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지 송파·과천 그린벨트로 발목 잡혀... 이전 결정권 쥔 문체부, 이달 용역착수 

경쟁지 송파·과천 그린벨트 발목
결정권 쥔 문체부, 이달 용역착수     
후발주자 서울 종로는 ‘다크호스’  
고양시, 유치추진단 새로 꾸려
 

[고양신문] 한국예술종합학교 유치전이 재점화됐다. 문체부가 이달 캠퍼스 이전 용역을 추진하면서, 올 연말에는 한예종이 옮겨갈 곳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문체부는 한예종의 이전지 결정권을 가졌기 때문에 이번에 추진하는 ‘한예종 캠퍼스 기본구상 및 확충방안 연구’ 용역(5개월 진행) 결과는 한예종이 자체적으로 했던 이전 용역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문체부 용역발주 공고안에 따르면, 기존에 한예종 차원에서 논의됐던 부지 외에 신규 후보지 등을 포함해 각각의 후보지에 대한 장단점이 비교·분석된다. 후보지는 한예종 자체 용역 때 검토됐던 ▲고양시 장항지구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과천시 선바위역 인근 ▲인천시 서구 연희동 아시아드 부지 ▲서울시 노원구 창동 차량기지 등 다섯 곳이 모두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문체부 용역에는 ▲서울시 종로구 세운4구역 ▲과천 인재개발원 부지 등 두 곳이 추가됐다. 후보지로서 장단점이 비교·분석되는 곳은 모두 일곱 곳이다. 

한예종은 2009년 6월 석관동 캠퍼스 부지에 있는 조선왕릉 중 하나인 ‘의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문화재청이 주변 시설 철거에 나서면서 캠퍼스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 한국예술종합학교 홍보영상

그런데 고양시 장항지구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의 후보지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기 때문에 이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방이동 후보지는 원래 그린벨트 구역이었다가 1979년 운동장 부지로 결정됐지만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달 1일부터 일몰제로 지정해제되어 다시 그린벨트 지역으로 관리된다. 송파구는 서울시에 그린벨트 해제를 요청 했지만, 서울시는 거부함으로써 한예종 캠퍼스 유치에 빨간불이 켜진 것. 

학생·교직원·학부모 등 한예종 구성원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 이상이 서울 송파구로 이전을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한예종이 아무리 송파구로 이전을 원한다 하더라도 이전지 결정권을 가진 문체부가 서울시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양시 관계자는 “캠퍼스 유치를 위해 송파구는 최근 한국예총과 힘을 합치기로 협의했다. 그렇지만 서울시가 그린벨트를 풀어줘야지 유치가 가능하다”면서 “관련 법령을 찾아봐야겠지만, 학교 유치를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예술의전당과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양호한 과천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선바위역 인근 부지와 인재개발원 부지를 합쳐 유치전에 대비하지만 두 부지 모두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인천시는 아시아드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접근성과 문화인프라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서울시 송파구와 과천시 후보지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고양시가 상대적으로 유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접근성이 뛰어난 종로구 세운4구역과 노원구 창동 차량기지 등 서울의 다른 두 곳이 후보라는 점에서, 고양시가 절대 유리한 것은 아니다. 특히 종로구는 도시재생구역인 세운4구역에 부지를 마련하고 후발주자임에도 발 빠르게 유치전에 대비하고 있다. 한예종 유치를 위해 홍정민 국회의원실은 “저희 의원실은 고양시와 함께 자료요청을 해서 서울 종로나 노원구가 유치를 위해 어떻게 대비하는지 모니터링 하면서 고양시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지난달 한예종 유치와 관련해 이재철 제1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추진단을 새롭게 조직했다. 이어 9일에는 첫 실무추진회의를 열어 유치 전략과 관련해 논의했다. 실무추진회의 관계자는 “부지조성원가로 부지 제공, GTX 개통, 방송영상밸리, 아람누리·어울림누리 등 고양시의 장점이 문체부에 어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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