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코로나19 소비형태 분석>

▲ 코로나19로 인해 도심상업지역과 오프라인 패션‧의류업계의 피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고양시 중심상권 모습.

집주변 골목보다 도심상업지역 피해 커
오프라인 ‘패션‧의류업계’ 심각한 타격
중소패션아울렛 이용자 –45.7% 감소
대형아울렛‧백화점‧복합쇼핑몰 불황


[고양신문] 코로나19 발생 이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이용객이 급감하고 있다. 많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힘들어하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타격이 큰 곳은 고양시 라페스타와 웨스턴돔과 같은 전통적인 도심상업지역이었다. 전통적인 도심상업지역은 주거밀집지역과 거리가 멀어 도보이동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어 코로나 시대 이용률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유통업태별 이용자 감소세를 확인한 결과 도심‧구도심상가의 이용자 감소세는 –23.0%, 도심대형전통시장 –22.1%, 지역중심상가 –21.0%로, 동네‧골목상가(-10.1)에 비해 도심의 상업중심지가 두 배 이상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상업지역에 대해선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찾지 않겠다’는 의견이 많아 장기불황을 예고하고 있다.

도심중심상업지역과 함께 피해가 큰 업종은 패션‧의류 관련 유통업이다. 이용자 감소세를 보면 중소패션아울렛이 –45.7%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백화점 –32.7%, 복합쇼핑몰 –31.5%로 이용자 감소세가 가장 많은 업태는 대부분 패션‧의류 관련 유통업이었다.

이는 경기연구원이 지난 5월 수도권 20대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소비형태 변화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다.
 

▲ 코로나19 발생 이후 유통부문별 이용빈도 변화. 온라인 유통의 이용증가가 가장 크다. <자료=경기연구원>


중소유통보다 대기업유통 큰 피해
동네슈퍼‧편의점‧중소마트 피해 덜해

이미 여러 지표를 통해 알려진 대로 코로나 사태 이후 온라인 소비는 급상승했다. 온라인 소비를 코로나 이후 ‘처음’ 경험했거나 ‘증가시켰다’는 소비자 비율은 55.2%로 확인됐다. 반면 대기업 오프라인 유통의 이용빈도(처음이용+이용증가)는 4.2%, 중소 오프라인 유통은 7.0%로 오프라인 시장의 이용감소세는 확연했다.

이용빈도 증가와 감소 비율의 총합 개념인 ‘이용증감지수’를 분석해 보면 그 차이는 더 확실해진다. 온라인 유통이 +42.4%인 반면 중소유통과 대기업유통은 각각 –54.9%, -68.8%로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대기업이 중소유통보다 타격이 크다는 점이다.

대기업 유통부문의 타격이 크다는 점은 ‘소비지출액’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오프라인에서 소비지출액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을 살펴보면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대형패션아울렛 등 대기업 유통부문에 몰려있다.

반면 중소 유통업태에 속하는 업체들은 감소폭이 훨씬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용감소세를 보면 동네슈퍼와 편의점, 중형마트, 동네‧골목상가, 소형전통시장 등은 이용감소세가 비교적 약했다. 

자료를 분석한 경기연구원의 신기동 연구위원은 “대기업 유통부문과 패션‧의류 유통부문의 이용감소가 큰 반면, 집과 가까운 식료품 위주의 소형점은 피해가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 유통의 지출액이 급감한 이유에 대해선 “코로나 사태 이전에 대기업 유통부문의 시장점유율과 소비자 지출액의 절대액수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타격도 더 큰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 고양시 한 의류매장 모습.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패션의류매장의 이용자 감소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생필품’과 ‘식자재’ 온라인으로 구매
비대면 온라인쇼핑의 일상화 가속

코로나 이후 온라인 쇼핑몰은 이용빈도는 물론 지출액에서도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소비활동 방식을 세부유형별로 봤을 때 ‘이용증감지수’가 가장 높았던 곳은 ▲공산품‧생필품의 온라인 구매였다. 이어 ▲식료품‧식자재의 온라인 구매, ▲식료품‧식자재의 전화배달주문, ▲음식 배달앱주문, ▲식당음식‧도시락의 전화배달주문, ▲간편조리식의 온라인주문 순으로 이용증감지수가 높게 나왔다.

