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도시 ‘갈대샛강’ 시민생태모니터링 중간보고회

작년 시민과학생태조사단 꾸려
에코코리아+시민 등 15명 참여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 확인
10회 조사, 올해에도 지속

[고양신문] 파주출판도시 갈대샛강 시민생태모니터링 중간보고회가 4일 출판도시 지혜의 숲’ 1층 대회의실에서 두 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이번 보고회는 출판도시문화재단 주최, ()에코코리아 주관으로 열렸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사전접수한 30명만 참석한 채 진행했다. 보고회에는 모니터링단, 파주시민,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국, ()입주기업협의회 사무국이 참여했다. 박경수 뜨인돌출판사 기획실장의 사회로 1부에서는 이은정 ()에코코리아 사무처장의 갈대샛강시민생태모니터링 활동보고, 한동욱 PGA생태연구소장의 모니터링 결과보고, 2부에서는 토크콘서트 생생 이 진행됐다.

지난해 시민모니터링단 구성

2019년 뜨인돌출판사의 고영은 대표가 출판도시문화재단 제4대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고 이사장의 출판단지를 생태문화단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갈대샛강 생태와 관련한 여러 고민 끝에 2020년 시민과학생태조사로 방향을 정하고 갈대샛강 시민모니터링단을 구성했다.

샛강습지에서 관찰가능한 모든 생물종을 조사하기로 하고, 출판도시 내부와 지역사회에 참여를 요청해서 15명이 조사단원으로 합류했다. 조사단장은 강맑실 사계절출판사 대표가 흔쾌히 맡았다.

[사진제공=에코코리아]
[사진제공=에코코리아]

식물, 곤충, 조류 팀으로 나누어 각 팀마다 ()에코코리아 모니터링팀과 시민이 구성원이 되어 조사와 기록을 함께하고 있다. 시민과학프로젝트 애플리케이션인 네이처링에 미션방을 만들어 출판단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도 공유하고 있다. 1회 진행하는 조사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면 미션방에서 활동해도 된다. 시민모니터링단은 지난해 6251차 조사를 시작으로 올 1월까지 8회 정기조사, 동절기 추가조사 2회를 진행했다. 2021년에도 조사는 진행된다.

강맑실 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2003년 입주해 심학산 기슭의 출판사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수많은 새소리 들으며 사는 출판도시인데 안타깝게도 샛강이 많이 오염되어 있고 심각한 상태라고 해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도 했다. 시민모니터링이 단지 안에서 개선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더 좋은 환경으로 변화시켜나갈 방향을 제시할 첫걸음을 내디뎌준 단원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겨울에 갈대샛강을 찾아오는 멸종위기종 2급 큰기러기. [사진제공=에코코리아]
겨울에 갈대샛강을 찾아오는 멸종위기종 2급 큰기러기. [사진제공=에코코리아]

7개월간 멸종위기종 금개구리, 흰꼬리수리 등 523종 기록

한동욱 소장의 모니터링 결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월 1회 조사 결과 523종의 생물이 기록됐다. 봄 조사를 진행하면 전체 종수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출판단지를 관통해 흐르는 갈대샛강과 유수지에서 새 79종이 관찰됐다. 특히 겨울에 월동하는 새가 많이 찾아와 새 종수가 껑충 뛰었다. 멸종위기종 1급인 흰꼬리수리, 저어새, 2급인 큰기러기, 개리, 노랑부리저어새, 참매 등 멸종위기종 8, 천연기념물 6종이 확인됐다.

멸종위기종 2급인 맹꽁이가 알부터 올챙이, 성체까지 전 생활사가 관찰됐고, 금개구리도 확인됐다. , 두더지, 시궁쥐 등은 흔적만 발견돼 야간 센서 카메라 설치를 파주시와 협의 중이다.

