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스크린 경마' 사행성 조장 심각

*<스트레이트>
-문화상품권으로 도박을 즐긴다?
-신종 '스크린 경마' 사행성 조장 심각
문화생활을 위해 사용돼야 할 문화상품권이 ‘도박’을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
최근 문화상품권을 이용한 신종게임 ‘스크린 경마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에도 불구 불법행위 단속미비와 관계법령의 미비로 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고양시도 최근 2달간 화정·정발산·주엽동 등 주요 역 근처를 중심으로 10곳 이상이 생겨 일반시민이 ‘스크린경마장’으로 몰리고 있다. 일반 게임장으로 등록된 신종 ‘스크린 경마게임’은 경마를 즐기는 수준을 넘어 하루 24시간 사설도박장처럼 운영되는 양상.
또한 상품권은 현금 환전이 불법이지만 속칭‘깡’을 이용 바로 환전이 가능하다.
‘스크린 경마게임’은 사행행위에 대한 규제를 받지 않고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아 성인게임기와 청소년게임기 비율 6대4만 지키면 어디든 설치할 수 있어 급속도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영업신고 시 만 규정을 지켜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은 후 단속의 허점을 이용 모든 게임을 경마게임기로 운영하는 실태.
배당금을 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실제경마와 똑같은 이미지와 시스템을 도용 해 대한 마사회에서도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관계법령의 미비로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다.<관련기사0면>

*-경마게임장 풍경
-‘잠 잘 시간이 없어요’
지난 30일 오후 9시 40분 일산 A경마게임장.
어두운 조명에 눈앞에는 영화장서나 볼 수 있는 한 대형 스크린이 보이고 게임을 하기 위해 번호표를 지급받으며 기다리는 사람만도 10여명. 60평 남짓한 게임장에 대략 60대 정도의 게임기가 작동되고 스피커에서는 “1번마~ 1번마가 3번마를 따라 잡습니다“라는 실제경마장 유사한 방송이 들린다. 모든 사람들이 대형 스크린을 바라보며 게임에 빠져있다. 기자도 번호표를 받아 1시간 넘게 기다린 후에야 자리를 잡았다. “저 처음인데 어떻게 하죠“라고 묻자 한 종업원이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주위에는 온통 담배연기가 가득하고 주위는 웅성거린다. 만원짜리를 투입하자 500원짜리 주화로 “따따따~딱“소리를 내며 교환된다. 한 개를 투입하자 10점씩 점수가 주어져 총 200점이 credit이라고 써진 곳에 표시됐다. 경마와 똑같이 단식·연식·복식으로 나뉘어져 1항목 당 50점을 배팅 할 수 있어 다 합치면 최고 6,650점, 돈으로 따지면 33만 2,500원을 한판에 배팅할 수 있다는 계산. 1경기를 하는데 준비시간까지 합치면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인지 급한 성격의 한국인에게는 1경기에 40분가량이 걸리는 마사회의 실제 경마보다는 신종 스크린 경마게임을 즐기는지.
게임에 배당률은 기계마다 다르지만 현재 가장 손님들이 가장 애용하는 Royal Grand Prix라는 기계. 이 게임기는 최고 배당률이 999,9배.

20분정도가 지나자 점수가 바닥이 났다. 만원을 더 투입했다. 옆자리에 있던 한 손님에게 “하루에 얼마 정도를 게임에 쓰세요“라고 묻자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정도 하죠“라며 “오늘은 잘 터지질 않네“라고 말했다.
운이 좋게 15배당에 맞아 상품권 한 장을 뽑을 수 있었다. 은행직원 같은 옷차림을 한 여직원은 손님들에게 커피와 담배 심부름을 하며 바쁘게 움직인다.
게임기에 설치된 벨을 누르자 여직원이 다가왔다.“저~ 물수건과 커피한잔 주실래요?“ 부탁하자, 당연한 듯 “네“하고 흔쾌히 갖다 준다. 손님들은 높은 배당이 터졌을 때 환호하는 목소리와 ”에이~“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들린다.

짧은 스포츠머리에 한 하얀 체육복을 입은 손님에게 "자주 오시나 봐요"라고 묻자 "본업인 카드도박을 할 시간이 없다"며 "월 화 수는 카드에 목요일은 경정 금요일은 경륜에 주말은 경마 나머지 저녁· 새벽시간은 스크린경마로 잠잘 시간이 없어 죽겠다"고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한 사람은 배가 고팠는지 컵라면을 하나 시킨다. 덩달아 나도 하나 시켰다. “얼마죠?“ "공짠데..."답한다. 주위에는 사탕을 먹을 수 있게 바구니에 사탕이 가득 담겨져 있다. 하루에 12시간을 근무한다는 여직원은 120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다고.

