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종합
“그리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어요” 동화 속 행복, 정말 그랬을까?<전시> 피노지움 ‘동화 속 거짓말’
  • 정미경 기자
  • 승인 2020.05.29 18:18
  • 호수 1471
  • 댓글 0

파주출판도시 열림원 건물 내
여성학자 현경 교수 등 기획

이용제 작가의 '신데렐라'(사진=피노지움)

[고양신문] 우리가 어려서부터 읽어온 많은 동화는 “그리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라고 끝맺음을 한다. 고난을 겪던 주인공이 좋은 사람을 만나 역경에서 구출되고, 자신을 구해준 영웅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결말로 말이다. 구원받는 이들은 콩쥐나 심청, 백설공주와 신데렐라처럼 착하고 예쁘지만 힘없는 여성들이다. 반면 그들을 구원하는 사람은 능력있는 왕자와 용감한 남성들이다. 그런데 과연 그 여성들은 이후에도 행복하게 살았을까?

22일 파주출판도시에 있는 피노지움(관장 김정철)의 기획전시실에서는 ‘동화 속 거짓말’ 전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피노지움 2층에 있는 제1전시실에서 진행된 이 날 행사에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안상수 대표, 이광희 디자이너, 고양신문 이영아 대표 등이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전시를 기획한 피노지움의 김정철 대표는 “피노지움이 ‘거짓말’의 에피소드를 찾아 기획한 첫 번째 전시에 열정적으로 준비한 참여작가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 현대미술의 변화를 꿈꿔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22일 '동화 속 거짓말' 전 오프닝 행사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준 작가들과 현경 신학 교수(맨 우측)

국내 대표적인 여성학자인 현경 교수가 첫 번째 오프닝 퍼포먼스를 했다. 검은색 복장에 뾰족한 모자를 쓰고 빗자루와 마법의 지팡이를 휘두르면서 ‘백설공주’ 속 계모로 분장한 그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고,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동화는 전 세계 사람들의 집단 무의식을 표현하고 있죠. 어릴 때 접한 그 이야기가 우리 전체의 삶을 규정해요. 그런데 페미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처럼 탈근대적이고 탈식민주의적인 사고를 거치면서 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왔어요. 동화는 언제나 해피 엔딩이죠. 하지만 신데렐라는 왕자님과 함께 과연 행복했을까요. 최근에 미국 여성 작가들은 신데렐라가 왕실에 들어간 후에 도망치거나, 개구리 왕자랑 결혼한 공주가 왕자를 다시 개구리로 만드는 스토리들을 지어내고 있죠.”

현 교수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동화의 메시지들이 과연 우리에게 좋은 것일까, 우리 시대에 동화는 어떤 의미일까,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어’ 같은 결말이 우리 삶에 어떤 가치를 주는 것일까”를 다시 한 번 살펴보기를 당부했다.

‘공주의 사랑, 궁전은 감옥이다’라는 주제로 즉석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주홍 작가와 승지나 피아니스트

전시 참여 작가 중 한 명인 주홍 작가는 승지나 피아니스트와 함께 ‘공주의 사랑, 궁전은 감옥이다’라는 주제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했다. 관객들은 피아노 선율을 감상하면서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주홍 작가는 “타인이 구원할 수 없는 게 자신의 인생이다. 삶을 스스로 개척해야만 진정한 자유와 올바른 진리를 만날 수 있다”면서 “이 전시를 통해 자신만의 시간을 살아가는 기회를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 작품 설명에서 주 작가는 “‘사랑, 그 눈물의 씨앗’이라는 작품을 통해 아름답지만 고통스러운 ‘사랑’이라는 아이러니를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해피 마우스 퍼포먼스'를 선보인 주라영 작가와 김정철 피노지움 대표(왼쪽)

설치예술가인 주라영 작가는 ‘해피 마우스 퍼포먼스(Happy mouse performance)’를 보여줬다. 관람객 한명 한명의 입에 웃는 입술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주고 머리에는 가짜 새싹을 꽂아줬다. 유머러스하고 그로테스크한 얼굴을 연출한 그는 “우리의 삶도 어쩌면 동화 속 이야기처럼 거짓말인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는 고근호, 이용제, 손우정, 김민기, 강인혁 등 10여 명의 작가가 회화, 설치미술, 입체조형 등 다양한 장르로 참여했다. 전시를 통해 ‘우리가 어려서부터 듣고 마음속에 깊이 새겨온 거짓말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는 눈을 가졌는가, 내가 동화의 후속 이야기를 쓴다면 어떤 내용으로 쓸까’ 등 다양한 질문들을 마주할 수 있다.

 

■ 피노지움 ‘동화 속 거짓말’
기간 : 5월 23일(토)~9월 27일(일)
관람시간 : 오전10시~오후6시(수·목·금 예약제 운영, 주말·공휴일 정상운영)
위치 :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52(파주출판단지 지혜의 숲 맞은편)
문의 : 031-8035-6773

 

주라영 작가의 설치작품
제2전시실 동화 속 거짓말 전
제2전시실 동화 속 거짓말 전 모습
손우정 작가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사진=피노지움)
제1전시실에서 작품을 관람중인 관객
제2전시실 모습

 

정미경 기자  gracesophia@naver.com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미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