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경 보아스 골든케어 대표

임수경 보아스 골든케어 대표는 노인요양이 자신의 '마지막 사명'이라고 말했다.

공·사기업 경험 풍부한 경영인
부모 모시며 요양현실 부딪혀
노인요양전문 연구소 설립해
어르신 다양한 사례연구 축적
요양복지 발전에 일익하고파

한전KDN 첫 여성 사장, 국세청 첫 여성국장, LG CNS 상무…. 임수경 보아스 골든케어 대표의 경력은 화려하다. 정부·기업·공기업 등을 거치면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그런 그가 사회에서의 숱한 부름을 뒤로 하고 노인요양을 ‘마지막 사명’으로 안은 건 부모님 때문이다. 노인성질환을 앓는 부모님을 10여년간 모시면서 노인요양 현실에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컸다. ‘부모님뿐 아니라 우리 미래를 위해 우리가 원하는 시설을 만들어보자’는 데 그와 형제들이 뜻을 모았다. 보아스 골든케어 첫 입소자는 그의 부모님이다.

 보아스 골든케어 운영을 맡은 이유는.
제가 기업경영 경험도 있지만, 지금껏 부모님 신세를 많이 진 자식이기도 해서다. 제 길을 나름 성공적으로 걸을 수 있었던 건 부모님 도움이 전적으로 컸다. 그러다 2008년 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나서야 부모님에게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어르신 고령화 문제도 크게 와닿았다.

 여러 병원과 요양시설을 경험하면서 어떤 점이 아쉬웠나.
10여년간 종합병원, 재활병원, 한방병원, 요양병원을 두루 다녔다. 치료 외에도 당시 건강과 정서 상태에 따라 운동·인지·정서 프로그램이 필요했는데 충분하지 못했다. 한번은 아버님이 운동 삼아 병실 밖으로 나가려 하자 간병인이 막았다. 혹시 넘어져 골절상을 입을까 우려해서였다. 꼼짝 말고 침대에 있으라는 거다. 노인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대개 이렇다. 병원비에 간병인비 부담도 컸다. 부모님이 가끔 우울해 하시는데, 자식들에게 너무 미안해서란다. 그럴 때마다 우리 미래가 보였다.

 ‘우리 부모님과 우리 미래를 위한 삶의 뜨락’이란 슬로건에 ‘우리 미래’가 들어간 이유가 그래서인가.
부모님 세대는 우리가 돌볼 수 있는데, 우린 그럴 수 있는 세대가 아니다. 친구들이 이 슬로건을 무척 반겼다. 더 나이가 들고 아프면 갈 곳이 있어 든든하다고 하더라(웃음).

 그동안 미뤄온 입소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마음이 어떤가.
5년 넘게 준비하면서 설계만 15번 수정했다. 요양시설에서 아쉬웠던 점 을 짚어가며 설계에 반영했다. 자연 가까이 있고, 자식과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꿈꾸던 것들을 채웠다. 어르신과 가족, 종사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운영 시스템도 고심해가며 갖췄다. 이제 제대로 실현되고 직원들이 같은 마음으로 임해주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 초심을 놓지 않으려 한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입소를 하는 것도 긴장된다. 오랫동안 기다리신 어르신들을 위해 결정한 만큼 정부의 시책을 충실히 따르며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운영에 중점을 두는 것이 있다면.
어르신과 가족, 종사자들이 웃으며 지내는 ‘생활공간’이길 바란다. 무엇보다 어르신들을 웃게 하려면 종사자가 편해야 한다. 종사자들의 일을 덜어줄 수 있도록 시설 투자를 아끼지 않은 이유다. 편백나무 휴게실과 샤워실 등 종사자 휴식공간도 넉넉하게 마련했다. 어르신들이 웃으신다면 가족들도 홀가분하게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어르신들과 가족이 함께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옥상정원, 산책공간, 텃밭, 테마룸도 준비했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질환을 안고 살아야 한다. 어르신들이 충분히 돌봄과 치유를 받으면서 여생을 이어가는 곳이었으면 한다.

 돌봄 공동체를 내세우고 있다. 돌봄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보아스’가 돌봄을 정의하고 있다. ‘보’듬고 ‘아’픔을 보살피며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아픔을 나누고 보듬는 것, 특히 어르신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마음을 굳건하게 해주는 것이다.

 보아스 골든케어를 어떤 공간으로 만들고 싶나.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면서 어르신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노인성질환도 개인별로 처방과 치료, 지원 프로그램이 다를 텐데, 노화로 범주화해 치부해버리곤 한다. 맞춤형 돌봄을 기대하기 어렵다. 어르신들을 찬찬히 더 깊이 관찰하고 보살피면서 다양한 사례를 모으려 한다. 노인요양 인력, 요양서비스, 프로그램, 노인요양정책과 연구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는 노인요양연구소도 둘 계획이다. 어르신돌봄복지 모델이 되고 싶다.

 입소 어르신과 가족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부모나 자녀 세대 대부분 요양시설 이용에 마음의 짐을 갖고 있다. 요양은 ‘쉰다’는 뜻이다. 견달산 사계절을 즐기고, 동년배들과 지내며, 찾아오는 자식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삶의 한 공간이 된다면 인식도 많이 바뀔 것이다. 그런 요양시설을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의 노인복지가 한 단계 올라설 것이다.

 

임수경 대표는 보아스 골든케어가 어르신, 가족, 종사가 모두 웃으며 지내는 '생활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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