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학 식사동 주민자치회장

차정학 식사동주민자치회장 변화 많고 성장하는 마을 식사동의 주민대표기구인 주민자치회가 지난해 10월 16일 39명의 회원으로 출범했다. 초대회장으로는 차정학 전 주민자치위원장이 선출됐다. 차 회장을 만나 지역사회 봉사와 주민자치회 이야기를 들어본다.  
‘식사동’하면 위시티 아파트 단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견달산 아래 자연부락을 포함한 도농복합마을이다. 가구공장을 비롯한 소규모 공장이 밀집했던 곳이 아파트 단지로 변모하며 인구가 늘어났고 현재 식사2지구 개발로 인구수 4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앞으로 식사3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인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곡~시청~식사동을 잇는 트램 신설이 결정되면서 동네가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차정학 주민자치회장은 "식사동을 행복하고 살맛나는 동네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차정학 주민자치회장은 "식사동을 행복하고 살맛나는 동네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역자원조사로 행복한 동네 만들기
식사동주민자치위원회는 고양시 주민자치센터 운영평가에서 2018, 19, 20년 3년 연속 우수상을 수상하며 활발히 활동해왔다. 차 회장은 주민자치위원장을 3년 역임하고 자치회장으로 선출됐다. 
고양시일산동구주민자치협의회장으로도 활동 중인 차정학 회장은 “우리 식사동 마을분들이 주민자치회장으로 뽑아주시니 행복하다. 그 응원에 힘입어 식사동을 행복하고 살맛나는 동네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주민자치위원장 첫해인 2018년, 위원회에서 지역자원조사를 통해 공양왕이 묵었다는 어침사 터, 200년 된 노거수, 100년 된 한옥, 견달산천 발원지 등을 답사하고 마을축제에서 견달산기우제를 재현하기도 했다. 역사 지리적 가치가 있는 곳을 발굴해 자라나는 어린세대에게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정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2월부터 코로나에 발목을 잡혀 3~4월에는 회의도 못하고 임시회의만 했지만 위원들과 아이디어를 모아 식사동생태교실, 숲교실, 가족팡팡 체조교실, 가족팡팡 아기교실 등 계획했던 사업들은 잘 수행해 보람있는 한해였다. 

지난 2019년 식사동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센터 운영평가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9년 식사동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자치센터 운영평가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34살에 시작한 마을 봉사활동
차 회장은 33년 전 식사동으로 집과 사업체를 옮겨와 지금도 자연마을에 살고 있다. 
“당시는 소와 닭을 키우는 농가가 있었고, 가구공장이 있었어요. 양계업이 잘 안되니까 옮겨가고 그 자리에 공장이 들어서기 시작하던 무렵이죠. 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 이 지역이 앞으로 개발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집터 200평을 사서 집을 짓고 공장을 옮겨왔어요. 그때 450여 개의 공장이 있었지요. 여기 들어올 때는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했어요.”
특수도색을 하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34살부터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등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낮에는 회사일하고 밤이면 의용소방대로 활동한 것이 15년이나 된다. 주민자치위원으로도 10년 넘게 활동했다. 
“새벽에 화재가 많았어요. 낮에는 공장 운영하고 밤이면 화재예방 순찰도 하고 화재발생하면 불 끄러 출동했지요. 80건 이상 화재진압을 했던 것 같아요. 소화기 5대로 소방차 오기 전에 화재를 초기 진압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초기 진압을 못했더라면 공장이 전소되고 피해가 컸을 텐데 다행히 소화기로 막았던 거죠. 보람있는 일이었어요.”
30대에 기업을 운영하면서 봉사활동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계기가 궁금했다.
“저 자신이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가졌었고, 의용소방대 모집 현수막을 보고 찾아가게 된 거죠.”
성심껏 활동하다보니 주변사람들의 권유로 활동범위가 넓어졌다. “지금은 주민자치회 활동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활동한 후 나를 위해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며 결의를 다졌다.

메모광 차정학 회장은 매일 있던 일들을 꼼꼼히 기록한다. 주민자치 활동사진도 앨범에 보관하고 있었다.
메모광 차정학 회장은 매일 있던 일들을 꼼꼼히 기록한다. 주민자치 활동사진도 앨범에 보관하고 있었다.

참스승 가르침 마음에 새겨 자수성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최 회장은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가난한 시골소년이었던 그는 초등학교 때 전교회장을 할 만큼 리더십도 있고 똑똑했다. 집안 형편상 중학교 진학이 어려워지자 교장선생님이 중학교 등록금 대주겠다고 했지만 아버지는 장남이니 돈을 벌어오라고 했다. 15살에 서울 올라와 공장에 취직해 특수도색 기술을 배웠다. 19살에 공장을 인수해 미광산업을 설립했다. 지금은 연 4억원의 세금을 내는 사업가다. 성실납세자로서 2020년 3월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은 교장선생님이다. 교장선생님은 어린 제자에게 200여 통의 편지를 통해 가르침을 전했다.
“가난한 자는 신용으로 성실히 재산을 모아야 한다, 한 가지 일에 도사가 되고 박사가 되어야 성공한다, 사람은 배워야 한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삼국지의 지혜, 맨주먹으로 성공한 대기업 총수의 이야기를 적어주시고 책도 보내주셨어요.”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야학을 다니다 검정고시도 치렀다. 교장선생님이 강조한 근검 절약 저축을 생활화해 성공할 수 있었다. “내 생애 그런 멘토는 다시 없다”는 차 회장. 착하게 살라고 한 교장선생님의 뜻을 따라 해마다 불우이웃돕기에 1000만원 이상을 기부한다. 
메모광이라 모든 것을 기록하는 차정학 회장. 일기처럼 매일 있던 일과 사건을 꼼꼼히 기록해 보관하고, 주민자치 활동사진도 앨범에 끼워 보관하고 있다. 오늘의 인터뷰도 다이어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꼼꼼함과 넉넉한 마음으로 식사동 주민들의 뜻을 모아 ‘살맛나는 식사동 만들기’라는 목표를 이루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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