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삼섭 중부대 원격대학원장

설립 20년 맞는 원격대학원
첨단 LMS 강의 시스템 운용
내년 9개학과 총 280명 모집
본인 전공 외 융합적 공부 가능
“수준 높은 교수·학생의 시너지”

김삼섭 중부대 원격대학원장은 36년간 교수 생활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유치장에 갇힌 제자를 구하기 위해 애쓴 것을 꼽았다. 그는 “대학이 지역에 요구하기 보다는 지역을 위해 필요한 일을 먼저 찾아서 하는 데에 먼저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삼섭 중부대 원격대학원장은 36년간 교수 생활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유치장에 갇힌 제자를 구하기 위해 애쓴 것을 꼽았다. 그는 “대학이 지역에 요구하기 보다는 지역을 위해 필요한 일을 먼저 찾아서 하는 데에 먼저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양신문] 중부대 원격대학원이 내년이면 설립 20년을 맞는다. 2001년 국내 최초로 대학원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나섰을 때 주목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한 성장을 이어와 5000명 가까운 졸업생을 배출했고, 특히 요즘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 수업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더욱 커지며 이목이 더 쏠리고 있다. 김삼섭 원장을 27일 고양캠퍼스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 들어봤다.   
  
특수교육학이 주 전공분야인데 해당분야를 공부하게 된 계기는.
공주사범대 교육학과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은사님이던 이상우 교수님께서 국립대 최초로 특수교육학과가 신설될 테니 특수교육을 전공할 것을 권유받았다. 1980년대 초반에 특수교육 분야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분야인데다 학문적으로도 미개척 분야였기에 은사님 덕분에 새로운 분야를 접할 수 있어 늘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학문분야에서 평생 공부를 이어올 수 있어 보람도 무척 크다.  

2001년 국내 최초로 원격대학원 설립 이후 내년이면 개원 20주년을 맞게 된다. 온라인 강의가 활발하지 않던 당시 대학원 과정을 온라인으로 하게 된 배경, 그리고 현재 현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01년은 우리가 IMF 구제금융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창 애쓰고 있었고, 미국에서는 9.11테러가 일어나면서 세계질서가 요동치는 등 격변의 시기였다. 

또 IT붐이 일면서 인터넷이 일상화 되고 모든 분야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기 시작했다. 당시 김대중 정부 하에서 2001년 3월 최초의 사이버대학인 서울디지털대학교가 설립됐고, 교육부에서는 대학원과정도 사이버로 할 수 있도록 요구했고, 그해 11월 오직 중부대와 숙명여대만이 설립요건을 충족해서 정직 인가를 받았다. 

2002년 정식 개원 후 대학, EBS, 군인공제회, 산업체 등 다양한 기관과 협약을 하며 꾸준히 성장을 이어왔다. 올해 4월 현재 9개 학과 280명 정원에 총 895명이 재학 중이다. 그동안 배출된 4368명의 졸업생들은 한국 교육계 등 공공 분야는 물론 민간 분야 등 각계각층에서 핵심적이고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21학년도에도 총 9개 학과에서 280명을 모집하던데,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과가 있다면.   
기존의 교육행정경영학과, 교육상담심리학과, 교수학습컨설팅학과, 사회복지상담학과, 진로직업컨설팅학과는 오랫동안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올해는 장애인권교육과와 정원문화산업학과가 신설됐고, 내년에는 스포츠비즈니스학과와 뷰티비즈니스융합학과가 개설된다.

장애인권교육과는 전국 최초로 장애인권교육 전문가를 대학원 과정에서 양성하고 있다. 정원문화산업학과는 부가가치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웰빙, 건강, 치유농업, 그린케어 등 그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에 부합하는 전공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산업의 각 분야에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스포츠비즈니스학과, 점점 더 고급화 돼가고 있는 미용산업 분야를 미디어와 문화 등 제 산업과 융합하고 연계하면서 시대에 맞는 뷰티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뷰티비즈니스학과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시대상황의 변화에 발맞춘 미래지향적 전공분야를 계속 발굴해 개설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교육 시스템에 대한 대 변혁이 요구되고 있다. 기존 대학들이 과연 미네르바 스쿨과 같은 혁신 시스템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고,  20년 전부터 이미 원격교육을 해오고 있는 원격대학원의 시스템은 미네르바와 비교하면 어떠한지. 
벤 넬슨이 창립한 미네르바 스쿨은 대학계의 스타트업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혁신 대학으로, SAT나 토플 점수에 관계없이 학생을 선발하고, 최첨단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구축해 전 세계를 무대로 수업을 이어가다 보니 하버드대학보다 입학이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특히 미네르바의 모든 수업은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Active Learning Forum(ALF)이라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소규모 온라인 세미나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깊게 생각하고, 비판적 사고능력과 효율적인 의사소통 능력까지 키우는 경험을 하고 있다.

올해 갑자기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고조됐고, 이제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시대의 대세이기 때문에 국내 대학들도 한층 강화된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거스르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대학도 교수도 학생도 변화할 수밖에 없는 시대다. 

중부대 원격대학원은 지난해 거액을 투자해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를 도입했고, 최신 트랜드 기술(AJAX Toolkit)을 적용하고, 다양한 교육방식 지원, 학습효과 극대화, 교수학습 극대화, 강력한 평가(e-test), 운영의 편리성을 내세울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국내에서 코로나 사태 와중에 큰 차질없이 비대면 수업이 진행된 몇 안 되는 대학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원격대학원의 LMS 덕분이다. 이 LMS를 바탕으로 준 포럼(Quasi-Active Learning Forum) 강의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도 갖고 있다.

중부대 원격대학원의 지속적인 성장 배경을 무엇으로 진단하나.
교수진의 수준이 굉장히 높고, 입학하는 학생들의 수준도 높을 뿐더러 열정이 엄청나다. 이미 석사학위를 가진 학생들이 입학하는 것은 다반사고, 각 분야에서 일하며 학업에 대한 욕구가 큰 학생들이 입학하다보니 시너지가 났던 것 아닌가 싶다. 

자신의 전공 외에 다른 과의 수업도 9학점까지 들을 수 있어 융합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며 지원이 줄을 잇고 있다. 자신의 꿈을 가지고 시간을 내 공부를 하려고 하는 학생들과 졸업생들의 탄탄한 네트워크도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원격대학원에 대한 명칭, 브랜딩화 등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지역에서 대학은 지역 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기르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대학과 지역이 상생·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원격대학원뿐 아니라 중부대 전체가 변혁적 대학, 시민대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여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대학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대학이 지역에 요구하기 보다는 지역을 위해 필요한 일을 먼저 찾아서 하는 데에 먼저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교육자로서 살아오면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 그리고 학생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36년간 교수 생활동안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유치장에 갇힌 제자를 구하기 위해 검사에게 머리 숙이며 통사정해서 학생을 데리고 나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 제자들에게 ‘사람은 능력으로 일하는 게 아니라 인간관계로 일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협동하면서 함께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좋은 인간관계야 말로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답다’라는 말도 좋아한다. 교수는 교수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목사는 목사답게 등 사회 각 분야에서 ‘OO답게’가 제대로 실천된다면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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