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전 결혼하며 고양과 인연, 6대 시의원 지낸 석·박사 회장

“1988년 결혼을 하면서 고양군 성사리에 정착했어요. 남편의 고향이 성사동입니다. 대학을 막 졸업하며 결혼을 했으니까 32년을 원당에서 살았네요. 95년 원당초교 앞에 보람어린이집도 열었구요. 철없는 스물네 살 새댁이 이제 이렇게 성장을 했고, 고양생활 31년이 흘렀습니다.” 오영숙 고양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고양군 시절 나름 3대 도회지였던 원당을 공기 좋고, 인심 좋은 동네로 기억한다. 

오영숙 회장은 상생의 길을 강조했다.

원당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큰딸이 지어준 이름 ‘보람 어린이집’은 주민들의 관심과 도움, 그리고 투명한 운영으로 지역에서 큰 신뢰를 얻고 조금씩 성장했다. 그즈음 고양시어린이집연합 회장직을 맡으면서 어린이집 운영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에 답답함을 느꼈고,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컸다.
문제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야겠다고 생각해 시의원에 도전했다. 2010년 6대 고양시의원에 당선된 그는 어린이집 운영 환경 개선뿐 아니라 지역발전을 위해 밤낮으로 열심히 뛰었다. 4년 후 재선엔 실패했지만 어린이집 환경 개선과 지역발전을 위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주민 3500명의 동의를 받아 학생들 등하교길인 원릉역 지하보도를 안전하게 개선한 것은 그에게 두고두고 뿌듯한 일이다.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늘 배움을 갈망하고 학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유아교육 석사과정을 마치고 두원공대 보육복지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사회복지학 박사과정도 밟았다.

“꾸준한 학습과 현장을 중심으로 한 경험이 석·박사가 되는데 큰 도움이 됐어요. 이론만 알고 현장에 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다른 학문도 마찬가지지만 사회복지학은 배우면 배울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 지더라구요. ‘그래서 공부는 끝이 없다고 하는 거구나’를 절실히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쉼없이 공부할 생각입니다.”
많은 시간 지역을 위해 활동을 해 온 그에게는 다양한 직함이 붙었다. 고양시어린이집연합회장, 고양시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운영위원, 경기도시민회 이사, 고양시발전연구위원회 공동대표, 고양시교육발전심의위원회 위원, 고양시창안센터 이사, 고양시보행환경개선운영위원이다. 그중 고양시여성단체협의회장직에 애착이 크다.
고양시 12개 여성단체가 하나의 집합체를 이룬 여성단체협의회는 역대 협의회장들이 그랬듯이 오영숙 회장도 내·외부 영향에 끄떡없는 활동을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기획한 육아장려 ‘아빠와 육아골든벨’을 새로운 시도와 변화의 출발로 삼으려 했으나 코로나19로 무산됐다.
“자녀를 낳고 키우는 것을 사회가 적극 나서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재 저출산 원인으로 일자리부족과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주거비부담, 양육부담 등이 주 이유인데, 핵심을 못 잡고 있는 것 같아요. 고양시도 저출산 극복을 위해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은 고양시를 만들어야 하고 출산 장려에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미래가 안정적으로 구축된다고 봐요”라며 출산장려를 위한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여성단체협의회는 장애인을 위한 행사보조 봉사와 요양원 노인들의 영정사진 촬영, 양성평등 주간행사 주간, 한 자녀 더 갖기 운동, 배냇저고리 나눔행사, 육아골든벨로 저출산 극복을 위한 양육지원 등의 봉사를 하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조심스럽게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외에도 매달 정기 월례회의를 갖고 정보교환을 하며 아이디어를 나누고 고양여성네트워크 공감 워크숍과 일일찻집, 경기여성의날 행사를 계획 하고 있다. 또한 연중행사가 아니더라도 필요한 사업을 수시로 채택해 실시할 예정이다.
“협의회가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변화를 수용하고 여성들의 섬세함으로 그 매듭을 견고히 하려 합니다. 저 자신도 변화에 발맞추는 회장이 되려고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행동하는 협의회, 봉사하고 단결하는 협의회가 되도록 전 회원단체와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오 회장은 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최금숙 회장의 말을 늘 되새긴다. ‘여성은 조력자가 아니다. 일하는 여성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남성도 스스로의 할 일을 찾아가며 함께 상생해야한다는 것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성을 가르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존중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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