소비패턴을 보면 ‘생필품’과 ‘식품’ 등 정기적으로 구매해야 할 제품들을 비대면으로 주문하는 경향이 급격히 나타나고 있다. 이는 온라인쇼핑의 일상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출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소비 분야. 1‧2위는 온라인 생필품과 식료품 소비다. 3위는 음식배달앱 서비스. <자료=경기연구원>


코로나 종식해도 비대면 소비 지속
온라인쇼핑몰‧배달앱 소비 주도할 것

그렇다면 만약 코로나19가 종료되면 기존의 오프라인 소비패턴이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까. 소비자들은 코로나 유행이 종식되더라도 온라인 소비를 줄이기보다는 더 자주 이용하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종식 이후 온라인쇼핑의 ‘이용의향지수’는 +6.4%나 나왔다.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로 나왔다는 것은 '온라인쇼핑몰 이용을 지속하겠다'는 소비자가 '이용을 중단하겠다'는 소비자보다 더 많을 것이란 얘기다. 반면 오프라인 쇼핑의 이용의향지수는 –1.6%로 코로나 종료 후에도 소비자 감소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나왔다.

코로나19 종료 이후를 가정해 소비활동을 세부유형별로 살펴보면, 이용빈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형태는 ▲'판매점 셀프계산대'로 의외로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비대면 방식이다. 오프라인에 대한 욕구는 있으나 안전을 위해 비대면 쇼핑을 추구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생필품‧식자재의 온라인쇼핑, ▲음식배달앱, ▲드라이브스루, ▲무인매장, ▲식료품‧음식의 전화배달 순으로 이용빈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종식되면 대형마트는 반등
도심상가‧오프라인‘의류’ 미래 우울

오프라인에서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현재 크게 위축된 이용빈도 총량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예외인 곳도 있다. 바로 식료품 위주의 대기업 유통이다. 대형마트는 코로나 종식과 함께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시 말해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은 코로나가 종식되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유는 식자재 만큼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선택하려는 소비심리에 있다.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 종료 이후 대기업 유통부문(대형마트)의 이용을 재개 또는 증가하겠다’는 응답은 41.4%로 온라인 유통부문(27.6%)과 중소 유통부문(23.6)보다 높게 나왔다. 코로나 종식 이후 이용증가세만 보면, 대기업 유통부문(+16.4%)이 온라인 유통부문(+6.0%)보다도 높았다. 많은 소비자들이 현재 온라인 쇼핑을 즐기고 있지만 식료품을 판매하는 대형마트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도심의 상업중심지'다. 온라인 시장이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대기업 유통부문 또한 회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지만, 중소 유통부문과 도심의 상업중심지는 회복세가 미약해 이용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코로나 종식 이후 ‘이용의향지수’가 높은 곳은 대형마트(+19.9%), 온라인쇼핑몰(+16.0%), 라이브커머스(+15.0), 창고형대형마트(+10.0%) 순이다. 반면 TV홈쇼핑은 이용의향지수가 –16.5%로 나타나 코로나 종료 후 위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고 백화점‧복합쇼핑몰‧패형패션아울렛 등 패션의류 유통업계도 전망은 밝지 않다.

중소 유통업계에선 식료품의 타격은 덜하지만 역시 패션‧의류업계의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보이고, 동네‧골목상권보다는 도심‧구도심 상가중심지의 이용의향지수가 상당히 낮았다. 신기동 연구위원은 “도시의 중심상권 쇠퇴가 코로나19 종료 이후에도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며 “각 지자체가 중대한 정책현안으로 인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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