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제2자유로법면 등 활용... 태양광으로 에너지자립 본격 준비

▲ 일산서구 대화동 하나로마트 주차장에 설치될 태양광발전소 조감도. 고양시는 9월말까지 설치를 완료해 경기도 지자체 최초로 태양광으로 수익사업을 진행한다. <사진 = 고양시 제공>


주차장, 제2자유로법면 등 활용
지자체 전기판매, 경기도 최초
에너지자립마을 31개로 확충
태양광으로 에너지자립 본격화

 

[고양신문] 고양시가 2030년까지 에너지자립률 20%를 달성하기 위해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갔다. 태양광발전 설비용량(시간당 생산량) 약 4500kW를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까지 고양시 곳곳에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업은 고양시가 직접 투자하거나 민간사업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일산서구 대화동 ‘고양농수산물유통센터(하나로마트)’ 주차장 부지다. 부지면적으로 따지면 축구장 2개 크기다. 시는 이곳에 설비용량 1000kW 규모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게 되는데, 올해 9월말까지 완공해 10월부터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이 외에도 고양시는 최근 일산동구청 주차장, 차량등록사업소 주차장, 아람누리도서관 옥상에 태양광발전소 설치를 완료했다. 위 사업들은 모두 고양시가 직접 투자·운영하는 태양광발전 사업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곳은 시유지인 대화동 하나로마트 주차장 부지다. 이곳은 사업규모가 클 뿐 아니라 지자체가 직접 발전사업자가 되어 생산된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 것이 특징이다. 지자체가 태양광시설로 생산된 전력을 직접 판매·운영하는 것은 경기도 내에서 고양시가 최초다. 관리와 운영은 시 산하기관은 고양도시관리공사가 맡아서 한다. 고양도시관리공사는 올해 9월까지 하나로마트 주차장과 함께 ‘탄현 제3공영주차장(규모 120kW)’에도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마칠 계획이라 10월부터는 두 곳에서 나온 전기생산량 만큼 고양시 세입이 증가하는 효과를 보게 된다.

 

▲ 올해 고양시 태양광발전설비 주요사업 추진현황


역시 고양시가 시설 투자한 일산동구청, 차량등록사업소, 아람누리도서관 등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한전에 판매하지 않고 시설(건물) 내에서 자체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시설운영비를 줄이는데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간보조사업으로 진행되는 곳도 많다. 대규모로 사업이 예정된 곳은 제2자유로 법면이다. 설비용량 규모는 1150kW로 이곳은 대화 하나로마트 주차장과 함께 부지면적으로 따지면 축구장 2개가 넘는 크기다. 자유로 법면 사업의 특징은 사업주체에 있다. ‘시민햇빛발전소’라는 이름으로 3개의 민간협동조합이 사업에 참여한다. 고양시는 점용허가에 대한 수익을 가져가고 시설투자를 하는 민간사업자들은 전기 판매로 수익을 얻는 구조다. 사업 준공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하고 있다. 시민참여형 협동조합 방식인 시민햇빛발전소는 고양동종합복지관 옥상에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올해 6월 말 준공이 목표다.

태양광사업은 최근 활력을 얻고 있는 에너지자립마을도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고양시엔 현재까지 19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이 구축돼 있는데, 올해 12개 마을을 더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연말이 되면 총 31개 마을 570여 주택 곳곳에 태양광 설비가 완비되는 셈이다. 규모 면에서 에너지자립마을에서 생산되는 전기량도 비중이 크다. 올해에만 12개 마을 210개 주택에 설비용량 약 600kW 시설이 6월말 설치를 완료한다. 작년에도 이와 비슷한 규모로 11개 마을에 태양광시설이 완료됐다. ‘경기도 1호 태양광 에너지자립마을’은 일산동구 고봉동 빙석촌으로 2016년 지정된 바 있다.

이 외에도 향동지구 LH공공임대주택 모든 세대(498세대)에 최근 태양광모듈 설치를 마쳤으며, 올해 민간주택에서 개별적으로 신청한 수는 136건(덕양구 120, 일산동구 6, 일산서구 10세대)으로 모두 6월 말 준공 예정이다.
 

▲ 최근 일산동구청 주차장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


고양시는 에너지자립률을 높이기 위해 작년부터 많은 준비를 해왔지만, 목표치인 20%에 근접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고양시의 에너지자립률은 작년 5.6%, 현재(5월 기준) 6.2%다. 이재준 시장은 “에너지자립도시 조성을 주요 공약사항으로 발표하고, 2030년까지 에너지자립율 20% 달성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고양시의 에너지자립률은 경기도 평균 자립률과 비교해 큰 차이는 없지만, 대도시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크다. 현재 국내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중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율은 91%로, 태양광이 신재생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인데, 대규모 태양광발전은 넓은 부지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고양시와 같은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는 땅값이 비싸고 도시집중도가 높아 마땅한 부지를 선정하기가 쉽지 않다.

고양시에 따르면 시 에너지자립률 1%를 올리기 위해선 150~2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재원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고서는 대도시인 고양시가 2030년까지 자립률 20%를 달성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얘기다.

고양시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후대기과 이종신 팀장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추가 대상지는 시유지인 공용주차장 부지, 제2자유로 법면, 고양시 곳곳에 있는 체육시설 지붕과 옥상 등이다. 킨텍스 제1전시장 지붕도 고려하고 있지만, 태양광모듈 무게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로 모듈의 경량화가 이뤄진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차원의 사업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개별적으로 주택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시민참여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에너지자립도시를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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