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도시마케팅을 위한 제언 ⑩

김영수 모라비안앤코 대표
김영수 모라비안앤코 대표

[고양신문] ‘말이 태어나면 제주로 보내고 사람이 태어나면 한양(서울)으로 보내라’는 옛말이 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이처럼 ‘한 단어’로 강력하게 자리 잡는 도시들이 있다. ‘패션의 도시’하면 파리나 뉴욕, 밀라노 등이 떠오르고, ‘역사의 도시’하면 로마나 경주 등이 떠오른다. 마치 비즈니스에서 ‘스마트폰’ 하면 아이폰 또는 갤럭시가 떠오르고, ‘만년필’ 하면 몽블랑이 떠오르는 것처럼 도시도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오늘날처럼 국가, 도시, 지역 간 경계가 사라지는 초연결 사회(Hyper-connected Society)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도시 간의 경쟁은 거의 무한 경쟁의 상황에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도시의 내외부 고객인 시민, 관광객, 투자자 등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과 투자는 거의 사활을 건 듯하다. 도시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매력적인 브랜드를 가능케 하는 성공적인 도시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 

2022년 특례시로 출범을 앞둔 고양시는 지속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도시발전을 위해 도시브랜딩의 필요성을 절감해 도시브랜드 담당관실과 도시브랜드 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리고 기존의 도시브랜드를 고객인 시민 등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통해 시대 변화의 흐름에 맞게 리뉴얼 하는 용역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고양시민으로서 그동안 도시 등 로컬 브랜딩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양 특례 시의 영속하는 도시 브랜드화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커넥토그래피 혁명』의 저자 파라그 카나(Parag Khanna)는 과거엔 지리적 환경이 국가와 민족의 흥망, 문명과 역사를 결정했다면 21세기에는 고속도로·철도·파이프라인 등 에너지와 물품·인재 수송로, 정보·지식과 금융·기술이 광속도로 흘러가는 인터넷·통신망 등 기능적 사회기반시설의 초국적 ‘연결성’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이미지 출처 : 홍정민 의원이 2021년 4월 고양경제포펌에 발제했던 자료 中]
『커넥토그래피 혁명』의 저자 파라그 카나(Parag Khanna)는 과거엔 지리적 환경이 국가와 민족의 흥망, 문명과 역사를 결정했다면 21세기에는 고속도로·철도·파이프라인 등 에너지와 물품·인재 수송로, 정보·지식과 금융·기술이 광속도로 흘러가는 인터넷·통신망 등 기능적 사회기반시설의 초국적 ‘연결성’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이미지 출처 : 홍정민 의원이 2021년 4월 고양경제포펌에 발제했던 자료 中]

‘고양다운’ 라이프스타일 도시로 거듭나야
나는 차별화되고 매력적인 라이프스타일 도시에 살고 싶다. 이미 비즈니스 현장에서 급속도로 나타나는 취향 사회와 라이프스타일 사회의 흐름은 도시, 지역, 공간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앞으로는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사회화에 맞물려 인종이나 민족적 동질성보다 라이프스타일의 동질성에 기반한 라이프스타일 종(Lifestyle Tribe)이 더 강력하게 삶을 주도하는 라이프스타일 주도 사회(Lifestyle driven society)가 보편화 될 것이다. 

라이프스타일이 유사한 사람들이 온-오프라인에서 필요와 욕구에 따라 간헐적으로 연결되고 함께 모이고 즐기는 시대를 넘어 도시, 지역, 공간에 일정 기간 또는 장기적으로 모여 거주하는 사회로 변화되어갈 것이다. 이미 유사한 삶의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과 마을들이 나타나고 있다. 

힙(Hip)한 라이프스타일로 대변되는 뉴욕 맨하튼 인근의 브루클린과 서퍼 라이프스타일 도시로 유명한 강원도 양양, 킨포크(Kinfolk) 라이프스타일 도시로 대변되는 포틀랜드와 같이 고양시도 현재·미래적 고양시민의 자기다움을 실현할 수 있는 ‘고양다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도시로 거듭나야만 한다. 

‘고양다움’ 재정의를 위한 전략 방향 
고양다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양시의 정체성, ‘고양다움’을 찾아내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양시를 ‘고양시답게’하는 정체성을 개발하기 위해 3가지 전략 방향으로 고민해봤으면 한다. 

