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22일 덕양구 화정역 인근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 앞에 시민들이 긴 줄을 서 있다. 이 긴 줄은 이제 우리 삶을 상징하는 풍경이 되어 가고 있다. 올 한해, 우리는 코로나 때문에 삶이 왜소해졌다고, 마땅히 얻어야 할 행복이 줄어들었다고, 이 사회를 지탱하는 것이 기껏 사람 사이의 ‘거리’가 되어버렸다고 불평했다. 코로나19가 덮친 올해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에 대한 감수성이 확 바뀐 적은 없었다. ‘거리’가 ‘배려’가 된 어처구니없는 세상을 불평하다가도, 이만한 배려가 없다는 것을 사진 속 어중간하게 떨어져 있는 긴 줄의 사람들이 각자 증명하고 있다. 이 추운 겨울 긴 줄에 선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나와 너의 경계를 허무는 따스한 정인지도 모른다. 이 긴 줄이 새해 신축년 어디쯤에서는 끊어졌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사진=남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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