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연습으로 혹은 가장으로 다니는 직장 일로 그리고 나머지는 술도 마시고 시인도 만나고 하는 공광규 시인을 만나는 것이 어려웠다 한 동네에 살면서도 얼마 전에 알 정도로 그는 잘 나다니지 않는다 시집 4번째 소주병을 받고 시가 너무 좋아서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았고 전화와 지면으로 대신 해야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너무 솔직하게 답해 줘 그의 또 다른 인간적인 따스함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집에서 볼 수 없는 공광규 시인의 향기를 만나본다

1.고양시에서 사는 느낌?
-쾌적하다. 숲이 많아서 살기 좋다. 계절마다 자연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정말 잘 이사왔다는 생각이다. 정원의 들풀들도 가만히 보면 꽃다지, 민들레, 제비꽃 등등 기가 막히다.
2. 고양시에서는 언제부터 살고 있나.
- 큰아들을 낳고 왔으니 10년도 훨씬 넘은 것 같다. 지축, 삼송리에서 살다가 백석동으로 왔다.
3. 고양시에서 자주 가는 공간이 있다면?
- 하루 동선은 백송 9단지 아파트에서 백석역까지다. 거의 일정한 시간에 걸어가서 지하철을 탄다. 집에 올 때도 백석역에서 내려서 걸어온다. 술 마시다 지하철이 끊기면 광화문에서 버스를 타고 마두역 부근에서 내려 공원을 통과해서 집에 온다.
-아내 심부름으로 아파트 바로 앞에 슈퍼에 가서 식료품을 사온다. 그리고 공원에 가서 아들과 공도 차고 농구도 하고. 마두도서관에 다니다가 지금은 백석도관에 다닌다. 옆에 있는 절에 가서 절도하고 나오고. 호수공원도 가끔 간다. 황혼에 보는 호수공원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여러 군데 술집을 다녔다. 단골 술집은 아직 없다.
3. 어떻게 시인이 됐나?
- 그냥 됐다. 중학교 때부터 소질이 보였다. 중학교 때 도서관 바닥에 버려진 시집을 보다가 시의 망막함에 빠져들었다. 고등학교 때도 백일장에서 두 번이나 입상을 한 적이 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철강공장노동자 생활을 하면서도 선배들과 몰려다니며 시를 배웠다. 대학 때 등단을 하고 졸업 무렵 첫 시집을 냈다.
4. 문학에 영향 받은 사람이 있다면?
- 정지용이다. 당시에 금서였는데 도서관에서 몰래 원고지에다 필사를 하였다. 이렇게 쓰면 시가 되는구나를 생각했다. 월북한 시인들의 시들을 도서관에서 영인본으로 보면서 많이 배웠다.
5. 좋아하는 시인은 누구
- 특별히 누구 한 명을 꼽기가 어렵다. 실제로 다 좋아하고 누구나 다 그만한 시인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방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을 존중한다. 국어, 한글, 문장의 발전은 그분들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6. 만나는 시인은?
-글쎄, 숭의여대 전기철 시인을 사무실이 가까워 자주 만난다. 남산도 같이 걸어올라 가고. 그리고 김수복 시인, 어제는 고형렬, 박철 시인과 만나서 한잔하느라 안기자님과 약속을 빵구냈다. 미안. 홍일선 박몽구 시인, 대학후배인 정병근 이윤학 시인을 가끔 보고 ... 하여튼 두루두루 많다.
- 카페도 있다. '시의지평'이라고. 거기서도 열 두어 명이 온라인으로 만난다.
7. 가족은?
-아내와 남매. 큰애는 중학생이고, 작은애는 초등학생이다.
8.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 특별히 없다. 원래 기초체력이 좋다. 감기를 걸려본 적이 없다. 운동을 해 보려고 해도 작심삼일이다. 그런데 맨발등산을 10년이나 넘게 하고 있다. 가까이 북한산에서부터 백두산, 지리산, 한라산, 올 4월 초에 금강산을 맨발로 산행했다. 대단하지 않은가? ㅎㅎㅎ
9. 최근 연극연습을 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연극입니까?
- 문인극을 한다. 언젠가부터 끊겼다고 한다. 소설가 김원일 선생이 복원시켜보자고 하여 시작하는 것인데, 토요일마다 만나서 연습중이다. 5/29일 오후에 현대문학관에서 공연한다. 제목은 <이 가족의 근황>. 제 시집 [소주병]과 이순원의 소설<수색, 그 물빛 무늬>, 하성란의 소설 <별모양의 얼룩>을 손정희 극작가가 각색하여 연습중이다. 대사가 안 외워져서 걱정이다. 영화 <강원도의 힘> 배우 오윤홍도 출연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10. 앞으로 어떤 시를 쓸 것인가?
- 자본과 권력의 문제를 계속 탐구해보려 한다. 지난 시집의 제목이 [지독한 불륜]인 것은 자본과 권력의 불륜을 은유한 것이다. 이번에는 자본주의 일상에 사는 중년의 고백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살다보면 의외의 일이 일어나듯 아주 예외적인 시를 쓸 수도 있다.
11. 어떤 여자가 아름다운가, 그리고 여자를 보면 시상이 발동하는가?
- 임신한 여성이다. 여성을 보고 시상이 발동한 경우는 없다.
12. 이번 시집에서 아끼는 시는?
-전부다. 이젠 내 것이 아니고 독자가 가져가야 한다. 내 시집을 다시 보기가 싫다. <안명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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