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대형마트·쇼핑몰 총정리>

▲ 빅마켓 일산점(대화동)이 7월 말 문을 닫는다.

작년 이마트 덕이점 이어
올해 7월 빅마켓도 문 닫아

[고양신문] 100만 명을 넘어 110만 명을 바라보고 있는 고양시 인구처럼 계속 늘어나기만 할 것 같던 고양시 대형마트가 폐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문을 연지 얼마 안 된 초대형마트인 롯데 빅마켓 일산점이 다음달인 7월 문을 닫는다. 빅마켓은 6월부터 회원제를 폐지했으며 최근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폐점을 통보하고 면담을 진행 중이다. 빅마켓 일산점은 매장면적 약 2만㎡로 고양시 마트 중에선 이마트 트레이더스(킨텍스점)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했다.

빅마켓이 문을 연 것은 2014년 10월이다. 개점 후 6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업을 포기하게 되는 것인데, 1996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항동 홈플러스와 비교하면 수명이 너무 짧다. 장항동 홈플러스는 ‘까르푸’로 시작해 ‘홈에버’, ‘홈플러스’로 여러 차례 이름을 바꾸기는 했지만 백석동 이마트, 뉴코아아울렛 지하의 킴스클럽과 함께 90년대 중·후반부터 지금까지 일산 신도시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빅마켓이 고양시 대형마트 중 폐점 1호가 되는 불명예를 안지는 않았다. 그 전에 폐점한 업체가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마트 덕이점이다. 이마트는 2018년 덕이점 부지를 매각하고 2019년 3월 폐점했다. 1996년 월마트로 개점해 2006년 이마트가 인수한 이 점포는 신도시 초기시절 매우 호황을 누렸던 점포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주변에 새로운 마트들이 등장하면서 이마트 덕이점은 고양시 대형마트 중에서 가장 먼저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됐다. 현재 이마트 덕이점 부지는 지역주택조합이 아파트 건설을 준비 중이다. 부지가 택지개발 업자에게 넘어간 이후 최근엔 조합원 모집신고가 고양시에 접수됐다.

고양시 관계자는 “택지개발에 따라 하나둘씩 대형마트가 생겨났고 특히나 신도시 초기에 인기를 크게 누렸지만, 최근 10년 사이 일산에 비해 덕양으로 택지개발이 몰리면서 일산의 대형마트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경쟁력을 잃은 곳은 과감히 사업을 접는 결단을 내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빅마켓보다 1년 늦은 2015년 개장한 이마트 트레이더스(킨텍스점)는 매출액을 늘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트레이더스와 승부에서 패
롯데, 부지·건물용도 고민

빅마켓 일산점의 폐점은 갑작스런 일이다. 롯데가 유료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사업을 시작한 게 2012년이고 고양점은 빅마켓 5호점으로 빅마켓 중엔 가장 최근에 개점한 점포였다. 하지만 업계에선 폐점이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평이다. 롯데가 회원제 할인점 사업에 진출할 당시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였는데, 롯데는 8년이란 시간동안 라이벌 업체를 전혀 따라잡지 못했다. 외국계의 코스트코가 ‘유료회원’이라는 장벽을 경쟁력 있는 자신들만의 상품으로 이겨냈고, 국내기업인 이마트는 유료회원제 없이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빅마켓은 유료회원을 고집하며 이 둘 사이에 끼면서 반등기회를 잡지 못했다. 특히 일산에는 코스트코(2008년 개점)와 이마트 트레이더스(2015년 개점)가 함께 있어 빅마켓으로는 쉽지 않은 승부였다.

빅마켓 일산점 부지와 건물은 아직까지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근 롯데 측이 다른 용도로 사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며 “자체적으로 활용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빅마켓 부지는 이마트 덕이점과는 달리 택지개발은 불가능하며 소매상점, 문화·집회시설, 운동시설, 금융업무시설 등이 가능하다.
 

