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주 멀티헤어샵 원장

[고양신문] 미용 경력 40년의 최영주(62세) 멀티헤어샵 원장은 행신도서관 인근에서 특별한 공간을 운영 중이다.

최 원장은 “웨딩드레스를 입지 못한 신부, 여고 동창생들의 추억만들기를 위해 드레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포토존까지 마련했다”고 한다.

이런 멋진 생각을 한 동기를 들어보니, 젊은 시절 가난한 살림으로 물 한 그릇 떠다놓고 조촐한 혼례를 올린 칠순의 노부부가 주변에 있었다고 한다. 손주들 결혼식에 참석해서 부러워하는 나이 든 아내에게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혀 주는 게 소원인 것을 알고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준 적이 있다.

그 이후 충주에서 입소문 듣고 올라온 중년의 부부는 화재로 결혼식 사진이 모두 타버려서 이곳에서 다시 찍은 적도 있다. 새로운 가정을 이룬 부부에게도 이곳의 멋진 웨딩 사진은 부부애를 더욱 돈독하게 했고, 여고 동창들이 웨딩드레스 기념 사진 장소로 이용하면서 이곳 멀티헤어샵은 소중한 추억들을 아낌없이 선사하는 소중한 공간이 됐다. 정발산동 시절부터 이곳 행신동까지 15년째 웨딩드레스 무료제공은 계속되고 있다.

최 원장은 “결혼식날 한 번 입고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와 한복까지 기증해주고, 아이 돌잔치 옷도 바로 건네주는 지인들의 도움과 관심으로 더 좋은 일을 하게 된다”고 했다. 

기증 받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는 일본까지 건너가서 결혼식 때 사용하기도 했다.

최영주 원장은 강원도가 고향이며, 고3 졸업과 동시에 대학 진학을 위해 대전으로 내려갔다. 어린 시절부터 미용에 관심이 많아서 대학교는 가지 않고 미용학원으로 진로를 돌린 것을 안 부친은 노발대발 했다.

1981년 오픈한 미용실까지 달려오셔서 지팡이로 대형 거울을 모두 박살냈다. 27년 전 95세로 작고한 부친은 55세에 낳은 막내딸(3남 4녀) 최 원장을 애지중지 여겼고 기대감이 남달랐다. 

오빠들과 올케언니들은 모두 의사로 재직 중이라 대학에서 공부를 해서 전문직에 종사하기를 바랐는데, 그 당시 상실감이 무척이나 컸던 것이다.

최 원장은 “부친께서 살아생전에 미용기술을 배운 것으로 제자를 양성하는 미용학원을 운영하면 허락하겠다고 하시어 부친의 뜻에 따라 대전과 서울에서 20년 넘도록 운영하던 미용실을 접고 인천에서 미용학원을 15년 넘도록 운영했다”고 한다.

다양한 연령층의 천 명이 넘는 제자들을 배출했고 전국에서 헤어샵을 운영하며, 외국으로도 진출했다. 

최 원장은 각종 미용대회 출전뿐만 아니라 미용대회 심사위원도 역임했고, 업스타일, 혼주머리 등 토탈헤어와 메이크업을 전문으로 하는 멀티헤어샵을 운영 중이며, 고양시 우수미용업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때는 쉬지 않고 요양원으로 20년째 미용봉사를 하고 있는 최 원장은 “웨딩드레스 무료 제공으로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어 보람이 크며, 시니어를 위한 커플매니저를 계획 중이다”라고 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