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윤관우의 천체이야기> 5. 인류의 달 착륙 ‘음모론’ 팩트체크

아폴로 11호 달 착륙… 어느덧 51주년
여전히 끊이지 않는 이런 저런 의혹들
음모론 총 정리 “진실은 이렇습니다”

 

[고양신문] 필자 윤관우는 아마추어 천체사진작가로서, 정발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고양의 이웃입니다. 계절과 별자리, 혜성과 유성우, 성운과 성단, 그리고 블랙홀까지 밤하늘을 관측하며 건져낸 경이로운 이야기들을 매달 한 꼭지씩 들려줍니다. <편집자 주>
윤관우 아마추어 천체사진작가

인간은 결코 달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달 착륙을 둘러싼 음모론은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서 처음으로 작은 걸음을 내디딘 이후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걱정스러울 정도로 끈질기게 지속되어 왔습니다. 온라인을 조금만 뒤져봐도 명백해질 이 팩트가 온갖 음모론으로 포장되고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달 착륙에 대한 다섯 가지 음모론을 과학적 팩트들로 각각 풀어보겠습니다.

 

■ 음모론(1) 그림자가 평행하지 않잖아!
달 착륙 사진 속의 그림자는 가짜! 확실히 태양만이 유일한 광원이라면 여기 비친 그림자는 평행해야하는데 이 사진은 여러 광원이 다른 그림자 패턴을 만들어 내는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것을 증명하는 게 아닐까요?
▶ 팩트 :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깃발 앞에 서 있는 사진을 보면 두 개의 그림자들은 나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지구에서도 얼마든지 재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원근법 때문에 평행선이 나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2차원 평면을 3차원적으로 축소하게 되면, 이런 종류의 일들이 일어납니다. 오랫동안 예술가들의 작품속에서 재현된 바 있습니다. 태양이 하늘에 낮게 떠 있을 때 밖에 나가서 이 효과를 직접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분명히 아폴로 11호의 사진처럼 그림자가 평행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음모론(2) : 방사선 벨트를 어떻게 통과했단 말이야?
지구는 아주 강력한 방사선 벨트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만약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지구의 방사선층을 지나갔다면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팩트 : 지구는 ‘반 앨런’ 방사선 벨트(the 'Van Allen' radiation belt)로 알려진 입자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벨트지역은 태양의 방사선 태풍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자기장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볼 때 누구라도 이 지역에 들어간다면, 매우 높은 방사능에 노출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은 어떻게 반 앨런 방사능 벨트를 통과해 지구 궤도를 무사히 빠져나갔을까요? 어마무시한 방사능의 양에 노출되었을텐데 어떻게 무사했을까요? 우리가 불길을 걸어간다고 생각해봅시다. 누구라도 자신의 발의 열전도율을 측정하면서 천천히 걸어갈 사람을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발바닥을 태울 만큼의 충분한 열에너지를 갖기 전에 재빨리 통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아폴로11호도 당시 반 알렌 방사선 벨트를 통과하는 이동시간은 무척 짧았습니다.
 

■ 음모론(3) : 달에서 찍힌 하늘에 별이 하나도 없잖아!
NASA 달 착륙 사진에는 왜 별이 없을까요? 버즈 올드린은 아폴로 11호 달 착륙 동안 실험 장비를 운반했습니다. 만약 그 이미지가 정말로 달에서 찍혔다면, 하늘은 별들로 가득 채워져야 하지 않았을까요? 그 이미지를 왜곡할 대기도 없었으며 그 찬란한 광경을 방해할 구름 한 점 없는데도 말입니다.
▶ 팩트 : 우주 비행사와 달 풍경 그 자체는 태양광에 의해 무척 밝게 빛납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그야말로 칠흑처럼 검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이것은 달의 낮에 찍은 사진입니다. 너무나 간단한 이론입니다만, 밝게 빛나는 장면을 담아내려면 카메라의 셔터 속도가 엄청 빨라야하고 조리개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실제로 달에서의 사진들이 그런 상황에 있었다면 우주에 떠 있는 별처럼 희미한 물체들은 단 한 점도 보이지 않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 음모론(4) : 달에서 국기가 휘날리다니 말도 안 돼…
미국 국기가 바람에 나부끼는 사진. 하지만 달에는 공기가 없기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습니다. 혹시 이 사진,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것 아닌가요?
▶ 팩트 : 아마 당시의 모든 미국인들은 이 장면을 보면서 자신들이 미국인이라는 데 큰 자부심을 느꼈을 겁니다. 버즈 올드린은 아폴로 11호 달 착륙 후 미국 국기에 경례를 합니다. 이 장면은 닐 암스트롱이 촬영한 것입니다. 버즈 올드린이 달에서 자랑스럽게 나부끼는 미국 국기에 경의를 표하는 이 장면은 아폴로 11호의 상징적인 이미지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달에는 대기가 없으므로 바람도 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성조기가 펄럭였을까요? 이 사진을 자세히 보면 소련에게 자랑이라도 하듯이 휘날리기 위해 가장자리에 금속물질을 심어놓았습니다. 게다가 달까지 가는 나흘 동안 엉망으로 구겨졌기 때문에 여기 저기 주름이 잡혀있었던 것입니다.
 

■ 음모론(5) : 지금은 왜 달에 안 가는 거지?
지금으로부터 무려 51년 전인 1969년에 달에 갔다면, 왜 우리는 다시 달에 가지 않는 걸까요? 과학이 훨씬 발달한 지금쯤으면 수시로 달을 다녀와야 하는 것 아닌가요?
▶ 팩트 :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마지막 아폴로 임무는 1972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 이후로 인간은 다시는 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실제로 달에 가기 위한 프로젝트는 가성비가 좋지 않았습니다. 250억달러,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6000억달러(약 708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대비 성과가 미약하다는 이유로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그 대신에 인간의 관심사는 달에서 우주왕복선 프로그램과 2000년 11월 이후 우주인 팀이 영구 거주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쏠렸습니다.
 

...... 이상, 달 착륙 음모론과 팩트를 총 정리 해 드렸습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5월 31일 오후 4시경, 스페이스X가 인류 최초의 민간 우주선 크루 드래곤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였고 현재는 무사히 ISS에 도킹하여 3개월간 연구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유럽우주국(ESA)과 인도, 일본 등의 국가들도 우주시대의 경쟁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한국도 당당히 달 탐사 로봇을 보낸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지연되고 있어서 아쉽기만 합니다.
돌이켜보면 인류의 역사는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며 이뤄낸 과정들이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이 우주를 개척하는 발걸음에 동참할 이유는 충분해 보입니다. 저 역시 한국인 최초로 ISS크루가 되려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경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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