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딱딱한 관공서’가 아니다

클래식이 흐르는 지구대, 헬스장이 있는 동사무소.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주민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관공서의 변신이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산구 대화동 성저공원 앞에 나란히 위치한 일산경찰서 대화지구대와 대화동사무소가 바로 그 곳.
대화지구대(지구대장 배용석경감)는 올 초 주민친화적인 환경 조성 계획으로 건물 내외관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밝고 산뜻한 외관. 기존의 흰색 외벽을 황색으로 도색, 관공서 특히 지구대가 주는 경직된 이미지를 벗고 따뜻한 느낌으로 탈바꿈했다. 건물 상단엔 호수공원, 고양종합운동장 등 일산지역을 대표하는 장소와 경찰관이 대민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합성한 대형 사진이 마치 사진작품처럼 걸려있어 눈길을 끈다.
출입문 입구 양쪽으로는 화단을 조성, 민원인들이 지구대를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출입문에 부착된 스마일 스티커는 민원인들을 맞는 경찰관들의 마음을 애교있게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변신은 실내에 하루 종일 흐르는 클래식이다.
“이곳을 찾는 민원인 대부분이 불미스런 일로 흥분상태인 경우가 많아 음악을 통해 마음을 누그러뜨렸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했다”는 게 아이디어를 낸 배용석경감(33)의 귀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갖가지 화분과 꽃바구니가 놓인 실내가 지구대라기보다는 카페 같이 아늑하다.
음악을 직접 선곡한다는 배경감은 “아내가 음악치료에 관심이 많아 도움을 얻곤 한다”며 “험악한 분위기의 민원인들도 음악을 들으면서 한결 부드러워져 일이 원만하게 해결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대화지구대 옆 대화동사무소는 최근 3층에 문을 연 헬스장이 지역민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고 있다. 주민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60여평에 새로 증축해 마련한 헬스장의 현재 회원은 330여명. 여기에 대기자가 4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동사무소 헬스장 인기의 비결은 무엇보다 저렴하면서도 쾌적한 시설 때문. 이용료가 인근 헬스장의 절반 가격이지만 사방을 탁 터 시야를 넓힌 실내와 20여종에 이르는 최신 헬스 기구 등 시설이 결코 뒤지지않는다는 입소문을 타고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헬스장의 정경래 관리실장은 “경제적인 부담으로 운동을 미뤄왔던 노인이나 주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며 “사설이 아닌 관계로 인건비와 소모품비 등 기본운영비를 제외한 수익금 전액이 시설 재투자에 쓰이고 있어 주민들에게 보다 쾌적하고 유용한 공간이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곳을 이용하는 유영옥 주부(47 대화동 성저마을)는 “집 근처인데다 가격 또한 부담이 적어 편하게 이용하고 있다”며 “민원이 있을 때만 방문하다 운동을 시작하면서 거의 매일 드나들다보니 동사무소가 한결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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