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단독으로 풀 수 없어, 5년 이상 걸릴 듯”

▲ GTX-A 노선이 들어오는 고양시 대곡역. 이곳은 철도노선 6개가 겹치는 곳이다. 이재준 시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은 이곳을 대륙으로 나아가는 국제철도역으로 개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린벨트 단독으로 풀 수 없어”
역세권 개발, 사업주체도 미정
작년 예타통과 불발, 더디게 진행
철도공단 빠지고 LH 참여 타진


[고양신문] GTX-A 킨텍스역의 복합환승센터 계획이 사실상 폐기된 가운데, 고양시 대곡역에 추진되는 복합환승센터도 GTX 개통 한참 뒤에야 사업을 타진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대곡역 복합환승센터는 ‘대곡역세권 개발’과 동시에 진행돼야 하는 사업인데, 현재로선 대곡역세권 개발의 사업주체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3일 고양시에 따르면, 추후 사업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그린벨트 해제 등의 행정절차가 남았기 때문에 복합환승센터 완공까지는 적어도 5년 이상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23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GTX-A노선은 고양시에선 대곡역과 킨텍스역 두 곳을 정차한다. 이 두 개 역사 모두 국토부는 일반환승센터가 아닌 복합환승센터로 계획했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고양신문 취재<1472호 아파트에 밀린… >를 통해 ‘킨텍스역에는 마땅한 부지가 없어 복합환승센터를 포기했으며, 소규모 환승시설만 추진한다’는 사실을 고양시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고양시에 남은 GTX역은 대곡역인데, 이곳도 당분간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업주체 또한 정해져 있지 않아 복합환승센터를 진행할지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달 2일 국토부는 GTX 개통시기와 맞춰 보다 효율적인 환승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각 지자체를 대상으로 ‘환승센터 시범사업’을 공모한다고 발표했다. 우수 설계안에 대해서는 국비를 우선 지원한다는 내용으로 환승시설을 빨리 만들라는 독려차원의 공모다. 특히나 GTX A, B, C노선 중 A노선은 개통을 바로 앞두고 있어 환승센터를 시급히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고양시 구간 GTX역에 해당하는 두 개 역 모두 현재로선 개통에 맞춰 복합환승센터가 건설되는 것은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이번 공모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낮을 수밖에 없다. 고양시 관계자는 “킨텍스역 일반환승시설에 대해서는 공모를 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대곡역 환승센터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대곡역 복합환승센터가 역세권 개발과 함께 추진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린벨트 해제 때문이다. 고양시와 경기도에 따르면 대곡역 주변은 그린벨트인데, 복합환승센터 부지만을 소규모로 해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역세권 개발을 진행하면서 대곡역 일대를 전체적으로 해제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철도부지를 먼저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은 하겠지만, 작년 역세권 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사업주체)로 참여했던 철도시설공단이 이번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복합환승센터 단독 추진은 더욱 어려워졌다.

 

▲ 대곡역을 지나는 철도노선. 그림에 표시된 5개 노선에 ‘고양선’이 추가로 연결된다. 대곡역 복합환승센터는 약 10년 전에도 추진됐던 사업으로 2011년 국토교통부가 전국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으로 선정했으나 역세권 개발정책 수립이 지연되고 민자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주변 그린벨트가 제때 해제되지 않아 2013년 중단되고 말았다.

 

대곡역세권 사업은 작년 6월 KDI(한국개발연구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했고, 이후 사업주체로 참여했던 경기도시공사, 고양도시관리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세 곳 중 철도시설공단이 사업 불참을 통보했다. 대신 LH가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지분율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직까지 사업참여를 공식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년까지 지분율은 경기도공 55%, 고양도공 30%, 철도시설공단 15%였다.

고양도시관리공사 관계자는 “현재 LH가 참여의향을 내비치긴 했지만, 언제 3자 협약이 이뤄질지는 확답하기 힘들다”며 말을 아꼈다. LH는 대규모 택지개발을 위해 15% 이상의 지분을 원하고 있지만, 시는 고양시에 마지막 남은 개발부지마저 LH에 끌려갈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고양시 관계자는 “도시개발사업은 기대와 다르게 더디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2000년에 시작된 덕양구 삼송신도시도 20년이 지난 올해 1월에야 마지막 준공이 떨어졌다. 외부 환경변화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대곡역세권 개발과 복합환승센터의 건립 시기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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