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순덕 원덕농장 대표

[고양신문] 안순덕(58세) ‘원덕농장’ 대표는 주교동 시청 뒤편 윗박재궁(박씨네 재실 궁처럼 큰 곳) 동네에서 GCM농법으로 1800평에서 재배한 농산물 전량을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안정적으로 출하하고 있다.

안 대표는 “깻잎은 새벽 2시에 잠이 깬다. 잎과 꼭지가 잠을 잘 때는 휘어지고 잠이 깨면 반듯하게 일자로 되는 것을 알게됐다”며 “1년 내내 깻잎이 잠에서 깨어나는 그때 전깃불을 켜고서 가장 예쁘고 영양가 있는 시간에 수확해서 로컬매장으로 출발한다”고 말했다.

오후 8시면 깻잎은 잠을 자는 반면 고추는 오후 5시면 잠을 자려고 열매와 잎이 휘어지고 새벽 5시에 잠에서 깨어난다.

사람처럼 농작물들도 잠을 푹 자야 그 다음날 씩씩하게 일어나서 광합성 작용을 하고 농부의 부지런한 손길이 닿으면 영양을 듬뿍 머금는다. 이렇게 키워진 식물은 사람에게 영양을 공급해주는 고마운 생명체다.

농부의 딸로 태어난 안순덕 대표는 내장산 부근이 고향이고, 남편 최종근 대표는 조상 대대로 6대째 윗박재궁에서 살았다. 친척 중매로 만나 결혼해서 아들 1명 낳고서 아들의 이름을 농장이름으로 정하고 성실하게 농사를 짓고 있다.

이곳 농장에는 작년 10월부터 농협에서 공급해주는 친환경미생물을 활용한 GCM농법(제라틴, 키틴분해, 미생물을 활용한 첨단 과학농법)으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안 대표는 “유용한 미생물을 먹고 자란 농작물은 아들 어릴 때보다 더 이뻐서 새벽 단잠을 미루고 부지런히 일을 하게 된다”고 한다.

안토시아닌 성분으로 뒷면이 보라색을 띠는 깻잎 외에도 노지에서 토종 쪽파, 토종 대파, 토실토실한 감자(수미품종), 시금치, 옥수수, 사철애호박, 맷돌호박, 황금맷돌호박, 찰옥수수, 사과대추, 자두 등 11품종이 넘는 농작물들이 GCM농법으로 키워지고 꼼꼼한 선별과정을 거쳐서 로컬매장으로 출하되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해 태풍(링링)으로 하우스의 차광막이 찢어져서 임시방편으로 꿰매어서 사용중이다”라며 “다행스럽게도 농협 농작물 재해보험에 들어 있어서 이번 봄에 철거 후 개보수를 할 수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이곳 농장은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한적한 곳으로 봄이면 벚꽃, 여름이면 짙은 푸르름, 가을이면 단풍, 겨울이면 소담스럽게 내리는 흰눈으로 절로 힐링이 되는 곳이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어느 해에는 300평에 빨갛게 익은 고추를 모조리 따가면서 나무까지 망가뜨려 놓은 적이 있다. 그렇게 농작물을 도둑질 당한 후 속상한 마음에 고추농사는 못하고 있다. 

또 나들이 나왔다가 자동차에서 먹은 것을 농장 주변에 버리는 것도 모자라서 생활쓰레기까지 몰래 버리곤 한다.

안 대표는 “농사일만으로도 바쁜 손길인데 주변 청소까지 하려니까 일손이 부족하다”며 “성숙한 시민 의식이 농업인들의 고단함을 덜어준다”고 했다.

농사일로 분주한 가운데도 마을을 살피며 주교동 부녀회장(1998~2019년), 아파트 동 대표(2020년~), 원당농협 농가주모회장(2013~2016년), 여성이사(2018년~) 등을 맡아서 활동했고, 지금도 마음을 쏟고 있다.

로컬푸드 매장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것에 자부심이 크다는 안순덕 대표는 “하나뿐인 아들(원덕)이 마음씨 고운 짝을 만나는 것이 소원이며, 더 건강한 농산물을 즐겁고 부지런하게 재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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