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문이교(出門而交)

정이천(鄭伊川) 선생은 『이천역전(伊川易傳)』<수괘(隨卦)>에서 “사람의 마음은 친하고 사랑하는 자를 다분히 따르게 되어있다. 일반적인 사람의 정황은 사랑할 때에는 상대방이 옳게만 보이나, 미워할 때에는 그르게만 보인다. 그러므로 아내와 자식들의 말은 비록 잘못 되었더라도 따르는 경우가 많지만, 미워하는 사람의 말은 비록 좋은 말일지라도 나쁘게 생각한다. 진실로 친하고 사랑하는 사람만 따른 다면 이는 사사로운 정을 준 것이니 어찌 올바른 도리에 맞겠는가?”라고 하였다. 사사로운 사랑과 미움은 편향된 시각을 낳는 근원이 될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사사로운 감정을 극복하여 바른 시각을 유지할 수 있게 될까? 이천선생은 “문 밖에 나가 사귀어야 공이 있다.(出門而交 則有功也)『周易』<隨卦初九>”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자기편만 옳다는 편향된 시각에 빠지지 않으려면 문밖에 나가 상대방의 의견도 귀담아 들으라는 것이다. 상대방을 극단적인 눈으로만 바라보는 지금 한국사회를 바라볼 때, 다들 대문 밖으로 나와 사귀어야 공이 있을 시점이다.(2004. 4. 27.)
김백호 단일문화원 원장 www.dani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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