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경험 토대로 온·오프라인 밀며, 덕이로데오거리 활성화에 초점맞춰

오늘이 덕이동소상공인협동조합(이하 덕이동협동조합)이 이사한 날입니다. 4년 만에 둥지를 옮겼어요. 오늘 고생하신 조합사 무실 직원들에게 고맙고, 이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로데오거리 모든 조합원께도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조합사무실을 중심으로 조합원들과 덕이동의 전성기를 다시 맞이하도록 하겠습니다.” ‘덕이동로데오거리의 제2 전성기’를 말하는 강태식 덕이동소상공인협동조합장의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강태식 조합장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덕이동 로데오거리의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덕이동로데오거리는 1990년대 중후반 조성되기 시작한 초기 패션종합거리 중 하나로 20여 년 전만 해도 패션과 쇼핑을 조합한 트렌드 선도 거리였다. 대부분이 상설 의류·스포츠 쇼핑타운으로 패션1번지, 메인타운, 로데오타운 등이 단계적으로 조성 됐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로데오거리는 강태식 조합장에게 방향키를 맡겼다.
강 조합장은 강원도 춘천 금산리 박사마을이 고향으로 강원대 토지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4학년 10월경 전공을 살려 감정평가 법인에 취업했다. 열심히 일했지만 그만큼의 대가가 따르지 않았다. 1년을 못 채우고 미련 없이 첫 직장을 그만뒀다. 월급쟁이의 시작이자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공부에 미련이 남았고 유학을 준비하며 잠깐 동안 큰매형의 피혁(가죽)제품 사업을 도와줬다. 그때 유통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유학을 포기하고 현장에서 사업을 배웠다. 아무것도 겁날 게 없었던 20대 후반이었다. 새로운 사업에 젊음을 투자하고 유통을 배워 나갔다.

덕이동 로데오거리

브랜드의 중요성도 그때 알게 됐다. 유통의 미래를 꾸준히 학습하며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1994년 진강통상을 설립한 그에게 97년경 기회가 찾아왔다. 일산신도시에 대형 쇼핑몰이 오픈하기 시작했던 시기다. 품질에 타협하지 않고 제품력을 고집하며 유통시장에서 가죽 제품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부도를 맞고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갔다. ‘수익은 사회에 환원 한다’는 생각이 굳건해질 즈음, 지역 나눔을 위해 설립된 ‘사회적기업 고마운 손’ 상황이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그는 꼬박 6년을 자발적 무급 경영자로 일했다. 지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유명브랜드에 주문자 상표방식으로 완제품을 공급했다.

강태식 조합장의 연우 오프라인 스토어

“사업을 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알게 됐어요. 미래엔 기업의 사회참여와 네트워크가 대세라는 것을 확신했죠. 사업 생태계 구축에 눈을 뜨고, 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장애인을 고용해 제품을 생산했어요. 사업이 재밌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한동안은 무리 없이 잘 되나 싶었죠.”
하지만 과유불급이었다. 서로의 신뢰를 과신했고 40대 초반에 시련이 왔다. 정직하게 사업하면 누구나 다 알아줄 것이라 생각했지만 세상은 마음 같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일격으로 큰돈을 잃었다. 하지만 그 아픔보다는 사람과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그를 더 힘들게 했다. 8년 전 그즈음 덕이동 메인타운으로 사업장을 옮겼다.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열심히 했다. 또다시 기회가 찾아 왔다. 첫째 딸의 이름으로 론칭한 브랜드 ‘연우’가 2015년 국내 선두의 온·오프라인 면세점에 입점하게 됐다.
노력이 헛되지 않았고, 성장의 발판이 마련됐다. 늘 그랬듯이 열심히 했다. 서서히 사업은 안정을 되찾아갔고 면세점 사업은 안정 궤도에 오르고 있다. 자신감이 생겼고 지금의 위치에 도움을 준 덕이동로데오거리에 열정을 쏟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017년엔 덕이동 메인타운상가회장을 맡았다. 그는 우선 상인들과의 신뢰를 쌓아야 했다.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피혁제품만으로 세계 굴지의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그는 그 경험을 덕이동에 고스란히 녹여내려 한다.

“상인들 입장에서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어요. 그 열정을 인정해주신 건지 아니면 제대로 도전을 해보라는 격려였는지 저에게 덕이동협동조합장이라는 중책을 하나 더 주셨어요. 고마웠지만 부담도 컸죠. 그에 보답하고자 오프라인과 온라인 활성화로 새로운 전성시대가 오도록 할 겁니다.”
강 조합장은 그동안 지역 상권을 위해 소상공인진흥공단과 경기도·고양시의 지원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실제 지원을 받아 노후전기설비를 교체하기도 했다. 지금은 상권 활성화를 위한 매니저 제도의 인력 지원을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밴드도 활성화 했다.
“이제는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덕이동로데오거리의 명성을 이어가려 합니다. SNS을 이용해 ‘즐거운 거리, 신나는 거리’를 홍보하고 유튜브 채널 개설로 분위기도 띄울 겁니다. 당연히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도 있어야 하죠.”
‘연우’라는 브랜드를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티몰)와 아마존에 입점 시킨 그의 열정과 추진력이 덕이동로데오거리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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