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양경미 사과나무의생명연구소장

양경미 사과나무의생명연구소장은 "연구소에서 진행되는 실험은 늘 성공보다는 실패 횟수가 더 많기 때문에 연구 분야는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한 분야"라며 "연구자들이 마음 놓고 연구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신문] ‘건강한 백세, 자연의 치유, 소소한 습관’을 표방하는 의료법인 사과나무의료재단 사과나무치과병원은 대학병원급 협진 시스템을 갖춘 치과 의료기관이다. 그동안 꾸준한 연구와 학술 실적을 쌓아오며 구강 내 미생물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연구를 통해 학계와 일반 시민들에게 구강 내 미생물이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려왔다. 

그 과정에서 구강에 관련된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된 구강과학연구소는 사과나무의생명연구소로 이름뿐 아니라 연구주제와 범위를 넓혀가며 국내 유수 대학, 연구소, 기업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신약과 신제품 연구·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사과나무의생명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양경미 소장을 직접 만나 연구 현황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 들었다. 

그동안의 사회활동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의생명연구소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생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미국 에모리 의과대학교 방문연구원, 서울대학교 암연구소 선임연구원, 이화여대 연구교수를 거쳐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연구조교수로 일했다. 

주로 학계에만 있다 보니 기초적인 연구를 위주로 해왔는데, 사과나무의생명연구소는 연간 10만명 넘는 환자가 찾는 사과나무치과병원, 바이오기술기업인 닥스메디와 함께 기초연구-임상테스트-제품개발이라는 3박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이끌려 2018년 12월 합류를 결정하게 됐다.   

당초 구강과학연구소로 출발했는데.
구강이 몸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는 밥, 간식, 음료 등 모든 것을 입을 통해 섭취하기 때문에 구강건강은 전신건강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구강연구를 통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 그리고 진료봉사를 위해 2015년 11월 구강과학연구소가 설립됐다. 

생명윤리위원회(2016년 1월)와 인체유래물 은행(2017년 6월)도 잇달아 설립해 사람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치의학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의생명연구소로 이름을 바꾼 이유, 연구소의 인력구성은 어떻게 되나. 
요즘은 과학발전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그 추세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연구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그래서 연구소의 의미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하면서 연구주제나 범위를 확장하기위해 이름을 바꾸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김혜성 이사장, 김영연 병원장, 이다혜·오정규 부원장 외에도 사과나무치과병원의 많은 전문의들이 연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배광학 단장, 나성식·정경채 자문위원 등이 연구자문단으로 포진하고 있고, 미생물 연구파트, 암 연구 파트 등에 각각 전임 연구원을 두어 외부 전문가들과도 긴밀히 네트워킹하고 있다.  

 

사과나무의생명연구소 내부 모습

 

협업하고 있는 외부 기관들이 다양한데, 주요 기관과 진행내용에 대해 설명해 달라. 
요즘 우리 연구소에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락토바실러스 루테리균을 활용한 연구와 개발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루테리균 포스트바이오틱스 항균제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2017년에 특허를 출원한 이후 3년만인 올해 드디어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루테리 균주 및 이를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치주질환 예방가능 건강기능 식품을 만들기 위해 (주)쎌바이오텍과도 곧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내년에는 비타민제처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서 치주염을 예방할 수 있는 상용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바이오니아와는 치주염을 진단하는 키트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데 현재 치과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험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또한 인체 내에 서식하는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과 미생물 유전정보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생명공학 기업 (주)천랩과는 구강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뱅크 구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곧 시작될 코호트 연구에도 참여한다고 들었는데. 
‘건강수명 100년 코호트 연구’라는 타이틀로 고양시에 살고 있거나 혹은 직장 등으로 인해 생활권이 고양시인 사람 총 1200명을 30년 동안 추적·관찰·연구하는 프로젝트로, 이달 말부터 사과나무치과병원 주도로 시작될 예정이다. 정기적으로 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설문조사와 다양한 검사를 진행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쌓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 연구소는 진단키트를 이용한 미생물 분석, 노화와 관련된 인자 분석 등 코호트에 필요한 생화학적 분석과 리포트를 담당한다.

연구자로서 향후 계획과 바라는 바가 있다면.
우리 연구소의 본래 강점인 미생물 연구 분야에 나의 주 전공인 생화학분야를 접목해 구강암부터 대장암까지 각종 암과 대사증후군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로까지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사실 연구 분야라는 것은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한 분야다. 연구소에서 진행되는 실험은 늘 성공보다는 실패 횟수가 더 많기 때문이다. 목표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주는 미덕과 더불어 예산지원도 늘 아쉽게 느끼는 부분이다. 어떻게 하면 연구자들이 마음 놓고 연구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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