노랑부리저어새. [사진제공=에코코리아]
노랑부리저어새. [사진제공=에코코리아]

한 소장은 제언을 통해 유수지에서 낚싯줄이 다리에 감긴 노랑부리저어새가 포착됐다며 긴급구조시스템과 야간 낚시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류사체를 다른 새들이 먹는 것이 확인되어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방지를 위해 조류사체 조기감시 및 신속제거 체계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민생태모니터링 지속성을 위해 파주시, 출판문화재단, 입주기업협의회 등의 협업기구 (가칭)‘출판도시생태위원회가 필요하며. 누적된 생태지식의 문화콘텐츠로의 활용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 소장은 기존에 갈대샛강에서 5가지 조사보고서가 있다. 앞선 3회의 조사에는 생물조사가 없고, 2001년과 2009년 조사에는 생물종이 있다. 2001년은 새 조사결과만 있고, 2009년에는 299종이 조사됐다. 전문가 조사는 일정기간에 시행되기 때문에 특정 종만 기록된다는 단점이 있다. 시민모니터링으로 진행하면 오고가며 더 자주 더 많은 종을 기록할 수 있고, 그 데이터가 재단에 쌓여 출판단지 시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이것이 시민모니터링의 가치이며 필요성임을 강조했다.

활동보고 장면.
활동보고 장면.

[생생 톡에서 나눈 이야기]

이정은(쩜오책방 조합원, 시민참여단) : 교하와 출판단지를 구분 짓던 예전에 비해 먼저 주민에게 손 내밀고 함께하자고 불러주니 좋았다. ‘재단에서 몇 년이나 하실 수 있나요?’라고 묻고 시작했다. 서로 그리는 그림이 다를 텐데 한두 해로 될까 싶다. 전문가와 일반시민들이 서로 지향점을 맞춰보고 활동을 해나갔으면 했는데 코로나로 조사 후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해 아쉬웠다. 5점에서 출발하더라도 서로 맞춰가면서 100점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박은주(파주시의회 의원, 시민참여단) : 파주환경련에서 생태모니터링 활동을 했었고, 이런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파주시에서는 환경정책국이 없어지고 환경수도사업단으로 조직개편이 있었다. 유수지 관할은 안전총괄과 내 자연재난예방팀이다. 습지를 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먼저 이야기를 하고 공유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생태문화단지에 관해 얼마만큼 절실한가, 그것이 내부 동력이 될 것이다. 생태모니터링단과 보전활동이 재단 이사장이나 협의회장이 바뀌어도 지속될 수 있어야 행정이나 시의원이 역할을 할 수 있다.

금개구리. [사진제공=이동구]
금개구리. [사진제공=이동구]

조병범(보리출판사 이사) : 유수지에서 새를 관찰하고 기록해 최근 시민과학자 새를 관찰하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2007년부터 출판단지에서 근무했는데 새는 2013년부터 보기 시작했다. 눈뜬 봉사처럼 습지에 새 있는 줄도 모르고 다녔다. 올해는 아주 추운 어느 날 아침 10시 기러기를 비롯해 새를 3000마리 보았다. 지난해보다는 줄었다. 유수지 안에 섬이 많이 생기면서 수면 면적이 줄어들어서 개체수가 줄어든 것 아닐까, 육화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며 혼자 끙끙 앓기만 했다.
학이 살던 곳에서 학을 내쫓고 출판인이 들어왔다. 이제는 오리까지 내쫓고 있다. 사람들의 영토는 갈대샛강과 습지는 제외한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파주출판단지소식지를 통해서 시민모니터링 소식을 접하고 네이처링 미션방에 올리면서 참여하고 있다. 시민생태모니터링이 입주기업, 시민들에게 알려져 참여의 길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한동욱(PGA생태연구소장) : ‘출판도시의 생태도시화에서 우선 생태도시의 정의가 필요하다. ‘생태에는 지역공동체가 참여한다는 것이 전제로 되어 있다. 출판도시 공동체가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전제를 가진다면 생태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절반 성공이라고 본다. 지속성을 갖기 위해 앞서 제안한 위원회 형태 등의 공동협업체를 만들면 좋을 것이다.
출판도시는 한강의 홍수터(숨터)에 조성되었다. 람사르 협약에서 말하는 습지 정의 중에 인공습지의 대표적인 것이 홍수터다. 중요한 습지라는 것을 파주시 공무원에게 전달하고 인식을 바꾸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미션이다.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인식을 바꿀 수 있다면 시민과학의 쾌거가 될 것이다.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한동욱 PGA생태연구소장.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한동욱 PGA생태연구소장.
[사진제공=에코코리아]
[사진제공=에코코리아]
[사진제공=에코코리아]
[사진제공=에코코리아]
[사진제공=에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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