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개장 준비 마친 호수공원 플라워북카페, 어떤 모습일까

고양꽃전시관, 23년 만에 시민 품으로
장서 5만권, 곳곳마다 초록색 화분
‘책과 꽃이 함께하는 열린 쉼터’ 기대

[고양신문] 호수공원에 크고 멋진 북카페가 생겼다. 고양꽃전시관 일부가 화훼복합문화공간을 겸한 개방형 북카페로 변신하고 개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 연면적이 무려 1700㎡에 이른다. 연간 250만 명이 방문하는 호수공원은 고양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로 늘 첫 손가락에 꼽힌다. 이러한 호수공원에 시민들을 위해 상시 개방되는 대형 실내공간이 생기는 것은 23년 전 호수공원이 만들어진 이후 처음이다.

고양꽃전시장은 그동안 봄가을로 열리는 고양국제꽃박람회와 고양가을꽃축제, 그리고 대관 행사나 전시를 열 때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플라워 북카페가 개장을 하면 비로소 1년 열두 달 시민의 품으로 온전히 안기게 된다. 오랜 준비를 거쳐 대대적인 공간 리뉴얼 공사를 마무리하고 디스플레이 작업이 한창인 고양꽃전시관 플라워북카페를 미리 찾아가보았다.
 

시민 기증으로 채워지는 서가

'책의 즐거움'을 표현한 스텔키 작가의 대형 조형작품.

주출입구로 들어서면 높은 천장을 받치고 있는 기둥과 벽면들이 컬러풀한 책꽂이로 변신한 모습과 마주친다. 칸칸마다 책들이 빼곡하다. 가장 먼저 해외 유명 작가인 스텔키가 만든, 책을 테마로 한 대형 조형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강남 코엑스 별마당에 설치돼 방문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을 이제 일산 호수공원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북카페 1층의 면적은 약 1000㎡다. 공간을 가득 채운 테마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책이고 하나는 식물이다. 꽃박람회측은 “장서 5만권이 목표”이라고 밝혔다. 1만여 권은 국내 주요 출판사에서 발간한 책들을 엄선해 구매하고, 나머지 4만여 권은 도서관과 시민들의 기증으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기증 도서가 속속 북카페로 전달되고 있다. 책들은 인문과학, 자연과학, 어린이책 등으로 분류해 북카페를 찾는 시민들이 편안하게 골라 읽을 수 있도록 꽂아놓을 계획이다. 꽃박람회 관계자는 “시민들이 함께 채우고, 함께 이용하는 개방형 도서관 개념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단도 되고 객석도 되고… 작은 공연도 가능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된 플로어 사이사이에는 키가 큰 관엽식물 화분들이 놓였다. 녹색 식물을 활용해 인테리어를 하는 ‘플랜테리어’다. 상큼한 초록색 덕분에 쾌적한 식물원에 앉아있는 느낌이다.

호수 방향으로 열린 부출입구 주변에는 아이들을 동반한 방문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컬러풀한 쿠션의자가 놓인 키즈존이 마련됐다. 그 옆으로는 형태와 크기가 다양한 수석 70여 점이 전시됐다. 지역의 한 독지가가 흔쾌히 기증한 작품들이다. 계단 아래쪽 공간은 고양시 화훼농가에서 키워낸 꽃과 화분들을 구매할 수 있는 플라워숍이 운영될 예정이다.

1층에서 2층으로 연결된 경사로도 용도가 다양하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자, 느긋하게 자리를 잡고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계단 앞 열린 공간은 작은 콘서트나 강의를 열기에 안성맞춤이다.

꽃과 문화 이어주는 플라워 아카데미

2층에는 카페테리아와 플라워아카데미가 운영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호수 방향으로 개방된 시원한 통유리창이다. 줄지어 선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수면에 반짝이는 햇살이 비친다.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사시사철 새 옷을 갈아입는 호수공원의 경관을 감상하는 로망이 비로소 실현될 듯하다. 카페테리아 역시 인테리어의 기본 테마는 책과 초록의 식물들이다.

플라워아카데미에서는 꽃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활동이 전개될 예정이다. 전문 강사들을 초청해 꽃꽂이를 비롯한 정기강좌, 화훼문화 체험, 원데이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되면 ‘드디어 오픈’

호수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새롭게 변신한 고양꽃전시관 플라워북카페를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 아무래도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큰 변수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시기에 맞춰 조만간 이용객들에게 전면 개방할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동길 고양국제꽃박람회 대표이사가 시민들에게 초청 인사를 미리 띄웠다.
“플라워북카페는 고양꽃전시관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리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습니다. 호수공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꽃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언제든지 북카페에 오시면 다양한 화훼 관련 강좌에 참여할 수 있고, 품질 좋은 꽃을 쉽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고, 호수를 바라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진=한진수 기자>

 

호수공원 고양꽃전시장의 외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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