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갑> 진보정치의 상징 심상정을 살렸다

악조건, 원신·흥도 5천표 승리 
화정 지고, 고양·성사 선방 

고양시갑 정의당 심상정 당선자는 이번 총선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진보정당 최초 4선 의원이라는 타이틀 만큼이나 의미가 큰 부분은 3자 구도라는 악조건 속에서 승리했다는 점이다. 소선구제로 치러지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소수정당 후보가 거대양당후보를 모두 이기고 당선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결과다. 특히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좋든 싫든 민주 대연합 구도에서 벗어나 ‘독자생존’을 꾀해야 하는 정의당 입장에서는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정의당 심상정 당선자는 총 39.3% 의 득표율을 얻어 미래통합당 이경환 후보(32.7%)와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후보(27.3%)를 제치고 4선 수성에 성공했다. 수도권 최다득표를 기록한 지난 총선만큼은 아니지만 고양시갑 각 지역에서 고른 득표율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 총선부터 정의당의 든든한 지 지기반이 된 원신동, 흥도동은 이번 선거에서도 큰 힘을 보탰다. 도래울마을, 신원마을 등이 위치한 이 지역에서 심 상정 당선자는 2위인 이경환 후보와 무려 5000표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승리를 굳힐 수 있었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화정1동에서 이경환 후보에 뒤처진 것은 다소 이변으로 평가됐지만 대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심상정 당선자는 1300표를 앞선 화정2동을 비롯해 고양동, 성사1·2동 등에서 이 후보에 앞섰다.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전통적 보수지역인 고양동에서 정의당에 밀린 것은 뼈아픈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심 당선자 입장에서는 지난 총선에 이어 다시 한 번 진보와 보수 양측의 지지를 고루 받는 고양시 대표정치인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셈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도 이번 고양시갑 결과는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과거 두 차례 선거와 달리 이번 총선에서는 문명순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3위에 그치고 말았다. 선거운동 내내 집권여당 후보로서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부각시켰지만 정작 후보 본인의 경쟁력을 내세우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남동진 기자 

<고양시을> 대덕동 제외 모든 지역 한준호 질주

지난 총선 고양시 최소 득표차 
4년 만에 2만5천표 차이 완승

도농복합지역인 고양시을은 고양시 4개 선거구 중에서도 지역간 표심격차가 가장 극명하게 엇갈리는 곳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능곡동, 행주동, 대덕동 등 구도심과 외곽지역은 대부분 보수정당(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당선자는 행신1,2,3동 아파트 주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900표차의 신승을 거둘 수 있었다. 때문에 거대양 당후보 모두 새 인물로 교체된 이번 선거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누가 상대 진영 텃밭의 표심을 가져올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결과는 집권여당의 완승이었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후보는 대덕동을 제외한 모든 동에서 상대후보를 앞서며 52.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미래 통합당 함경우 후보 35.7%).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행신3동에서 미래통합당 함경우 후보에 무려 4500표를 앞섰으며 대부분의 지역에서 1000표 이상 차이를 나타냈다.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당시 새누리당)이 700표 이상 앞섰던 능곡동 또한 이번 선거에서 뒤집혔다(한준호 3998표, 함경우 3667표). 

변화된 선거지형도 한준호 후보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신규 택지지구 인구가 들어선 삼송동, 창릉동 유권자들은 집권여당인 한준호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삼송동 49.6%, 창릉동 53.4%). 이번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정통텃밭이었던 백석1,2동이 고양시을 지역구에 새롭게 편입된 것도 미래통합당에게는 악재였다. 두 지역 모 두 한준호 후보가 함경우 후보에 비해 2000표 가까이 득표해 선거구 조정에 따른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고양시을 지역구는 이번 총선에서 고양시 4개 선거구 중 유독 지역쟁점이 부각되지 않았던 지역이기도 하다. 창릉신도시, 고양선 행신중앙로역, 신분당선 삼송연장 등 핵심현안에 대해 후보자들 간의 입장차가 없었던 까닭에 온전히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여론이 표심에 그대로 반영 됐다. 함경우 후보는 선거운동기간 동안 지역일꾼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보수야당 심판분위기를 피해 갈 순 없었다. 

