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거주 조모씨 제보, 주방서 아귀 손질하던 아내 ‘기겁’

재작년에는 어민이 페트병 아귀 발견…
이번에는 소비자 주방까지 ‘더 충격적’
해양쓰레기 심각성에 대한 자연의 경고

인천 연안부두 경매시장에서 사 온 아귀 배에서 플라스틱 페트병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에 거주하는 조모씨가 찍은 사진을 조씨의 지인이 고양신문에 제보했다.

[고양신문] 인천 연안부두의 경매장에서 구매한 아귀 뱃속에서 500ml 플라스틱 생수병이 통째로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7일 생물 아귀의 위 속에 플라스틱 생수병이 통째로 들어 있는 사진이 고양신문에 제보됐다. 아귀가 바다에 떠다니는 생수병을 먹이로 착각하고 삼킨 것이다.

사진을 제보한 사람은 인천광역시 연수구 동춘동에 거주하는 조모씨다. 조씨는 “지난해 12월 말 아내가 지인으로부터 연안부두에서 경매로 구입한 아귀를 한 마리 선물 받았는데, 아귀를 손질하기 위해 부엌에서 배를 갈랐다가 기겁을 하며 소리를 질렀다. 놀랍게도 뱃속에 500ml짜리 생수병이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아내의 비명소리를 듣고 주방으로 달려간 조씨는 곧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믿기 힘든 장면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는 “평소 플라스틱 공해와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를 뉴스를 통해 접하긴 했지만, 경매시장에서 사 온 아귀 뱃속에 500ml 페트병이 통째로 들어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했다”며 그날의 충격을 회고했다. 사진은 고양신문을 찾아온 조씨 지인의 제보에 의해 뒤늦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아귀 배에서 플라스틱 생수병이 나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인 2018년 11월에도 전북 부안의 한 어민이 아귀 배에서 플라스틱 생수병을 발견한 사실이 언론에 전해져 세간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플라스틱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 경우에는 페트병을 발견한 사람이 어민이 아닌 일반 소비자라는 점에서 충격의 강도가 더 클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의한 해양 오염과 생태계 교란 문제는 국경을 초월한 전 지구적 고민거리가 된 지 오래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운동들이 제안되기도 했지만, 편의성과 경제논리에 밀려 별다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타인과의 접촉을 기피하게 되며 1회용품 사용량은 오히려 급격한 증가세로 돌아서버렸다. 고양시에서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 시민은 “아귀 배에 들어있는 플라스틱 생수병 사진을 단순한 화젯거리로만 보아선 안 된다. 인간들이 저질러놓은 돌이키기 힘든 생태교란에 대한 충격적인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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