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성사2동 주민자치위원장

고양시청, 원당역과 가깝고 고양어울림누리와 인접한 성사2동은 원당역 뒤편 불당골부터 어울림누리를 포함하는 구역이다. 교통 편리하고 좋은 문화시설을 품은 마을에는 어떤 고민이 있을까? 박진수(66세) 성사2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만나 마을의 현안과 구상을 들어보았다. 

원흥동 가시골에서 11대째 살아온 고양 토박이이자 경찰공무원 출신의 박진수 성사2동 주민자치위원장.
원흥동 가시골에서 11대째 살아온 고양 토박이이자 경찰공무원 출신의 박진수 성사2동 주민자치위원장.

공간부족이 가장 큰 고민
박진수 위원장은 마을이야기를 시작하자 안타깝고 답답한 속내부터 풀어냈다. “성사2동은 원당역 가깝고 도로망이 좋지만 아파트만 밀집해있어서 주민 간에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아요. 마을 절반이 어울림누리이고, 큰 상가조차 없어서 후원받을 만한 곳도 없어요. 공동체 형성이나 마을행사에 어려움이 많아요.”
그는 도농복합마을이나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적절히 섞인 마을이어야 서로 어우러지고 상권도 살아나는데 성사2동은 아파트만 밀집해 있어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아파트는 공동주택이지만 현관문만 닫으면 앞집에 누구 사는지 무슨 일이 있는지 관심 갖기 어려운 구조라 마을공동체 형성에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성사2동 행정복지센터의 가장 큰 현안은 공간부족이다.
“건물이 낡고 협소해 문화강좌도 못해요. 풍물패가 4~5명 앉아서 하니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주민들이 다른 동으로 다 가버려요.” 
올해 안에 주민자치회를 구성하려면 회원이 30~40명이 한자리에 모여야 하는데 그럴 만한 공간이 없다. 센터 신축이 시급하지만 마을에 마땅한 부지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박 위원장은 어울림누리 안에 무상임대를 해법으로 제안했다.
“어울림누리 안에 50평이든 100평이든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해주면 문화프로그램도 하고, 주민자치회로 전환한 후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카페, 마을사람들을 위한 북카페같은 주민환원사업을 하고 싶어요. 그런 공간이 있어야 주민들이 모여서 공동체사업도 가능하고, 주민자치 발전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올해 안에 주민자치회를 구성하려면 회원이 30~40명이 한자리에 모여야 하는데 성사2동행정복지센터에는 그럴 만한 공간이 없다. 센터 신축이 시급하지만 마을에 마땅한 부지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박 위원장은 어울림누리 안에 무상임대를 해법으로 제안했다.
올해 안에 주민자치회를 구성하려면 회원이 30~40명이 한자리에 모여야 하는데 성사2동행정복지센터에는 그럴 만한 공간이 없다. 센터 신축이 시급하지만 마을에 마땅한 부지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박 위원장은 어울림누리 안에 무상임대를 해법으로 제안했다.

어려운 이웃위한 텃밭 가꾸기
박 위원장을 필두로 25명의 위원들이 함께하는 성사2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역사회·문화체육 3개 분과로 나뉘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 나름 지혜를 발휘해 여러 가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매월 넷째 주에는 마을 환경정화활동을 나선다. 행정복지센터에서 출발해 국사봉까지 올라가며 쓰레기를 줍고 깨끗한 마을환경을 조성한다. 
무상으로 빌린 260평 밭에 ‘사랑의 나눔텃밭’을 조성하고 감자와 고구마 등을 재배해 판매금액으로 ‘효 꾸러미’를 만들어 지역내 어려운 어르신들을 돕는다. 봄이 되면 텃밭을 일구고 1년을 준비하느라 마음이 바빠진다고 한다. 올해는 9월이나 10월경 문화축제를 개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주민들이 화합해서 마을이 잘 될 수만 있다면 최대한 노력할 생각”이라는 박 위원장. 올해는 어울림누리에서 국사봉 가는 길에 백일홍과 해바라기를 심어 코로나로 지친 주민들의 마음에 희망을 심어줄 계획이다.

사라진 고향은 그리움으로 남아
그는 지금은 삼송신도시 개발로 수용된 원흥동 가시골에서 11대째 살아온 토박이다. 경찰공무원이 되어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첫 근무를 시작해 2007년 6월 부천 중부경찰서 근무를 마지막으로 명예퇴직하며 25년 경찰관 생활을 마무리했다. 2017년부터는 일산동·서부 경우회 회장도 하고 있다(경우회는 퇴직경찰의 친목·봉사모임이다).
5남매의 맏이로 태어난 그는 현역 경찰관 시절에도 근무가 없는 날이면 농사일 하는 부모님 일손을 돕는 효자였다. 지금은 신원당 마을에서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그의 마음속에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다.
“수용되니까 집성촌이 풍비박산이 나고 동네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죠. 난민 아닌 난민이지 뭡니까. 친구들과 막걸리 한잔하는 공간이 사라진 것이고 마을공동체가 무너진 것”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진수 위원장은 주변의 권유로 2017년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시작했다. 위원장이 된 이후 가장 잘한 일로 ‘겸직금지’를 꼽았다. 위원들이 다른 직능단체와 겸직을 하니 모이고 활동하는 데 한계가 있어 과감하게 겸직금지를 합의해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사적 욕심이 없기에 불의에 굴하지 않으며 공적인 일에 온힘을 기울여서 할 뿐입니다. 살기좋은 성사2동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박진수 위원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25년 경찰 경력답게 박력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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