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나란히 탐스러운 꽃 만개
지나는 이들의 눈길 사로잡아

[고양신문] 귀한 꽃과 천한 꽃의 구분이야 있겠냐마는, 흔한 꽃과 흔치 않은 꽃의 구분은 있다. 5월이면 고양시 큰길가에 서 있는 나무 두 그루에서 흔히 보기 힘든 꽃을 만날 수 있다. 하나는 풍동 대로변의 붉은색 아까시나무이고, 또 하나는 토당동 고가 인근의 안개나무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꽃나무가 지나는 이 누구나 볼 수 있는 도로변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더 반갑다.

 

아까시꽃이 희다는 편견은 버려!
풍동 붉은 아까시꽃

국민 동요 ‘과수원길’에 등장할 만큼 친근하고 향기로운 아카시아 꽃. 정확한 이름은 아까시 나무, 아까시꽃이다. 흰색 꽃만 있는 줄 아는 이들이 많지만, 사진에서 보다시피 붉은색 꽃이 피는 나무도 있다. 백마교에서 식사오거리를 향해 뻗은 풍동 대로변, 차량등록사업소 입구 건너편에 커다란 붉은 아까시꽃 나무가 서 있다.

지나가며 볼 때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십여 그루가 촘촘히 모여 있었다. 핑크색과 자주색의 중간쯤 되는, 선명한 꽃빛이 고혹적이다. 꽃송이의 크기와 형태도 탐스러울 만큼 풍성하다.

큰길 옆 시유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 주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근 식물원 사장님이 귀하게 여기며 돌본다. 식물원 사장님 말로는 15년 쯤 전부터 꽃을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백마마을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기자 역시 매 년 봄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며 붉은 아까시꽃을 눈여겨보곤 했었는데, 올 봄에야 처음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예쁜 자태를 감상했다. 5월 중순, 꽃이 한창 만개했을 때 찍은 사진이다.

 

 

나무 한가득 솜사탕이 열렸네
토당동 안개나무꽃

세상에 이런 꽃도 있구나. 꽃모양이 솜뭉치 같기도 하고, 몽글몽글한 먼지덩어리 같기도 하다. 이왕이면 달콤한 솜사탕이 열렸다고 해도 좋으리라. 꽃모양을 따서 나무 이름도 안개나무다. 자세히 보면 자줏빛 솜사탕꽃 사이사이에 작은 열매들이 함께 열렸다.

안개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곳은 토당육교교차로 버스정거장 인근이다. 좌우로 4차선 도로가 지나가는, 도로 사이를 분리하는 녹지대에 유난히 눈에 띄는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나무의 당당한 풍채와 밑동의 굵기로 볼 때 수령이 꽤 됐을 듯하다. 호수공원에서도 안개나무를 본 적이 있는데, 토당동 나무가 훨씬 크다.

나무 옆에는 최근에 가져다 놓은 것 같은 하얀 석등도 하나 서 있다. 뜬금없이 웬 석등이람? 안개나무 옆에 있으니까 안개등인가?(죄송…) 어쨌든 안개나무와 석등의 조합이 그럭저럭 어울리는 것도 같다.

이 나무 역시 오랫동안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만 보았는데, 풍동의 붉은 아까시꽃을 알현한 여세를 몰아 꽃이 만개하기를 기다렸다가 가까이 다가가서 감상했다. 5월 27일에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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