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유통 전문 ‘성화기업’의 새해 꿈

탄소저장고 나무를 활용하면 
에너지소비 줄고, 건강한 숲도 조성
국내 산림도 목재활용 대처 필요 
‘목재건축의 대중화’ 꿈을 향해 
온가족 공동경영, 강소기업 실현 

[고양신문] 새해에는 지구의 온도가 얼마나 올라갈까, 이제 지구의 문제를 누구나 걱정하는 시대가 왔다. 폭우와 폭풍, 폭설, 폭염 등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앙은 도시를 휩쓸어버리는 수준에 이르렀고, 인류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가 바로 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코로나가 세상을 휩쓸면서 이젠 지구의 일이 곧 나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인간이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면 자연이 인간과 도시의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 공존이 곧 살길이라는 절실함이 커졌다. 코로나의 경고는 기후위기가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닥친 일이라는 깨달음을 주었다. 

2022년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일에 우리는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미래의 산업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지금까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수많은 일상에 질문을 던질 때가 왔다. 새해 첫 호, 첫 기사는 지구의 온도를 낮추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한 기업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일산동구 문봉동에 있는 성화기업이다. 

성화기업은 목재를 유통하는 기업이다. 최근 세계 각국은 탄소배출의 큰 원인이 되는 도시의 건축물을 목조건축으로 짓기를 권장하고 있다. 목재를 건축자재로 이용하면 자재 생산에 따른 에너지 사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탄소통조림’이라 불리는 나무의 탄소 저장역할을 극대화 할 수 있다. 또 탄소 흡수기능이 떨어진 수령이 높은 나무를 건축자재로 활발하게 활용하면 그 자리에 새로운 나무를 심을 수 있어 건강한 숲을 조성하는 데도 기여한다. 

성화기업은 경기도 1위의 목재유통기업이다. 세계 각국에서 목재를 직수입해 국내 가구제조와 건축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선문주 대표(가운데)와 두 아들, 선명근(맨 왼쪽)·선지훈(맨 오른쪽) 공동대표, 그리고 회계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어머니 김동숙 실장(가운데).
성화기업은 경기도 1위의 목재유통기업이다. 세계 각국에서 목재를 직수입해 국내 가구제조와 건축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선문주 대표(가운데)와 두 아들, 선명근(맨 왼쪽)·선지훈(맨 오른쪽) 공동대표, 그리고 회계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어머니 김동숙 실장(가운데).

“나무는 정말 버릴 것이 없습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저장고 역할을 하고, 수령이 높은 나무는 목재로 생산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건축재재로 쓸 수 있고요, 나무 찌꺼기들은 펠렛이 되어 또 다른 에너지로 생산되거든요. 더 많은 사람들이 목재와 친근해졌으면 좋겠어요.” 

선명근 대표는 목재는 주로 가구제조사나 인테리어업체 등 기업위주로 유통되고 있는데 일반 고객이 목재를 선호하게 되면 목재 이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성화기업은 목재를 구매하려는 모든 고객에게 목재의 특성과 장점을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대부분 구매자가 전화를 먼저 하고 찾아오거나 전화로 구매를 결정하는데, 성화기업과 전화를 해 본 고객이라면 거의 모두 구매로 이어진다고 한다. 너무 상세하고 친절하게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까지도 설명해 주기 때문에 일단 믿게 되고, 꼭 한번은 가봐야겠다는 호기심도 품게 된단다. 
성화기업이 이렇게 친절한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이유는 오너십이 분명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화 받는 모두가 사장이요 직원이요, 그리고 가족이다. 아버지 선문주(64세) 대표이사가 창업했고, 큰아들 선명근(33세)씨와 작은 아들 선지훈(32세)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어머니 김동숙씨도 사장이다. 창업 때부터 모든 회계와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직급엔 구분이 없지만 역할은 분명하다. 선명근 대표이사는 무역과 경영을, 선지훈 대표는 영업과 관리를 맡고 있다. 선명근 대표는 꼼꼼하고, 선지훈 대표는 친화력이 뛰어나다.

나무와 환경에 대한 큰 애착을 가지고 있는 선문주 성화기업(주) 대표이사.
나무와 환경에 대한 큰 애착을 가지고 있는 선문주 성화기업(주) 대표이사.

선지훈 대표는 "가족이 함께 일하다보니 누군가 일이 몰리면 자연스럽게 일을 분담해주고, 급할 땐 서로 말하지 않아도 한 몸처럼 일하게 된다"며 "각각의 강점과 단점이 유연하게 조화를 이루며 시너지를 높여갈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과 직원 사이의 혼재도 편안하게 자리를 잡았다. 

