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홀트학교 온라인개학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아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혼란스런 상황이다. 특히 장애학생은 온라인교육이 어렵지 않겠느냐, 교육소외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많았다. 실제 특수학교에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시행하는지 16일 2차 온라인 개학에 맞춰 홀트학교(김봉환 교장)를 찾아가보았다. (온라인개학일정 : 4월 9일 중3, 고3 / 4월 16일 초 4·5·6, 중 1·2, 고 1·2 /4월 20일 초등학교 1·2·3)

줌∙밴드로 수업∙출석체크
“영훈(가명)아, 안녕. 잘 지냈니?”
오전 10시, 5학년 1반 담임 박성호 교사는 ‘줌(ZOOM)’을 통해 학생들과 인사를 나눴다. 화면 속에서 영훈이가 밝은 얼굴로 인사를 했다. 박 교사는 영훈이에게 화상교육을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네이버 밴드를 통해 동영상을 시청하라고 안내했다. 전송 속도 때문에 약간의 시차를 두고 영훈이의 대답이 들려왔다. 영훈이는 선생님과 화면으로 만나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했다. 영훈이의 온라인 수업은 곁에서 어머니가 도움을 주고 있었다. 줌에는 영훈이 외에도 같은 반 학생들이 접속해 있었다. 학생들은 선생님과의 인사를 마치고 네이버 밴드에서 교사들이 제작한 동영상 강의를 시청했다. 밴드에서는 누가 접속해서 얼마나 시청했는지 한번에 확인이 가능해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학습 정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영상 만들어 흥미유발
홀트학교에서는 온라인 수업을 위해 줌, 밴드, 카톡, 전화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있었다. 일반학교 학생들은 ‘EBS온라인클래스’와 ‘e학습센터’를 이용해 온라인 수업을 받지만 특수학교 학생에게는 적합하지 않아 홀트학교는 교사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과 PPT를 제공하고 관련자료를 링크해서 열어볼 수 있도록 했다. 
허남석 초등교무부장은 “특수교육의 특성상 과제식 수업을 지양하고, 10분 내외의 영상을 통해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집중해서 볼 수 있도록 담임교사들이 직접 등장하는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이 개학날인 만큼 개학식 영상을 틀어보았다. 초등학교는 교사 전원이 교정에서 촬영한 환영인사가 담겨있고, 중학교는 영화 ‘신세계’를 패러디해 교사들이 등장했다. 구성이 재미나서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5분짜리 영상을 위해 30분 이상 촬영을 했다는데 학생들이 영상에 집중하게 하려는 교사들의 고민과 수고가 그대로 느껴졌다. 

공유∙협업하며 수업준비
홀트학교는 개학에 앞서 ‘학습꾸러미’를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꾸러미에는 교과서와 교사들의 사진과 이름이 인쇄된 안내장, 학급 친구들 얼굴이 인쇄된 안내장, 색종이나 악기 등의 재료와 교구, 활동지, 담임교사의 손편지, 간식 등이 담겼다. 빨간 리본으로 묶인 상자는 마치 선물꾸러미같았다. 학습꾸러미는 학교버스로 배달, 직접 와서 수령, 담임교사 전달, 3가지 방식 중 학부모가 선택한 방식으로 전달했다. 중증 복합장애를 가진 학생은 온라인 수업이 어렵기 때문에 학부모나 활동보조인이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교구교재를 대여하고 있다. 
허 교무부장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전 직원 연수를 시행하고 온라인 수업을 위한 기자재를 구입하는 등 준비를 서둘렀다”며 3월 23일부터 교사들이 도시락 싸서 출근해 온라인 수업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김소희 초등교육과정부장은 “교사들이 메신저로 유튜브나 밴드 활용법, 영상 제작법 등을 공유하고 스스로 찾아가며 공부하고 준비했다”며 “교사들이 능숙한 유튜버가 되어간다”고 덧붙였다. 

김봉환 교장<사진 아래>은 온라인 수업이 “젊은 선생님들과 경험 많은 선생님들이 어우러져 서로 배우는 계기가 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실제로 이날 온라인 수업을 보여준 5학년 박성호 교사와 방지혜 교사의 경우가 그랬다. 박 교사는 젊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고, 방 교사는 교육경험이 풍부해 원격수업을 준비하며 서로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 교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영상 찍으며 노력하는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며 “학부모 입장에서 편리하도록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홀트학교에서 확인한 온라인 수업은 교사들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으로 잘 준비돼 보였다. 평소에도 협업이 잘 이뤄지던 특성이 반영돼 온라인 수업도 잘 준비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수교육은 직접 대면교육이 최상이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의 우려 속에서 무조건 학교로 나오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상은 아니지만 최선은 다 하고 있다”는 홀트학교의 교사들. “1시간 수업을 위해 10시간 준비하는” 교사들이 탈진하기 전에 코로나 사태가 종식돼 학교마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사립특수학교인 홀트학교에는 올해 유치원 2명, 초등 71명, 중등 41명, 고등 42명, 전공과 28명, 총 184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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