에 운명하셨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세 딸이 보고 싶어서 눈을 감을 수 없다”며 무수히 말을 하곤 했다.

갑작스럽게 하늘나라로 훌쩍 떠나보낸 다정다감했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만 가던 문 대표는 “공허함과 애잔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친정이 없어졌다는 허전한 마음을 처음엔 사진으로 채워나갔다”고 한다. 고양시 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꽃과 자연풍경을 찍으러 매월 정기적으로 출사를 나갔다.

문 대표는 “힘들게 올라간 언덕배기의 소나무둥지 속의 새싹, 햇살 한 줄기에 꽃망울을 터트린 작은 야생화에 눈길이 갔다. 그 마음을 카메라에 담고서 아버지가 계신 하늘이 가까이 보이는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들려주었다.

작년부턴 평소 관심이 있던 린넨 천을 이용한 세상 하나뿐인 옷을 짓기 시작하며, 지금의 자리에 바느질 공방을 겸한 카페를 개업했다. 서울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사촌동생과 디자인을 공유하며 원피스, 바지, 티셔츠 등을 한 가지 디자인으로 30벌만 한정 제작한다. 자투리 천으로는 머플러, 손가방을 바느질로 만드는데 철학이 있는 공방-철공소의 자부심을 걸고서 운영하고 있다.

문 대표는 “린넨은 식물성 소재이며, 부드러우면서 흡수성이 좋고, 저자극성으로 피부가 좋아한다. 몇 십 년을 사용해도 변함없이 형태를 유지해 생전에 딸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을 느끼게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오전엔 바느질공방에서 작업하고, 한켠에 있는 카페는 아들(신원호 27세)이 돕고 있다. 오후엔 라페스타에 있는 세무사 사무실에서 오랫동안 해왔던 업무를 맡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 사태로 이곳에서도 필터가 포함된 천마스크를 분주하게 만들어서 필요로 하는 곳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문서연 대표를 비롯해 박용애, 이현주, 문옥란, 권옥희, 문순임씨 6명이 최근 뜻을 함께해 각자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휘해 스토리가 있는 바느질공방을 더 야심차게 설계할 계획이다. 수익금 일부를 차곡차곡 모아서 연말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천사 같은 생각도 가지고 있다.

딸 셋이 모이면 아버지를 추억한다는 문서연 대표는 “천연 섬유의 느낌을 그대로 담아낸 린넨으로 편안하면서도 특색 있는 옷과 소품들을 신바람나게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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