성화기업은 고양은 물론 경기도에서 가장 큰 규모로 목재를 유통한다. 특히 목재수입분야에서는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인천에 수입된 목재를 바로 입고시킬 수 있는 창고가 있고, 파주에는 가공이 필요한 목재를 재생산하는 네트워크 기업이 있다. 가공이 필요 없는 목재는 바로 문봉동 성화기업으로 입고 된다. 거래처는 700곳이 넘는다. 모두 10년 넘게 거래한 장기 고객들이다. 대기업부터 가구제조기업, 인테리어기업, 친환경 교구제작업체, 개인 목공제작소까지 다양하다. 

성화기업의 강점은 친환경 목재를 전문적으로 유통한다는 점이다. 친환경 목재를 대표하는 자작나무를 수입해 대중화 시킨 것도 바로 성화기업이다. 선문주 대표이사는 20여 년 전 핀란드와 러시아에서 자작나무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이 너무 좋았다고 한다. 결이 부드럽고 색상이 하얀데다가 피톤치드 배출량이 높아 친환경 가구와 친환경 건축자재로 훌륭했고, 공명성도 좋아서 악기 등 다양한 자재로 이용할 수 있었다.

성화기업은 자작나무 외에도 50여 종의 목재를 유통하고 있는데 이중 효자 노릇을 하는 매출 1위의 목재는 고무나무다. 공급도 원활하고 견고하고, 품질 대비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일산동구 성현로에 위치하고 있는 성화기업 전경.
일산동구 성현로에 위치하고 있는 성화기업 전경.

성화기업은 방부목을 제외한 모든 목재에 대한 포름알데히드 성적서를 보유하고 있다. 기준치를 넘는 목재는 거의 유통하지 않는다. 친환경 목재를 이용하는 기업이라면 성화기업은 최고로 믿을 만한 기업이다. 

“너무 아쉬운 점은 목재의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하도 안타까워서 국내 목재를 상품화 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지만 품질과 가격, 경제성면에서 너무 열악해서 중간에 포기했어요. 저희 아들 대에서는 꼭 한국산 목재가 대중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선문주 대표이사는 35년 넘게 목재를 다루다보니 저절로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세계 각국을 돌며 좋은 나무를 발견하면 너무 기쁘고, 또 그 나무가 건축물로 가구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 행복하다고 한다. 나무는 자르고 다듬는 것 외에 가공이 필요 없고, 자연 그대로를 활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더 바랄 것이 없는 자재란다. 선문주 대표는 환경에 보탬이 되는 미래지향적인 일이어서, 두 아들에게 함께 일하자고 적극 권유했다. 과학자를 꿈꾸던 큰아들 선명근 대표와 평범한 회사원을 준비했던 둘째 아들 선지훈 대표는 대학을 선택할 때 자연스럽게 무역과 경영을 택했다. 아버지는 내친김에 더 전문가가 되라고 두 아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 무역과 경영을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어머니 김동숙씨는 남편은 일에 있어서는 대쪽 같아서 두 아들이 상처를 받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잘 이기고 이제는 진짜 성화기업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두 아들은 처음 1년 정도 시련이 많았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35년 나무를 만진 아버지의 눈엔 탐탁지 않았을 테고, 아들들은 아버지가 아닌, 냉혹한 선배이자 상사를 받아들여야 했다. 1년의 고비를 넘기고는 모든 일이 평탄해졌다고 한다. 4명의 오너들은 이제 한 길을 바라보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목재가 더 많이 사랑받을 수 있는 길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다. 

선문주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목재를  누구나 친숙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고 있다. 
선문주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목재를  누구나 친숙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고 있다. 

“목재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유통됩니다. 전 세계의 숲과 나무를 보호하는 국제기구와 국제협약이 체결돼 있어 이익만 보고 벌목할 수 없게 되었어요, 나무를 벤만큼 나무를 심어야 하고, 벌목할 수 있는 지역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고요. 저희 성화기업도 국제기구인 FSC(산림보호협회 산림인증제도)의 규제와 허용 범위 내에서 목재를 유통할 수 있죠.”
 
목재는 가공 없이 그대로 쓸 수 있는 자재여서 생산단계의 에너지 소비가 거의 없다. 목재와 다른 건축자재를 비교하면 알루미늄은 796배, 철강은 264배, 콘크리트는 6.6배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새해에는 그릇과 가구, 인테리어, 그리고 건축까지 목재를 꼭 한번 써보면 어떨까. 곳곳에서 지금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할 때다. 성화기업의 지속적으로 성장은 지역경제는 물론 지구 환경을 위해서도 응원해야 할 일이 되었다. 

“반짝 예쁜 벚꽃나무도 좋지만, 우리 기후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편백나무와 삼나무, 적송 등 목재로도 훌륭한 나무로 숲을 조성하면 후대에는 수입에만 의존하는 목재시장을 벗어날 수 있고, 건강한 산림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도 넓힐 수 있어요.”

세계 일류 목재기업을 꿈꾸는 성화기업 청년 CEO들은 대한민국 목재로 집을 짓고 가구를 만드는 시대가 오길, 누구나 목재를 친숙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고 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