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학년도 대학입시 제도의 변화와 준비 전략 ➄ - 수시합격 성공사례

김민재(무원고 졸,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1학년)
주요교과 내신평균 2.7등급으로 수시전형 합격

김민재 학생
김민재 학생

[고양신문] 올해 무원고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에 입학한 김민재 군은 낮은 내신등급을 극복하고 만족스러운 대입결과를 얻어 본인 스스로도 ‘기적’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는 2021학년도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으로 24명을 선발했다. 합격생들의 일반고 주요교과 내신평균이 1.5등급 안팎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민재 군은 2.7등급으로도 그 차이를 극복하고 합격한 것.

김휘창 김휘창입시컨설팅 대표는 이에 대해 “입시의 성패는 자신에 대한 신념이 중요한데 김민재 군은 자신만의 신념을 토대로 짧은 기간 동안 자신의 장단점을 잘 파악한 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목표한 대학에 합격한 사례”라고 말했다. 학업생활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략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다는 김민재 군에게 합격의 비결을 들어봤다. 

합격한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내신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강점과목을 잘 관리했고 2학년부터 학교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생활기록부 관리를 잘하려고 노력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성적이 점차 올라가면서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고, 무엇보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잘 준비했기 때문 아닌가 싶다. 

전체 내신은 낮은 편이었는데.
수학을 잘하는 편이라 전교 1등이 나왔고 국어와 영어는 3,4등급이 나와서 첫 학기 성적이 평균 2.7등급이었다. 잘 하는 과목으로 몰아붙이자는 작전으로 수학과 사회는 무조건 1등급을 유지했다. 국어와 영어는 자신이 없어서 수학, 사회에 ‘몰빵’으로 집중하면서 취약과목과 강점 과목의 균형을 맞춰 주요과목은 평균 2등급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수학을 잘하는데 왜 문과로 갔나.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문과·이과를 나눌 때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해 문과를 선택했다. 수학을 잘 하지만 이과로 가면 공부 잘하는 아이들 틈에서 빛을 볼 수 없을 거라는 판단해 문과를 선택했다. 이과는 인원이 적고 다들 공부를 열심히 해서 경쟁이 치열하니까 그 틈바구니에서 열심히 공부해도 결과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이라 생기부가 중요했을 텐데.
1학년 때는 선생님들께 좀 죄송하지만, 수업시간에도 잠을 자곤 해서 생기부에 기록할 별 내용이 없었다. 2학년 올라가면서 마음을 바짝 다잡고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다. 학생회 활동을 열심히 하고 각종 대회에도 다 참가했다. 상을 탈 수 있건 없건 가리지 않고 될 수 있는 대로 다 참여했던 것 같다.

진로방향을 세무, 회계, 법학 쪽으로 잡고 있었고, 세무학과에 가서 학점을 잘 받아 로스쿨에 진학해 세무전문 변호사가 되겠다는 구상도 있었다. 그래서 비교과분야에서 수학이나 경제관련 교내 경시대회에 집중했고, 수학 관련 독서활동도 열심히 했다. 

자소서는 어떻게 준비했나.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2학년 때 영어회화동아리 활동을 했다. 그래도 영어가 늘지 않았다. 영어가 취약과목인 셈이라 자소서에 일부러 영어동아리 이야기를 썼다. 영어회화동아리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경복궁 중건과 당백전(1866년 11월에 주조돼 6개월여 동안 유통되었던 화폐)으로 연결하면서 경제문제로 서술했다. 학교활동에 관해 묻는 1~3번 문항도 기-승-전-경제로 연결되게끔 풀어나갔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를 목표로 했기에 학교 홈페이지에서 서울시립대가 추구하는 인재상을 확인하고, 공공과 공익을 추구하는 학교정신에 맞춰 서술했다. 법, 경제, 경영을 모두 아는 것이 필요하고 학문 간 연계 고리를 찾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경제, 윤리와 사상, 세계사 등 학교수업시간에 활동했던 것을 연결해서 강조했다. 

특히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하라’라는 1번 문항에서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한비자로 연결하면서 동서양을 아우르는 사고의 폭을 드러내고자 노력했다.

또한, 현행 최저임금제와 코로나 재난지원금 정책을 다소 비판적인 입장에서 기술했다. 솔직히 평가를 받아야 하는 처지에서 비판적으로 쓰는 게 쉽지는 않았고 고민도 많았다. 면접에서 교수님이 최저임금제에 반대하는 이유를 물었는데 내가 이야기한 것과 같은 견해를 가지고 계신 것 같아 속으로 ‘휴~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웃음)

특별한 자소서 준비 노하우가 있나.
자소서는 3학년 1학기 생기부를 종료하는 순간부터 소재를 찾기 시작했다. 뉴스와 관련서적을 읽고 EBS 인문학 특강도 찾아서 봤다. 대학교수들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지금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견해를 알 수 있었다.

특히, 인문학 특강에서 소재를 많이 찾았다. 1번 문항에서 적었던 한비자도 그 방송을 보고 알게 된 거였다. 강의가 너무 좋았고 거기서 배운 것을 연결하면서 좋은 자소서가 나올 것 같다. 면접 보러가기 전에도 인문학 강의를 봤다. 서류는 3일 정도 바짝 썼던 것 같고, 예상 질문도 미리 준비했다. 자소서는 무엇보다도 본인의 간절함을 잘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부하면서 특히 도움 되는 게 있었다면.
수능완성, 수능특강 비문학 파트에서 많이 배웠다. 논리적이고 수준 있는 글과 내용이 많아서 지문을 통해 알게 된 배경지식이 많았다. 국어는 내신이 1,2학년 때는 4등급도 나온 적도 있을 정도였지만 3학년 마지막 시험에서는 전교 1등을 했다. 3학년 학교 시험도 수능특강이나 완성에서 많이 출제되고, 논리적인 글을 많이 읽다 보니 흐름이 보이는 것 같았다. 

면접은 어떻게 준비했나.
사실 고입에서 특목고를 지원했다가 떨어진 경험이 있는데 그게 약이 됐다. 면접에서 자소서에 드러난 것은 질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소서에 일부러 취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했고 약점인 영어에 대해 자소서에 기술했다. 예상대로 면접에서 영어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서울시립대 면접을 보면서 ‘교수님들이 나를 공격할 뜻은 없구나’라고 느꼈다. 말을 잘 하려고 연습을 많이 했지만, 막상 면접에서는 준비했던 것만큼 유창하게 말을 했던 건 아니었다. 대학에서는 말 잘하는 학생만을 원하는 것은 아닌 듯하다.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진솔하게 대답하는 것이 최고의 면접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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