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풍동 ‘숲속의 섬’… 80년대 백마역 추억 잇는 문화명소 만든다
  • 유경종 기자
  • 승인 2020.06.02 10:42
  • 호수 1472
  • 댓글 0

대학생·예술인 즐겨 찾던 문화 해방구
신도시 개발로 사라졌지만 '숲속의 섬' 명맥

인문학강좌, 시민강좌, 문화동아리…
7080 레트로 감성 열린문화공간 계획

[고양신문] 고양시가 1월 매입한 풍동 애니골의 카페 ‘숲속의 섬’ 건물을 전면 리모델링한 후, 80년대 청년문화를 추억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리모델링에 앞서 지난 28일에는 이재준 고양시장과 우상호 국회의원 등 연세문학회 출신 인사들과 연극인, 문인, 주민대표 등이 숲속의 섬에 모여 향후 활용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우상호 국회의원은 ‘화사랑’에서 ‘숲속의 섬’으로 이어지는, 80년대 백마역 청년주점을 거점으로 활동했던 대학 문학동아리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80년대 백마역 인근에는 화사랑과 고장난시계, 썩은사과 등 7080세대들의 추억을 호출하는 카페와 주점들이 자리하며 청년들의 정서적, 문화적 해방구로 명성이 높았다. 대학생은 물론, 음악인과 문인 등이 신촌에서 출발하는 경의선을 타고 백마 카페촌을 찾아와 ‘청춘과 낭만의 거리’를 만들었다. 당시 백마를 즐겨 찾았던 이들 중 기형도 시인, 김소진 소설가, 가수 윤도현, 강산애 등이 이곳에서 예술가로서의 꿈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민 드라마로 크 인기를 끌었던 ‘첫사랑’(유인촌·황신혜 주연)이 이곳에서 촬영되며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숲속의 섬 활용방안을 논의한 간담회

하지만 1991년 일산신도시가 개발되며 백마역 인근 카페들은 모두 헐려나갔다. 다행스럽게도 당시의 명성과 분위기를 지속한 곳이 바로 ‘숲속의 섬’이었다. 일산신도시가 개발되기 전에 아무것도 없는 숲이었던 지금의 자리에 빨간 벽돌로 카페를 지어 영업을 이어왔고, 백마 카페촌을 찾았던 단골손님들이 숲속의 섬에서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곤 했던 것. 이후 숲속의 섬 인근은 풍동 애니골 먹거리마을로 변신해 또 다른 외식문화의 거리로 명성을 얻었다. 1980년 영업을 시작한 숲속의 섬은 지난해까지 영업을 이어오다 문을 닫았다.

숲속의 섬 내부에는 이곳을 찾았던 젊은이들이 남긴 방명록과 서적, 사진, 그리고 오래된 턴테이블과 레코드판이 남아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숲속의 섬의 시대적 상징성을 보존하고자 건물을 매입했고, 주민과 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9월 경 개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숲속의 섬 카운터 뒤편을 지키고 있는 오래된 턴테이블, 벽면을 가득 채운 LP레코드판.

시는 이곳을 경의선과 연계해 추억과 레트로 감성을 최대한 활용한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7080라이브공연, 숲속 인문학 강좌, 중년시민대학 등 주민을 위한 알찬 프로그램과 함께 아마추어 예술 동아리들이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재준 시장은 “백마역을 비롯한 경의선 축의 잠재력을 상징하는 공간이 바로 숲속의 섬”이라며 “40여 년 전 청춘들이 기차를 타고 백마역 카페촌을 찾았던 것처럼, 다시 한 번 일산과 경의선 문화를 일으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숲속의 섬 단골손님이었던 우상호 국회의원(사진 왼쪽)이 이재준 시장과 함께 추억이 담긴 방명록을 넘겨보고 있다.
레트로 감성 가득한 실내공간
숲속의 섬 마당 입구의 안내간판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경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