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개> 박승순 ‘화가의 가방’전

회화 소재 된 가방… 다양한 의미 표현
“완성품보다 창작 과정이 진짜 예술”
5월 30일까지 설문동 '평아트갤러리'

전시 중인 작품 '화가의 가방'

[고양신문]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조심스럽게 문화행사가 재개되고 있다. 계절만큼이나 싱그럽고 화사한 전시 소식도 곳곳에서 들려온다. 이달 1일부터 설문동 ‘평아트갤러리’에서는 서양화가 박승순의 ‘화가의 가방’ 전이 시작됐다. 카페 2층 갤러리에 박 작가의 회화 작품과 대형 걸개그림, 가방들이 전시되어 있다. 규모가 큰 걸개그림들은 책가도, 모란, 산경 등을 민화풍으로 그려 친숙하면서도 정감이 느껴진다. 그 위에 진열된 가방 작품들도 화려하고 다채롭다.

박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한국현대 판화공모전, 중앙미술대전 특선작가이자 한국미협, 일산미협, 파주미협 등의 회원으로 그룹전과 초대전, 개인전을 통해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왔다. 그는 독특한 소재로 일상을 표현해서 ‘주제가 있는 일상시리즈의 화가’로 알려져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지방검찰청, 파주시청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설문동 평아트갤러리에서 '화가의 가방' 전을 진행 중인 박승순 작가

그에게 가방은 그림의 소재이자, 그 자체가 캔버스이기도 하다. 작가는 “비정형화된 소재 위에 작품활동을 하며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말한다.

“가방에는 다양한 의미와 개념, 철학이 있어요. 여성들은 가방을 늘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여성성이 담겨 있기도 하죠. 가방을 만들면서 설계를 하고 치수를 재고 재봉질을 하는 과정이,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다듬어서 완성하는 생각의 흐름과 비슷하게 느껴지더군요. 때로는 비어 있고 때로는 채워져 있는 가방의 모습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어요.”

가방이 작품 소재와 주제가 되며 명상, 일상생활, 자기 성찰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는 “완성품보다는 그것을 만드는 과정이 작품”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작품활동이 종교인들의 기도나 수행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박 작가는 108개의 가방을 만들었다.

회화 작품과 가방

또 다른 전시품인 ‘응시’ 시리즈는 80년대부터 꾸준히 해왔던 작업이다. 둥근 형태에 표현한 사람 형상의 작품들에는 ‘내가 나 자신을 바깥에서 본다’는 철학적인 의미를 담았다. 화면의 질감을 다르게 하기 위해 종이를 갈아서 수성 본드에 섞어 우툴두툴하게 표현했다. 거기에 타일 조각과 천 조각을 붙이기도 했다. 질감, 색깔, 구성처럼 순수한 조형요소에 집중해 작업한 결과물이다.

평아트갤러리 한성수 대표는 “작년 10월에 주엽커뮤니티에서 ‘화가의 가방’ 전을 보고 박 작가를 알게 됐다”면서 “이곳 갤러리의 스케일에 맞게 크고 다양한 작품을 준비해서 놀랐다”고 평했다. 화면 가득히 활짝 핀 모란과 다채로운 색상의 가방, 부드러운 곡선의 얼굴 그림이 푸근함을 전해 준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계속된다.
 

평아트갤러리
고양시 일산동구 장진천길 108번길 24-17
031-977-0442

작품 '화가의 가방'

 

'응시' 시리즈 작품

 

대형 걸개 그림들과 가방들 설치작품 (사진=박승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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