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채빈 삼원지맘 카페 매니저

송채빈 삼원지맘 카페 매니저는 “카페 만들기를 잘 했구나라고 가장 크게 느낄 때는 바로 삼원지맘 때문에 위로를 받는다는 글이 올라왔을 때”라고 말했다.

삼송·원흥·지축 엄마 커뮤니티
2011년 시작해 회원수 4만 명
다양한 기부로 나눔활동 펼쳐
 

“처음에는 그저 갑갑해서 카페를 만들었어요”

송채빈 삼원지맘 매니저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카페를 만든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비좁은 서울 강서구에서 살다가 우연히 방문한 모델하우스가 마음에 들어 덜컥 계약을 했지만, 어디에서도 삼송지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던 것이다. 어린이집이나 병원을 비롯한 주변 인프라가 거의 없다시피한 황량한 상황은 갑갑함을 더했다. 같은 처지인 예비입주자 엄마들을 온라인에서라도 모아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회원수 4만 명의 삼원지맘 카페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 때가 2011년 11월이었다. 삼송지구 아파트단지가 채 완성되기 전 공사로 어수선할 무렵이었다. 신원동 아이파크가 삼송지구에서 첫 입주를 하던 2012년 6월보다 7개월 먼저 카페가 개설된 셈이다. 송 매니저는 “삼원지맘을 시작할 때는 동네에 슈퍼마켓 하나라도 생기면 적으나마 회원들이 함께 환호하던 시절이었어요. 이사를 준비 중인 분들도 카페를 통해 정보를 얻으니까 카페로 유입됐죠. 덩치가 이렇게 커질 줄은 생각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삼원지맘 카페가 개설되고 회원수 1만 명을 채우기까지는 4년이 흘렀다. 2만 명을 채우기까지는 그 다음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회원수 증가세는 가속도가 붙었다. 회원의 대폭 증가는 새로 생기는 아파트 단지의 입주와 분양 시기와 맞물리면서 이뤄졌다. 삼송과 원흥을 묶어 ‘삼원맘’으로 출발했다가 이제는 지축과 향동까지 아우르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덕양구 신생 아파트에 사는 엄마들의 최대 커뮤니티가 됐다. 

삼원지맘 카페는 육아, 교육, 살림 등에 관한 여러 유익한 정보교환의 장이 되기도 하지만 하소연할 길 없는 고달픈 엄마들의 공감의 장이 되기도 한다. “한때는 아빠들에게도 카페 가입을 허용할까 생각했어요. 물론 장점이 있겠지만, 대화가 격화된다든지 카페를 악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은 차단하고 있어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 혹의 여자 입장에서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로 예민해져 있을 때 위로도 받고, 혹은 소소한 궁금증이 있을 때 도움도 받는 곳으로 유지시키고 싶은 거죠”라고 송 매니저는 말했다.   

“덕양구 엄마들 역시 일산에 비해서 소외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아무래도 아직은 교통이나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죠. 주민센터나 도서관이 아직 생기지 않아 멀리 찾아 가야하는 경우가 많아요. 과밀학급 문제도 엄마들에게 고민을 안겨요.” 이렇게 회원들이 개인적 고민뿐만 아니라 행정적 불만을 털어놓기도 하는데, 자칫 의견대립으로 상대를 비방하는 경우도 생긴다. 덕양구의 분구 문제나 일부 주민들이 ‘쓰레기장’으로 부르는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문제를 놓고 회원들 간 의견다툼이 있을 때, 송 매니저를 포함한 카페 운영진은 중립을 지키면서 어느 선까지 말할 자유를 허용하느냐를 놓고 고심에 빠지기도 한다.  

회원 개인들이 카페를 통해 정보와 이익을 챙기는 맘카페의 특성에서 나아가 삼원지맘 카페는 나름대로 지역사회에 순기능을 하려고 모색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기부다. 초등학교·중학교 등에 책이나 장학금을 기부한다든지, 학교 도서관에 공기청정기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삼원지맘 카페가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을 합하면 2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카페 만들기를 잘 했구나라고 가장 크게 느낄 때는 바로 삼원지맘 때문에 위로를 받는다는 글이 올라왔을 때에요. 삼원지맘이라는 이름으로 기부를 했지만 회원 각자가 느꼈을 보람이나 고마움을 글로 표현했을 때도 기쁘죠.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기부해줘서 감사하다는 글을 보았을 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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