먼저, 고양시의 기존 핵심가치와 강점을 강화하는 방안(Reinforcing)이다. 그동안 고양시에서 지속해서 강조해왔던 핵심가치와 자원을 더욱 강화·확대함으로써 기존 고객(시민, 관광객, 투자자 등)은 물론 새로운 고객을 만족시키는 정체성 수립전략이다. 즉 고양시 하면 대내외 고객들이 떠올리는 호수공원, 꽃박람회, 고양이, 행주산성 등에서 연상되는 유무형의 가치를 시대와 고객의 요구 변화에 맞게 강화·발전시켜 차별성을 확보하는 방향이다. 

호수공원의 야경 [사진 출처 = 고양시]
호수공원의 야경 [사진 출처 = 고양시]

‘뉴욕시티: 예술을 지원하는 유산(New York City: A Legacy of Supporting the Arts)’라는 브랜드 정체성과 전략을 세우고 창조 중심지로 거듭난 뉴욕, 기존의 ‘아메리칸 인디언 문화’라는 핵심가치를 강화하고 확대해 ‘포크 아트-더 시티 디퍼런트(Folk Art-The City Different)’라는 도시브랜드 정체성을 수립하고 도시 경관 정책, 문화 인프라 구축 정책, 예술시장 활성화 정책 등의 전략을 실행해 성공한 산타페, 고딕과 르네상스 건축을 대표하는 역사적인 문화도시인 벨기에의 안트 워프 등이 대표적 사례다.

두 번째 방안은 기존의 핵심가치가 시대와 고객의 요구 변화에 맞지 않거나 차별성이 확보되지 못할 때 새롭고 차별화되며 고객의 요구에 맞는 고양시의 잠재가치와 자원을 발굴해 도시 정체성으로 재정의하는 전략(Repositioning)이다. 

고양시의 서울 인접성과 자연환경, 역사자원, 힐링환경, 주거환경 등을 활용한 ‘Workation City’, ‘워라벨 시티’, ‘욜로시티’ 또는 기존 실버 세대의 확대와 연계해 ‘Second Life City’ 등을 지향해볼 수 있다. 영국의 리버풀과 미국 텍사스의 오스틴 등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오스틴은 당시 창조문화도시의 트렌드에 주목해 자신들 내면에 내재 돼 있던 잠재가치인 컨트리 뮤직을 새롭게 발굴해 도시브랜드 정체성을 ‘테크놀리지 시티-동부의 실리콘벨리’에서 ‘라이브 뮤직(Live Music)’으로 재 정의하고 ‘미국에서 가장 라이브한(살만한) 도시(The Most Livable City in the Country)’로 리포지셔닝했다.

세 번째 방안은 기존의 핵심 및 잠재가치가 매력적인 차별성이 없는 경우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가치를 도입 또는 창조해 해당 도시에 맞게 적용해 도시 정체성을 재창조하는 전략(Recreating)이다. 

재창조전략은 두바이와 말레이시아의 멀티미디어 수퍼 코리더와 같이 완전히 새로운 땅에 새로운 가치를 중심으로 정체성을 수립하는 방안과 독일 루르 지방의 이바엠셔파크, 베를린, 빌바오, 영국의 허더스필드와 헤이온와이과 같이 기존의 도시에 새로운 가치를 도입해 정체성을 재창조하는 방안이 있다. 고양시의 경우 최근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K-Culture, K-Contents를 중심으로 정체성을 재창조하여 ‘K-Lifestyle City’로 혁신해 볼 수도 있다. 

행주산성 [사진 출처 = 고양시]
행주산성 [사진 출처 = 고양시]

차별화되고 지속가능한 도시브랜딩 구현
이번 특례시 지정을 기회로 삼아 고양시가 지속가능한 탄력도시(Sustainable Resilience City)로 거듭나서 영속하는 도시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도시브랜딩 과정이 시대의 변화에 맞는 새롭고(New), 경쟁 도시들과 차별화되며(Different), 지속가능하며(Sustainable), 고객들에게 타당하게(Relevant) 진행돼야 할 것이다. 

도시 브랜딩은 도시의 내외부 고객들이 그 도시만의 라이프스타일 공동체를 함께 꿈꾸며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오늘날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바와 같이 단순히 로고, 심볼 마크 등 비주얼을 만드는 단기적 과정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와 관계, 라이프스타일 등 더 본질적인 것을 만들어가는 중장기적 과정임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브랜딩 작업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딩 목표(KPI)와 전략을 세우고 정기적 평가와 피드백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도 살고 싶은 도시, 오고 싶은 도시, 투자하고 싶은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도시브랜드 위원회 등 도시브랜드 거버넌스를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운영해 지속가능한 도시브랜드 경영을 구현해가는 성공적 사례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김영수 모라비안앤코 대표

관련기사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