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원 고양동주민자치회장

고양시주민자치협의회장을 지낸 지용원 고양동주민자치회장을 만나보았다. 지용원 회장은 2008년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간사와 부위원장, 위원장을 거치며 고양시주민자치협의회장을 역임한 ‘주민자치 전문가’다. 지난해 10월, 26명 회원의 주민자치회로 전환하면서 초대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단독후보로 나와 거의 추대 형태로 회장이 되었어요. 지역에서 신임한다는 의미라 생각되고 그간의 활동과 노력이 보람으로 느껴졌지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지용원 고양동 주민자치회장은 “주민자치란 지역의 현안을 찾아서 주민들이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용원 고양동 주민자치회장은 “주민자치란 지역의 현안을 찾아서 주민들이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외지인에서 주민대표로
그는 13년간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마을신문제작을 꼽았다.
“문화분과장을 맡아 마을신문인 ‘높빛신문’을 창간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직접 기사 쓰고 각 단체 소식을 취합해서 신문에 담아 위원들과 함께 아파트와 상가마다 다니며 신문을 배포하며 신나게 일했지요. 지금 생각해도 잘 했고 뿌듯한 일이었습니다.”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도농복합동인 고양동은 10여 년 전만 해도 마을활동은 대부분 ‘토박이’들이 맡아서 했다.
“처음 위원회에 들어갔을 때는 ‘외지인’이라 불리며 굴러들어온 놈이 무슨 일을 벌이냐는 말도 들었죠. 자고 일어나보면 죽일 놈이 되어 있기도 했는데 뭣 때문인지 알 수가 없어 답답했던 때도 있었어요”라고 회상했다. “언젠가는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인내하며 화합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지금은 화합도 잘되고 서로 힘이 되어주고 있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주민자치 부흥 토대 마련
지 회장은 2019년 4월부터 덕양구협의회장을 맡았고 이어 고양시협의회장도 맡아 고양시 주민자치의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서 왔다. 
“협의회장을 하면서 고양시 자치의 변화를 꾀하려 노력했어요. 2019년에 주민자치 활동예산이 대폭 삭감됐어요. 위원장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와 협의해 2020년에는 삭감됐던 마을축제와 마을신문 등의 예산을 되살렸는데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임기를 마친 것이 많이 아쉽지요. 고양시의 주민자치가 부흥할 토대를 마련하고 퇴임해 보람은 남습니다.”
시협의회는 조속한 주민자치회 전환을 시에 건의해 2020년 5개 동으로 확대전환하고 2023년 전체 동 전환을 결정하는 동력을 마련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는 39개 동에서 모금활동을 해 500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마을활동을 이끌어온 지용원 회장이 생각하는 주민자치란 무엇일까 궁금했다. 
“주민자치란 지역의 현안을 찾아서 주민들이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러 제약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함께 극복하며 문제를 해결해야겠지요.”
지 회장은 주민자치위원회는 임의단체 성격이라 대표성이 미약했으나 주민자치회는 법률로 보장된 대표성을 띤 단체라고 설명한다. 쉽게 말하면 “너희가 뭔데 나서?”라는 질문에 대응할 수 있는 단체라는 것이다. 그런데 단체가 활동하려면 가장 큰 문제는 재정이다. 그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는 주민세에서 지원하는 것이고, 둘째는 수익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주민자치회에서 수익사업을 하려면 법인화해야 하는데 각 동이 법인 만드는 것은 어려우니 공동법인화해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용원 회장은 주민화합을 기반해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환경, 청소년, 균형발전을 모토로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수상 비결은 주민화합, 지속성
고양동은 상복이 많은 동네다. 최근 몇 년간 주민자치대회에서 각종 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양·식사·대화동이 연합으로 제12회 경기도주민자치대회 대상을 받았고, 고양동 단독으로는 전국대회에서 네트워크 부문 우수상, 고양시 주민자치평가에서 장려상과 공로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나갔다하면 상 받는 동네’가 된 비결은 무엇일까. 지 회장은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하고, 지속사업을 한 것이 평가된 것”라고 말한다. 마을축제가 확장되어 벽제관지를 테마로 한 영조행차까지 성장했고, 마을 곳곳에 벽화그리기, 전신주 불법광고물 부착방지시설 등을 3년 연속 지속사업으로 진행했다. 보여주기 식으로 한 번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원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수상의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자발적 모임, 마을문제 해결에 동참
고양동에는 현재 5개 특별위원회가 현안을 함께 해결해 나간다. 고양동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고양동범대책위원회, 도서관건립을 추진하는 도서관 TF팀, 고양동운동장 TF팀, 복지기금위원회, 문화재활성화 TF팀이 활동 중이다. 특히 고양동범대책위원회는 동물화장장, 건조장, 레미콘공장, 버스노선 축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 마을문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고양동은 다른 동네에 비해 주민들의 자발적 모임과 활동이 많다. 동아리도 많고, 직능단체 활동도 활발하다. 서로 성격이 다른 단체가 많다보면 잡음이 나기 쉬운 법이지만 고양동은 나름 화합해가며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복날이면 각 단체가 함께 복달임을 하고, 연말에는 복지회관에서 합동 송년회를 열어 자주 얼굴보고 소통하다보니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서로 포용하게 되었단다. 지용원 회장은 “앞으로 주민화합을 기반으로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환경, 청소년, 균형발전을 모토로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