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산성발전위 등 주최 ‘성동마을 할머니들의 봄날’

[고양신문] 25일, 행주산성 아래 행주소통공작소에서 ‘성동마을 할머니들의 봄날’ 행사가 펼쳐졌다. 이 사업은 고양시자치공동체지원센터가 지원하고 행주산성지역발전위원회(대표 서은택), 토닥토닥(대표 정선미), 행주의 바람(대표 이옥석)이 컨소시엄을 이뤄 준비한 사업으로, 미술심리치료와 민요교실과 영화상영과 동네잔치로 진행됐다.

할머니들은 신월숙 명창과 함께 태평가, 진도아리랑, 꽃타령 등을 따라 부르며 뜻을 음미하기도 하고, 명창의 흥겨운 창부타령과 뱃놀이에 어깨춤을 추며 마음 깊이 묻었던 흥과 신을 불러냈다.

이어 미술상담사들의 모임인 ‘토닥토닥’에서 다양한 미술심리치료 활동을 하며 젊은 시절 마음에 품었던 꿈, 관심 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잡지에서 수영복을 입은 아름다운 여인의 사진을 오려낸 한 할머니는 “내가 젊었을 때는 이랬어!”라며 웃으시고, 이을순 할머니는 전자기타를 들고 있는 외국가수를 오리시며 “나는 이런 게 정말 좋아”라고 하셨다.

할머니들은 스포츠카, 아름다운 유럽풍 거실, 먹음직한 음식, 아름다운 풍경 사진 등을 오리고 붙이고, 토닥토닥의 상담사들은 그런 할머니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할머니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점심으로 잔치국수를 드신 할머니들은 마지막 활동으로 영화 ‘국제시장’을 함께 시청했다. 2시간이 넘는 영화를 보시며 할머니들은 한 번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영화에 몰입했다. 너무나 비참하고 가엾은 흥남 철수 장면, 독일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탄광 장면, 월남 전쟁, 이산가족 찾기 등이 나올 때마다 할머니들은 ‘아이고!’ 하시며 짧은 한숨만 내쉬었다. 할머니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 이런 영화 처음 본다”며, “너무 좋았고, 너무 고맙다”는 인사의 말을 반복했다.

행사 진행을 맡은 최영숙씨는 “할머님들이 영화를 보시며 보이는 반응에 마음이 짠했다”라며 “사업이 끝나더라도 한 달에 한 번씩 영화상영 기회를 만들어 봐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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