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돈 번다” 유혹… 낙찰가 올려 차익 나눠 갖기도

지난달 25일 덕양구 S고등학교에서 신축 구내매점의 운영권을 놓고 공개입찰이 벌어졌다. 예상 입찰가는 1,320 만원. 이날 입찰엔 20여명이 응찰했는데 매점 운영권은 3,660만원을 써낸 서모씨 에게로 돌아갔다. 그런데 정작 입찰장에 나타난 사람은 서 모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현장에 있었던 응찰자 몇 사람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날의 입찰자 20여명 중 15명은 전문 브로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엔 서울과 인천을 비롯, 멀리는 광주에서 올라온 브로커도 있다는 것. 이들은 고양시 거주자로 응찰 자격을 제한한 입찰 규정을 맞추기 위해 고양시에 사는 친인척을 동원하기도 했다. 문제는 매점 운영권을 따내려는 응찰자들이 대부분 브로커들의 꾐에 넘어가 턱없이 높은 가격으로 응찰해 피해를 본다는 것. S고교 매점의 전 운영인 유 모씨는 연평균 순이익이 2,000만원도 안되는데 시설비를 따로 투자하고 3,600만원을 내면 인건비도 못 건진다고 말했다. 이날 낙찰에 성공한 서 모씨는 나중에 자세한 사정을 듣고 브로커의 말만 믿고 입찰을 맡긴 것을 크게 후회했다.
얼마 전 5000만원이 넘는 값에 낙찰된 B고교와 H고교의 매점 입찰에도 전문 브로커들이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브로커들은 입찰 희망자들에게 “연매출이 1억원은 웃 돈다“ 고 속인 다음, 입찰이 성사되면 입찰가의 10%정도를 수수료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치열할 경우에는 담합하여 수수료를 나눠 갖기도 한다.
이날 입찰에 참가한 한 주부는 “브로커들이 입찰가를 터무니없이 부풀려 운영 희망자와 실질 운영자에게 큰 손해를 주고 있다” 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학교 관계자는 적자를 메꾸기 위한 운영자의 비리를 걱정하며 브로커의 색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낙원 기자kimnackwo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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