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이전 '가시화' 밝혀

210개 회원국… 국내 유일 IOC 경기단체
본부 건물 신축 · 각종 사업 확대 구상
고양시장-세계연맹총재 ‘이전 공감대 형성’
시의회도 ‘본부 유치 촉구 결의안’ 발표

“글로벌 스포츠도시 부상 기회 될 것”

이재준 고양시장(왼쪽),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만나 본부 이전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고양신문] 고양시가 세계태권도연맹(WT) 본부의 고양시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시 체육정책과 관계자는 “이재준 고양시장이 올초부터 조정원 WT총재와 수차례 회동을 갖고 본부 이전에 대해 구두 합의한 상태”라며 “현재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논의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세계태권도연맹은 대한민국에 주소를 둔 최초이자 유일한 올림픽경기단체다.

고양시의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에 발맞춰 고양시의회도 15일 임시회에서 김수환·김서현·이윤승 의원 등 여·야를 아우르는 18명 의원 명의로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유치 촉구 결의안을 발표하며 힘을 보탰다.

세계태권도연맹 본부가 고양시에 들어설 경우 WT총회와 집행위원회, 심판교육 등 크고 작은 국제회의가 개최돼 각국 태권도인들과 체육계 인사들의 방문 증대가 예상된다. 또한 장기적으로 국내외 태권도산업박람회, 각종 대회 개최, 박물관 설립 등 관련 산업 확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세계태권도연맹(WT, World Taekwondo)은 올림픽 정식 종목인 태권도 경기와 관련사업을 총괄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경기단체로, 210개 회원국을 거느고 있어 IOC에서도 손꼽히는 초대형 경기단체 중 하나다. 또한 지속적인 글로벌화가 진행되며 우리나라가 ‘종주국’으로서의 기득권만을 주장하기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체육계 관계자는 “IOC 올림픽 종목 35개 가운데 현재 아시아에 국제본부를 둔 종목은 배드민턴(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과 태권도(한국 서울) 단 2개”라며 “한국이 종주국이지만 역량을 강화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로 본부가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 올림픽 종목 채택 후 급격히 세계화가 진행돼 한국적 색채가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회는 지난해 3월 관련 법률(테권도진흥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태권도를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국기(國技)’로 법적 지위를 부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세계태권도연맹 본부는 단독 건물이 아닌, 서울 남대문 인근 빌딩의 한 층을 임대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어 국제적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줄곧 받아왔다. 이러한 연맹의 사정과 ‘글로벌 스포츠산업도시’로서의 역량 강화를 추진 중인 고양시의 관심이 맞물려 본부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미 지난해부터 연맹은 물론 문체부와 경기도 등 유관기관과의 조율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5월에는 세계 70여 개국이 참가하는 ‘2022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고양시 개최도 확정해 놓은 상태다.

고양시청 문예회관에 내걸린 '2022 세계태권도품새대회' 유치 축하 현수막.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유치 활동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유치의 핵심은 회의실과 세미나룸, 부대시설 등이 들어설 단독건물 건립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시유지 중 제공 부지를 물색하고 있고, 국비·도비 매칭을 위해 기재부, 문체부, 경기도 등 유관기관과의 설명도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고양시의 적극적인 본부유치 의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세계 속의 고양시, 글로벌 스포츠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태권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인의 글로벌 스포츠”라며 “세계태권도연맹 본부의 고양시 유치를 실현해 대한민국의 국기 태권도를 반석 위에 세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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