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건영 차의과대학  교수 

건강도시 고양을 위한 심층기획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세번째 연재- 음식과 건강,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하나
<관련 인터뷰> 박건영 차의과대학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미생물이 살아있는 김치와 된장이 최고의 면역 식품 
한국 2030년 세계 최장수국, 감염에 대한 면역도 강하다


흰밥 현미밥 콩밥...먹는 것에 따라 몸의 구성도 달라져 
핑수 영양소 고르게 담긴 식단, 균형식이 가장 중요하다
음식과 건강, 식품영양학은 의대에서도 꼭 필요한 공부 
코로나19 한국의 낮은 치사율은 발효음식의 면역력 덕분 

[고양신문]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건강도시 기획 세 번째 연재는 음식과 건강입니다. ‘음식이 건강을 좌우한다’는 기본 개념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선택하는 문제는 쉽지 않습니다. 유튜브에서 구독이 가장 많은 채널 중 하나는 건강과 음식 관련 정보를 다루는 채널입니다.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 분간할 수도 없는 정보들이 현란하게 쏟아집니다. 방송과 신문에서도 건강과 음식은 늘 비중이 높습니다. 

어떤 정보와 뉴스를 접하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주장도 달라집니다. 아마 정치 다음으로 거센 논쟁이 붙는 주제가 건강일 겁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전문가의 말과 글에 힘입어 생각을 바꾸고 밥상을 바꾸지만 그 말과 글이 어떤 근거로 제시되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염두에 둘 점은 자연의 일부로서 우리 몸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음식이 이 작동원리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흐름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과학과 의학이 해명한 생명의 과학, 음식의 과학을 연구자료와 데이터를 통해 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좌우하는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 연재는 국내 대표적인 식품영양학자인 박건영 교수의 인터뷰로 시작합니다. 김치와 된장 등 우리 전통발효음식이 세계적인 건강식품으로 주목받을 수 있도록 논리적 근거를 제시한 학자입니다. 음식과 건강을 주제로 한 다음 연재 또한 박건영 교수의 책과 논문, 자문을 중심으로 보도할 예정입니다. 
 
평생 음식과 건강에 대해 연구해오셨는데, 음식과 건강이 어떤 관계인지 간략히 듣고 싶습니다.

음식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우리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가 됩니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건강은 물론 몸 자체의 구성이 바뀝니다. 쌀밥과 보리밥, 현미밥을 먹는 사람은 각각 몸의 구성도 달라집니다. 우리 몸은 100조 안팎의 세포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세포는 영양소를 필요로 합니다. 음식을 통해 영양소가 공급되는데, 공급이 부족하거나 해로운 물질이 공급되면 세포가 병들게 됩니다. 질병이 생기는 겁니다. 영양분을 고루 공급할 수 있는 좋은 음식을 잘 선택해 먹어야 합니다. 

어떻게 먹어야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까.

제가 권하는 식단은 탄수화물 60%, 지방 20%, 단백질 20%의 3대 영양소 기본 식단입니다. 이 기본 식단에 비타민과 무기질, 식물화합물이 풍부한 채소가 포함돼야 합니다. 어느 하나만 집중해 먹으면 다른 영양소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균형식을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쌀밥보다는 콩이나 잡곡을 넣은 밥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쌀의 부족한 영양소를 콩과 잡곡이 채워주기 때문에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을 많이 먹으면 살도 빠지고 건강해질 수 있다는 주장은 일단 균형이라는 기본 원리에 어긋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치 된장 등 발효 음식과 다양한 채소를 고루 먹을 수 있는 한식이 건강에 가
장 좋습니다. 영국의 저명한 의학학술지인 란셋에 ‘2030년경이면 한국이 세계 최고의 장수국이 될 것’이라는 논문이 실렸습니다. 장수의 원인으로 김치와 비빔밥 등 건강식과 수준 높은 의료시스템을 꼽았습니다. 한식이 우리보다 해외에서 먼저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거지요. 조상 대대로 이어온 우리의 밥상을 귀하게 여기고 고맙게 먹는다면 건강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몸은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만들어지고, 움직여집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음식과 몸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조차 제대로 배우지 않고 있습니다. 몸과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이 공교육에서 이루어 진다면 스스로 건강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질 텐데 왜 교육과정에 제대로 포함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공교육에서 음식과 건강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저도 의문입니다. 앞으로 공교육에서 음식과 건강, 몸의 원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의사들은 식품영양학을 필수적으로 배워야 합니다. 미국은 식품영양을 공부하거나 생물학을 전공한 사람, 로봇기술을 가진 사람도 의사가 될 수 있습니다. 학문 간의 융합성과 통합성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 의학은 음식으로 질병을 치유하거나 예방하는 과정을 정규적인 과정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민간요법, 자연의학, 대안의학 등을 특수한 소수의 움직임으로 치부합니다. 공식적인 의료과정은 화학약품 처방이나 수술로 국한됩니다. 의사들은 음식과 영양, 건강과의 관계를 잘 모릅니다. 그래서 중요한 음식과 영양, 질병의 문제를 소홀히 다룰 수 밖에 없습니다. 한의학과 중의학의 기본은 음식처방입니다. 예를 들면 홍삼의 면역력은 음식이자 약이자 의술입니다. 