남동진 기자


<고양시병> 정치신인 홍정민 4선 중진 따돌려

풍산·중산 표심 이번에도 민주 
김영환, 주력 식사동도 못이겨

4선의 김영환 후보와 맞선 정치신인 홍정민 후보는 김 후보가 심혈을 기울였던 식사동에서마저 1343표 차이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공천이 확정되고 김 후보가 이사 온 곳이 바로 식사동 위시티였다. 하지만 식사동을 전략지역으로 삼았던 김 후보 입장에선 결과적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말았다. 

고양병(일산동구) 후보별 득표율은 홍정민 54.2%, 김영환 44.7%로 9.5% 차이를 보였고, 홍 후보가 1만4087표를 앞섰다. 출구조사보다 더 벌어진 결과다. 고양병 10개 지역 중 홍 당선인이 승리한 곳은 8곳이다. 김 후보는 2곳에서만 승리를 챙겼다. 

장관들(유은혜, 김현미)이 불출마를 선언한 일산벨트인 고양병 선거구. 지 역구 국회의원들이 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장관으로 남기로 했기 때문에 일산벨트는 문 정부를 바라보는 민심을 대변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일산은 문 정부가 추진한 3기 신도시의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집값에 민감한 일산주민들 입장에선 현 정부에 호의적일 수 없었다. 그러나 선거 직전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정부 에 대한 평가가 극적으로 변한 것 또한 일산 표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외부인사로 꽉 채워진 일산은 아무 래도 인물별로 장단점이 부각되기 보다는 현 정부와 야당에 대한 평가로 표심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동별로 살펴보면, 홍 당선인을 가장 많이 지지해준 동은 ▲풍산동 ▲정발산동 ▲중산동 순이다. 홍 당선자가 뒤진 지역은 총 2곳으로 ▲장항1동 ▲마두2동이 유일하다. 그렇지만 이 두 곳도 큰 표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판세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  전통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한 풍산동과 중산동의 인구수도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이 두 곳은 일산동구에서도 가장 인구수가 많은 곳이다. 때문에 이곳에서의 승리는 전체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산은 사전투표가 지대한 영향을 준 대표지역이다. 사전투표만 보면 거 의 2배 가까운 차이로 홍 후보에게 표 를 몰아줬다. 

이성오 기자 

<고양시정> 이용우에 대한 기대감이 김현아 선동 눌러 

이용우 8개 동에서 모두 승리 
사전투표서 일찌감치 ‘결정’

고양정 선거구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후보가 8만5943표 (53.4%)를 획득해 7만2188표(44.8%) 를 얻는 데 그친 미래통합당 김현아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고양정 선거구는 전국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선거구 중 하나였다. 선거결과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3기신도시 건설계획이 발표되며 일산에서 가장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 이 일었고, 때맞춰 야당의 부동산정책 전문가로 불리는 김현아 국회의원이 ‘김현미 저격수’를 자처하며 일찌감치 고양정 선거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동산 정책의 평가에 맞닥뜨린 여당 입장에서도 고양정은 반드시 지켜 내야 하는 선거구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영입인재인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 이용우 후보를 전략공천하며 ‘일산테 크노밸리를 완성할 혁신경제 전문가’ 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구도는 ‘정권 심판론’과 ‘개혁 완성론’ 프레임이 맞붙은 총선 전체 구 도의 축소판이었다. 결과적으로 일산 서구 유권자들은 심판보다는 성장을 선택했다. 이는 8개 동 모두에서의 표 심으로 증명됐다. 

동별로 살펴보면, 탄현동(3087표) 과 일산3동(1967표), 대화동(1753표), 일산1동(1309표) 등 일산서구 북동 지 역에서 표차가 크게 벌어졌다. 반면 3기신도시 반대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일어났던 주엽2동(283표)과 주엽1동 (467표)은 표차가 적다. 송포동(283 표)은 지난 20대 총선(103표)에 이어 일산서구에서 보수정서가 강한 동임을 보여줬다. 

주목할 부분은 사전투표의 성향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사전투표율(고양시 24.3%)이 최종투표율(67.7%)의 36%를 차지했는데, 고양정의 경우 사전투표에서 이용우 후보가 9800여 표 를 더 획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최종 표차가 좁혀진 주엽1동과 주엽2동에서도 이용우 후보가 사전투표에 서 각각 1300여 표와 1000여 표 차이 로 월등히 앞선 결과를 보여줬다. 사전 투표에서 이미 대세가 결정된 셈이다. 
                                                                               
유경종 기자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