3시간이 지났을까 15만원을 투입해 문화상품권 4장을 건졌다. "이거 어디서 교환하죠"라고 묻자 뒤에 주차장에 가보라는 말. 검은 그랜저 승용차에 '상품권 삽니다'라는 조그만 팻말을 걸려 있다. 1장당 5,000원하는 상품권을 주자 장당 500원을 깡하고 만 8천원을 받았다.

*스크린 경마장
-‘황금알을 낳는 거위’
-한달에 1억은 거뜬
경마게임은 주화 500원을 넣으면 기본 10점이 주어진다. 계좌당 최고 베팅점수는 50점. 베팅한 계좌의 말이 입상하면 배당을 받는다. 배당은 기계에 따라 최고 999.9배. 업체관계자는“전체를 100으로 계산했을 때 40~30을 가게주인에게 돌아가게 조정할 수 있다”며 “한 달이면 쉽게 한 장(1억)의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손님이 안 올 것을 우려 주인이 적당히 조절한다”고 말했다. 게임기 당 가격은 600만원이 호가해 보통 게임장마다 40대 이상을 설치 5억 이상의 비용이 든다.


배당점수가 100점이 되면 5,000원짜리 상품권이 지급된다. 영 상물등급위원회는 경마게임기를 󰡐성인용 게임󰡑으로 분류했다.
스크린 경마장의 경우 일반게임장으로 등록되어 보통 성인게임물과 청소년 게임물의 비율이 6:4정도로 규정되어 있음에도 실제 게임장에는 모든 게임기가 스크린 경마게임기로 가득 차 있는 실정이다.
구청에서 게임장 영업허가를 받은 이후 청소년 게임물은 모두 빼고 그 자리를 경마게임기로 대치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양시의 스크린 경마 게임장의 경우 최근 원당·화정을 비롯해 일산·행신동 등 최근 2달 동안 새로 생긴 업소가 10곳을 넘는 상황이다. 고양시 10곳의 스크린 경마게임장을 조사한 결과 1곳만 규정을 지키고 있고 대부분이 청소년 게임기는 전혀 없고 다른 곳에 3~4개의 오락기가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일산구청 관계자는 “단속을 나가도 경찰서 의뢰· 진술확보· 청문절차 등을 거친 후 이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행정처분이나 과징금을 부과하는 상황이다”며 “사법권이 없어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스크린 경마장의 경우 청소년이 아닌 성인들이 주요 손님이어서 성인게임기와 청소년게임기의 6:4 규정이 의미가 없다”며 “관련법 규정의 현실적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단속을 하더라도 몇 십 만원하는 과징금이나 벌금에 아랑곳 하지 않는 상황. 단속으로는 불법 탈법이 없어지기 힘들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문화상품권의 경우 게임을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환전이 불법이어서 편의점이나 주차장에서 눈을 피해 수수료를 속칭‘깡’을 하고 환전해 준다. 대부분이 1장당 500원~ 400원.

사정이 이런데도 사법당국은 적극적 단속에 나서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단속근거가 마땅치 않기 때문. 고양 경찰서 관계자는 “ 상품권을 재매입하는 과정을 직접 현장에서 적발을 해 가게주인과 관련성을 잡기는 심증만 있을 뿐이다”며 “현실적으로 잠복근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포켓 문화상품권‘을 발급하는 A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30여 곳이 넘는 대리점에서 대부분이 2~3%로 판매한다. “주 고객 대부분이 게임장을 운영하는 주인이다“는 답변 뿐 매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문화상품권의 경우는 면세혜택으로 무한정 발급이 가능하고 관련법의 부재로 규제할 방법이 없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스크린 경마게임이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나 베팅상한액과 지급최고액의 하향조정 요구 분 정부 측 대응은 소극적이다.
마사회는 최근 "실제 경마와 유사한 형태의 게임 프로그램을 갖춘 게임장이 마치 사설 도박장처럼 운영되는 사례가 많아 사회적 폐해가 우려된다" 며 "이들의 실태를 파악해 불법 행위는 단속하고 관련 법규를 개정, 강화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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