음식에 대해서는 특히 근거 없는 정보도 많고, 주의 주장도 많습니다. 소비자는 어떻게 바른 정보를 접할 수 있을까요.
 
유명한 맛 칼럼니스트가 공공방송을 통해 정제염이 좋다고 강조하더군요, 천일염은 미세플라스틱이 많고, 더러운 물에서 생산된다고 하면서요. 저는 소금을 30년 연구했어요. 정제염은 미네랄 등 영양분이 없는 나트륨 덩어리입니다. 나트륨 99%입니다. 식약청조차도 김치와 된장에 정제염을 쓰라고 권고했습니다. 정제염은 미생물도 싫어합니다. 영양분이 없다는 건 미생물의 먹잇감이 없다는 겁니다. 발효식품에 정제염을 사용하면 미생물이 잘 번식하지 않습니다. 맛도 없고 영양분도 현저히 떨어집니다.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라고 하는 유명인들이 근거 없이 던진 말들이 국민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봅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고. 바른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매스컴의 무작위 정보 노출에 소비자가 휘둘리지 않도록 기본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교육기회도 확대해야 합니다.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요인은 잘못된 정보를 쏟아내는 매스컴입니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저탄고지’ 케톤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름진 삼겹살을 많이 먹으면 살도 빼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은 기본을 흔드는 주장입니다. 식품영양학자로서 저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봅니다. 전문가와 오피니언 리더들이 돈 있고 센 사람들에게 휘둘리면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케톤식은 우리 몸을 당뇨 환자의 상태로 만들자는 겁니다. 당뇨 환자처럼 당을 제한하면 우리 몸은 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포도당이 생성돼 지방을 분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만들어집니다. 이 독성물질이 케톤입니다. 과일 썩은 냄새가 납니다. 강한 산성을 지닌 케톤이 혈중에 쌓이면 혈액이 산성화 될 수 있습니다. 케톤식은 우리 몸을 산화된 상태로 만들어 암을 예방하고 살을 빼자는 비정상적인 식단입니다. 
 
