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덕양구 선관위의 분위기는 아직 화기애애했다. 담소를 나누는 사람, 차를 마시는 사람, 친구에게 전화 거는 사람. 10분 뒤 2대의 버스가 개표함을 옮겨오고 감시원들과 경찰들의 삼엄한 경비 속에 개표함이 뜯어지면서 투표용지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곧이어 담소를 나누던 개찰부의 바쁜 손놀림이 이어졌다.

개표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개표장 안을 가득 메우고 각 정당 관계자들의 표정에서 여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플래시가 터지기 시작했고 운영위원들은 뛰다시피 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직은 한가로운 심사 집계부는 그 모습들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고장이 난 개표기에 십수 명의 사람이 달라붙어 수리를 하고 제 구실을 다 한 투표함은 분해되어 차곡차곡 쌓여갔다. ‘긴장하지 말고 연습하던 데로 하십시오’라는 방송이 나왔지만 관계자들의 얼굴에서 흥분과 긴장을 감추긴 어려웠다.

모든 부서가 바쁘게 돌아가고 그 중에서 한가한 사람들은 참관객들 뿐이다. 자정이 다가오고 개표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고 있었다. 새벽 12시 30분 경 선관위는 유시민 후보와 최성 후보의 당선을 알렸고 당선증 수여식이 이어졌다. 최성 의원이 연단에 서서 당선증을 받았고 곧이어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유시민 의원은 텔레비전 심야토론에 참석하느라 오지 못했다.

새벽 1시가 다가올 무렵 진행원들이 하나 둘 씩 빠져나가고 선관위 직원들과 몇 몇 기자들만 남아 마무리 작업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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