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용의 호수공원 통신>

수국 꽃. 7월쯤 연보라색, 푸른색, 연분홍색 등 다양한 색깔로 나타난다. 꽃은 생식능력이 없는 무성꽃이다. <사진=김윤용>
김윤용 『호수공원 나무 산책』 저자

[고양신문]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줄지 않고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감내했던 우리들 인내심을 한계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인명 피해, 지역과 국가 경제 파괴, 공중 보건의 위험, 벼랑 끝까지 몰린 소상공인과 저소득층 생계 유지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첩첩산중입니다.

제이슨 솅커가 발빠르게 펴낸 책이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입니다. 솅커는 이 책에서 일자리·교육·에너지·금융·재정정책·부동산·농업·공급망·미디어·국제관계·국가안보·리더십·여행과 레저·불황의 미래로 장을 분류하여 부정적 여파와 긍정적 영향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자칭 ‘응용적 미래학자’인 솅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향후 10년 ▲재택근무의 증가 ▲온라인 교육의 확대 ▲의료 분야 일자리 쏠림 현상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 절감 ▲농업 분야 직접 재배 관심 증가 ▲식료품과 의료용품 공급망 안정화 ▲여행·관광 산업 붕괴 따위 변화를 통계 수치로 보여줍니다.

솅커는 ‘교육의 미래’ 장에서 온라인 교육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교육에 비싼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었다. 그랬을 때 보장되는 확실한 네트워크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원격 수업과 집에서 이뤄지는 면대면 수업은 홈스쿨링하는 초등학생부터 학부 및 박사 과정 학생에게까지 모든 수준의 교육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산수국 꽃. 7, 8월쯤 양성의 꽃 주변에 무성꽃이 함께 핀다. 무성꽃은 곤충을 유인하기 위한 가짜꽃이다. <사진=김윤용>

우리나라도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궁여지책으로 온라인 학습을 급하게 도입했습니다. 이를 위해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태블릿피시나 노트북 등 온라인 기기를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학습이 대면 학습을 대체해 효율적으로 정착할 지는 의문입니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이 길어지면서 아이를 돌보는 부모들은 몸과 마음 고생이 많았습니다. 육아와 재택 교육, 경제생활을 함께 꾸려나가기 힘들었던 한부모 가정, 맞벌이 가정, 조손 가정, 특수교육 대상 자녀를 둔 가정, 다문화 가정 등 취약 계층과 저소득층 가정은 더 힘겨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학교가 등교 개학을 미루고 온라인 개학을 함으로써 부모들이 자녀 교육을 온통 책임져야 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방학하고 1주일이 지나면 학부모는 개학을 손꼽고, 방학하기 1주일 전에는 교사들이 방학을 기다린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습니다. 일상 속 학사 일정 속에서나 가능한 농담이었습니다. 이제 불안한 가운데 모든 학교와 학생이 등교 개학을 했습니다. 하지만 1주일에 1일 등교하는 학교가 있는 등 아직은 온라인 학습과 등교 수업을 병행하는 모양입니다. 이런 가운데 아이들 교육도 중요하지만, 당장 먹고살 돈벌이에 나설 수밖에 없는 부모들은 더 힘들 것입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가난한 사람은 더 힘든 법입니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지주·농업경영자·제조업자, 또는 상인들은 노동자를 한 사람도 고용하지 않더라도, 이미 획득한 자산으로 1년이나 2년은 생활할 수 있다. 그러나 일이 없는 상태에서 1주일 동안 생존할 수 있는 노동자는 많지 않고, 한 달 동안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기초교육은 말 그대로 전인 교육입니다. 따라서 지식 교육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온라인 학습만으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아이들이 겪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보완장치도 마련해야 합니다.

호수공원 녹지에서 평화롭게 쉬는 시민 모습. 2019년 7월 사진. <사진=김윤용>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