김치박사로 잘 알려져 있으신데요, 김치 등 발효식품의 나트륨이 위암 고혈압 등 질병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WHO가 나트륨 권장량을 하루 5g으로 권고했습니다. 소금을 제대로 연구한 저는 이 기준이 오히려 병을 유발한다고 봅니다. 나트륨 적정량은 하루 7~14g 정도입니다. WHO 기준을 맞추면 발효 음식이 주식인 나라는 다 망합니다. 나트륨 함량 1.5%의 김치도 나왔는데 이건 김치가 아니라 배추 샐러드입니다. 나트륨 1.5%에서는 김치의 맛을 살릴 수 없고, 미생물 발효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저장성도 떨어져 금방 썩어버립니다. 김치 문화가 없어지는 거지요. 전통 김치의 나트륨 함량은 3%입니다. 나트륨 함량을 내리고 김치의 발효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적정 함량은 2.5% 정도입니다. 김치와 된장의 나트륨은 발효 과정을 통해 변합니다. 쓴맛을 내는 마그네슘 등은 희석되고 미네랄 등 이로운 성분은 강화됩니다. 제가 진행한 실험결과를 보면 김치와 된장의 나트륨은 항암효과도 있습니다. WHO는 우리 김치의 과학에 대해 전혀 모릅니다. 그런데 식약청은 WHO 나트륨 권장량을 준수하기 위해 학자들을 불러모아 놓고 나트륨 5g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타당성 연구를 의뢰했습니다. 저는 나트륨 양을 줄이는 것은 맞지만 5g은 근거가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 일 이후로 저는 아예 부르지도 않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반대편의 주장을 강력히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최근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과 관련해 면역력 문제가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김치와 된장 등 전통발효식품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우리 식단의 면역력을 늘 강조해오셨는데, 한 말씀 해주십시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의 방역정책과 수준 높은 의료시스템은 전 세계 방역모델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세계인의 관심이 주목되는 분야는 바로 한국의 전통식단입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한 전 세계 치사율은 6%를 넘었는데 한국의 치사율은 약 2.3%(5월 말 기준)입니다. 우리가 현저히 낮습니다. 한국은 사스 확산 때도 안전했습니다. 저는 한국인이 감염병에 상대적으로 강한 이유가 김치와 된장 등 전통발효 음식을 통한 면역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발효음식을 통해 흡입된 이로운 미생물이 우리 몸 곳곳에서 해로운 균을 방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치 1g당 1억 마리의 유산균이 있습니다. 요구르트 등 다른 어떤 발효식품보다 강력한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고 그만큼 면역기능도 높습니다. 글로벌 기업 아마존은 김치주스를 출시했습니다. 우리의 김치로 아마존이 돈을 벌고 있는 겁니다. 또 우리의 김치를 상품화한 일본의 기무치는 수출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암효과 등 모든 면에서 우리 된장에 뒤처지는 일본의 된장 미소가 세계 수퍼푸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쌀과 콩을 섞어 발효한 일본 된장 미소와 달리 우리된장은 100% 콩으로 발효해 함암효과가 탁월합니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 전통 발효식품의 면역기능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고 세계인의 입맛에 맞춘 상품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저도 항암김치를 개발하고 있는데,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기본에 충실한 식품영양학자로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암 등 질병을 예방하고 또 치유할 수 있는 음식을 추천해주신다면 어떤 음식을 우선적으로 권하시겠습니까.

저는 김치와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전통 발효음식을 늘 최고의 건강식으로 꼽습니다. 우선 김치는 세계 5대 수퍼푸드로 선정될 만큼 해외에서도 건강장수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김치의 기능을 더 소홀히 여깁니다. 된장은 수많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 항암효과가 아주 우수한 식품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그다음 추천하는 음식은 채소류입니다. 특히 양배추 브로컬리 배추 케일 등 십자화 채소를 많이 드시길 바랍니다. 십자화 채소는 식물 고유의 면역성분이 풍부하고 발암물질을 분해하고 제거하는 효소를 활성화하는 등 함암효과가 뛰어납니다. 단백질은 붉은 육류보다는 등푸른 생선 등 어류를 통해 섭취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육류는 지방을 제거하고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미역 다시마 김 등 해조류도 몸에 꼭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섬유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철 요오드 등 영양분을 고루 함유하고 있고, 노폐물을 분해하고 배출시키는 해독작용이 뛰어납니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지만 식사를 대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주식은 밥을 기본으로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다양하게 곁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밥은 흰밥은 가능하면 피하고 현미를 권합니다. 콩밥 등 잡곡밥도 아주 좋습니다. 전통발효음식을 기본으로 고루 균형 잡힌 식단이 최고의 건강식입니다. 담배와 술은 당연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행인 이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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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영 차의과대학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박건영 교수는 국내 대표적인 식품영양학자입니다. 김치와 된장 등 우리 전통식품이 홀대받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청년시절부터 전통식품 연구에 뛰어들어 평생을 집중했습니다. 부산대학교 교수로 40여 년 근무하고, 차의과대학으로 옮겨 식품생명공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김치와 된장의 함암기능 등 전통발효식품 관련 연구논문이 350여 편에 이릅니다. 일명 김치박사 된장박사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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