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예림 화정1동 19통장, "마을위해 일 할게요"

박예림 화정19통장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키르기스스탄이 고향인 박예림 화정1동 19통장. 1984년생인 그의 본명은 카바코바 메림이다. 현재 36세로 다문화 여성 통장이다. 결혼에 큰 관심이 없던 그는 2010년 5월 한국에서 건너간 사진 한 장을 보고 만남을 가진 뒤 그해 9월 본국에서 결혼한다. 이듬해인 2011년 1월 한국에 입국해 꽃피는 4월 한 번 더 결혼 한다. 물론 지금의 남편과 두 번의 결혼을 했고, 그해 12월 첫 아이를 낳았고 세 아이의 엄마다. 
박예림 통장은“처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한국은 뉴스나 신문에서만 봤지 낯선 나라였어요. 그런데 갑자기 한국 남자와 국제결혼을 한다니 저라도 반대했을 거예요. 6남매의 첫째인 저를 보내는 부모님 심정은 이해가 갔습니다. 하지만 필연인지 남편이 좋았기에 어쩔 수 없었고요”라며 웃음 띤 얼굴로 이야기했다. 

현재 화정1동 화정도서관 맞은편 주택가에 사는 박예림 통장은 남편과 아이 셋, 시부모님과 3층에서 시누이 가족은 2층에 살고 있다. 시누이와는 워낙 사이가 좋다 보니 스스럼없이 대화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지낸다. 시누이와는 동네 목욕탕도 같이 다니며, 등도 밀어주는 절친이기도 하다. 
첫애 출산 후 그는 이제 내 나라다 생각하며 한국에 스며들게 된다. 적극적인 공부가 시작됐다. 적십자 다문화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문화를 습득하고, 빠르게 배우는 방법은 경험이라고 생각해 여기저기 거침없이 다녔다. 조금씩 본국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게 된다. 가까운 덕양구청에서 컴퓨터도 배우며, 동시에 한국의 고향 화정동에서 대해서도 알아갔다. 한국 사람들도 힘들다는 문제의 귀화시험을 두 번 도전한 그는 2016년 봄 한국 국적을 땄다. 역사와 애국가 부르기, 한국문화의 귀화시험 면접은 어려웠지만 그의 열정은 꺾지 못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녹색어머니 활동도 하며 학부모들과 수다도 잘 떠는 한국 아줌마 박예림 통장. 현재 그는 세 아이의 엄마로 운전면허도 따고 가족을 위해 운전도 잘한다. 적응력 갑인 그는 본국의 언어보다 한국말이 이제는 더 자연스럽다. 심지어 키르기스스탄 부모님과 통화를 할 때도 중간중간 한국어가 툭툭 튀어나온다. 지금은 한식을 더 좋아하는 그는 결혼 후 두 번의 고향 방문 때 한국음식을 싸가서 먹을 정도였다. 

박예림 통장 가족은 주말에 자주 모인다. 그만큼 우애가 좋고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박 통장은 지난 1월 통장이 됐다. 고양군 시절 마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이장을 했던 시아버지와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온 시누이에 이은 세 번째다. 통장이 되었지만 코로나19로 활동은 제한적이다. 그의 성격이라면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동네 곳곳을 다닐 텐데 아쉬움이 있다. 
 박예림 통장은 지난 1월 2:1의 경쟁률을 뚫고 19통장으로 일하게 됐다. “2020년 19통 통장에 도전하기 위해 행정복지센터에 이력서를 넣었어요. 기대는 안 했는데 됐습니다. 기대와 설렘과 망설임이 교차했습니다. 주민들께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제 만날 분들이라 당연히 고마움이 먼저 앞섭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선 후 뜻밖의 어려움이 지역을 흔들었다. 한 집안에 세 명이 통장이 되면서 생각지도 못한 가족들의 소문으로 곤혹을 치렀다. 시간이 지나며 마음의 안정은 찾았지만,  아직 가시지는 않았다. 전혀 생각지 못한 일로 마음의 상처도 있었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 생각하고 있다.
“화정1동 3만 8천여 명 36개통 주민들과 상호 연결될 수 있게 공감 능력을 발휘하는 통장이 되려고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양국의 문화를 최대한 살려 화정1동(19통)이 좋은 마을로 변화하는데 한 도움 하겠습니다. 7백여 명의 19통 주민들과 새로운 지역문화를 만들어 모두가 행복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코로나19가 더 이상 탈 없이 지나가고 빨리 종식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을활동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박예림 통장은 긍정의 에너지가 넘쳤고 소통의 공감 능력이 뛰어났다. 인터뷰 내내 그의  모습은 행복해 보였고 스스로 누군가의 행복에 기여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키르기스스탄과 한국의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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