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새 기르기

바다 새 기르기

“옛날 어떤 바다 새가 노나라의 들에 와서 앉았다. 노(魯)나라 왕은 그 새를 모셔다 궁중에서 잔치를 베풀어 술을 먹이고, 순임금 시절의 음악인 구소(九韶)를 연주하여 들려주며, 맛있는 고기를 갖추어서 반찬을 만들어 대접하였다. 그러나 그 새는 어지러운 듯 보면서 걱정하고 슬퍼하며 한 조각의 고기도 먹지 않고, 한 모금의 술도 마시지 않다가 사흘 만에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가『장자(莊子)』에 실려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그 바다 새는 왜 그렇게 까지 잘 해주었는데도 고기 한점을 먹지 않고 결국 죽은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장자가 이미 지적해 놓았듯이, “왕 자신을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지,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지 않았다.(此以己養養鳥也 非以鳥養養鳥也)<至樂>”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로 인해 새는 죽은 것이다. 이 이야기는 자기식대로 상대에게 베푸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를 깨우쳐 주고 있다.
이제 상대의 입장도 생각해보며 살자. 바다 새를 바다 새로 기르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2004. 2. 24.)
김 백호 단일문화원 원장 www.dani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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