 

 

중산동 롯데마트 땅 사놓고
지금껏 공사 시작도 못해

폐점을 했거나 폐점이 예정된 2곳을 살펴봤는데, 고양시에는 마트 부지를 사놓고도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면서 개점을 미루고 있는 곳도 있다. 주인공은 중산동 롯데마트다. 일산센트럴아이파크는 분양이 한창인 2015년 당시 ‘단지 바로 옆에 롯데마트 입점이 확정됐다’고 홍보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롯데마트는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아파트 입주와 함께 마트도 개점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이 빗나가자 입주민들의 불만도 상당한 곳이다. 

지금으로선 롯데가 사업을 아예 포기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롯데는 작년 4월 고양시에 착공신고를 했으며, 현재까지 사업포기와 관련된 행정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측은 입점 지연이 지역 상인들의 반발로 인한 상생협약 등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실상은 일산지역 대형마트 시장이 포화상태라 개점 시기를 쉽게 잡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시 관계자는 “롯데마트 중산점은 착공신고만 하고 지금까지 공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준공 기한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공사시작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 공사가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덕양 초대형 복합쇼핑몰로 성공
일산엔 마트·쇼핑몰 4곳 개점

고양시의 대형마트와 쇼핑몰의 흐름을 살펴보면, 가장 최근에는 덕양쪽에서만 초대형 복합쇼핑몰이 2개 늘었다. 스타필드와 이케아(롯데아울렛)인데, 최근이라고 하지만 3년 전인 2017년이다. 2017년 이후 대기업이 투자해 새로 입점한 마트와 쇼핑몰은 고양시에 없다.

2017년 8월 개장한 스타필드는 그 규모면에서 다른 쇼핑몰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커 고양을 넘어 경기서북부를 유통업계의 공룡으로 급부상했다. 매장면적만 비교해도 일산 뉴코아아울렛의 약 5배 규모다.

스타필드 개점 직후에는 덕양구 원흥에 이케아가 입점했는데, 이케아 건물에는 롯데아울렛도 함께 들어왔다. 이 두 곳이 고양시에선 가장 최근 입점한 쇼핑몰이다. 

2014년과 15년 사이에는 일산에, 특히 일산서구에 대형마트가 집중 오픈했다. 2015년 킨텍스 쪽에 이마트 타운(이마트+트레이더스)이 개점했는데 고양시 마트 중에선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2014년에는 대화동에 빅마켓, 풍산동엔 이마트가 오픈했다. 2년 사이 일산서구에만 3개의 대형마트가 생겨났고, 그 중 2개는 창고형 할인점이었다(그 중 빅마켓은 다음달 폐점 예정). 일산동구에선 2014년 백석동 고양터미널에 롯데아울렛이 입점했다.

최근 5년 사이 고양시의 쇼핑몰·대형마트 입점 추세를 보면 비대면 온라인시장이 성장세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프라인 시장은 복합 초대형으로 가는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동구 마트·쇼핑몰 가장 많아
CJ라이브시티 쇼핑몰 준비

고양시 지역별로는 덕양구와 일산서구에 비해 일산동구가 마트와 쇼핑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동구에는 90년대 개점한 역사가 오래된 점포(롯데백화점, 뉴코아아울렛, 홈플러스 장항, 이마트 백석)가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앞으로 준비 중인 마트나 쇼핑몰은 어디가 있을까. 킨텍스 인근에 개발 중인 ‘CJ라이브시티’ 내에 대형 쇼핑몰이 계획돼 있다. CJ의 측은 “기존 쇼핑몰과는 새로운 형태의 쇼핑몰을 계획 중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유통업계는 3만8000세대가 입주하게 될 창릉신도시에도 차후 대형쇼핑센터와 마트가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SSM이라 부르는 ‘준대규모점포(대규모점포를 경영하는 회사 또는 계열사가 직영하는 점포)’를 살펴보자. 2019년 10월 자료에 따르면 고양시에는 총 59개의 준대규모점포가 운영 중이다. 준대규모점포는 인구수가 많은 덕양구에 가장 많은 24개가 입점해 있다. 다음으로 일산동구(20개)와 일산서구(15개) 순이었다. 브랜드 순으로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18개로 가장 많고 후발주자인 노브랜드가 11개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SSM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는데, 최근 들어선 주춤하고 있다”며 “작년부터 올해까지만 해도 폐점한 SSM이 3~4개는 된다. SSM도 이제는 포화상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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