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림 ‘장단군’ 군민회장

[고양신문] 이규림(64세) 장단군 군민회장은 "50년 넘도록 덕양구 내유동에 살고 있지만, 부친의 고향인 장단군 지역을 단 한 번도 잊은 적 없다.

그는 ‘망배단’을 찾으니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고 통일을 염원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 종로구 비봉길(구기동) 서울에서 진입하는 북한산 입구에는 이북5도 청사가 1993년에 이전 신축해서 자리잡고 있다.

이북도민의 염원을 담은 이곳에는 황해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함경북도의 도청이 있고, 미수복 경기도(개성시, 개풍군, 장단군)도 함께 있으며, 통일의지의 전당이자 망향의 안식처로 자리 잡고 있다.

통일부와 행정안전부 관할기구로, 이북5도의 모든 행정업무가 진행된다는 것을 취재기자도 처음 알게 됐다.

이규림 회장은 지난해 5월에 15대 장단군 군민회장으로 취임했다. 군민회 사무실은 이북 5도청 내 3층에 있다.

그는 “코로나19 시기여서 작은 취임식으로 대체했고, 인사말은 군민회 전 회원께 850여통의 우편으로 대신했다”며 “미수복 지역인 장단군의 군민회장이 1세대(1930년생)에서 2세대(1950년생)로 교체되었다. 군민회 활성화에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이 회장의 부친은 개성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중 1950년 6·25가 났던 그해 서울로 대학시험을 보러 왔다가 전쟁으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혼자 남게 되어 군에 입대했다.

휴전 끝나고 제대해 실향민이 운영한 문경 시멘트 공장을 거쳐서 내유동으로 와서 비닐하우스에서 꽃을 키워 남대문시장으로 출하시켰으며, 부친의 성실함을 알고 있던 동네어르신들의 중매로 고골 사는 모친이랑 결혼을 했다.

이 회장은 “부친께서 명절이면 부모님 생각에 이불을 푹 덮어쓰고 지냈고, 2011년도 돌아가실 때까지 부모님 생신날을 기억하며 생신상을 동네분들 초대해서 함께 했다. 현재는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이 회장의 부친은 장단군 소남면 명예 면장을 지냈다. 그도 부친을 따라 청년 시절부터 장단군 군민회를 다녔으며, 장단군 청년회장, 장단군 소남면 명예 면장과 면민회장, 미수복 경기도 중앙청년회장까지 역임했다.

1970년대 초 서삼릉 목장에서 송아지 2마리를 분양 받아서 내유동에서 키우다가 1985년무렵 통일촌에 들어가서 젖소를 몇 년간 키웠던 적도 있고,

현재는 1㎞ 안쪽에서 4200평의 벼농사를 짓고 있다. 연천 DMZ 지역 산자락 아래에서 양봉(30통)과 밭농사(콩, 깨)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아버님 고향과 가까운 연천에서 농사를 지으니 아버님이 더 그립다”며 “행여나 꿀벌들이 북까지 날아가 부친의 고향 소식을 전해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한다.

영농철에는 내유동에서 새벽 5시부터 연천과 통일촌에서 부지런히 하루를 보내고 있다.

12월 31일날 새해를 앞두고서 망배단을 찾은 이규림 회장과 박병진 대표는 “같은 실향민 2세로 실향민의 아픔과 분단의 아픔을 잘 알아서 틈만 나면 만나서 서로 위로와 위안의 대화를 많이 한다”고 했다.

이규림 회장은 고양시 산림조합대의원 3선째 접어들었고, 농협대학 최농경(6차산업전공) 과대표를 지냈으며, 방송통신대학 농학과도 졸업했다.

능곡에 살고 있는 박병진(장단DMZ현대농원)  대표는 고양시 산림조합원이고 농협대학 최농경 농산가공과 2월 수료 예정이고, 시민정원사도 공부했으며 방송통신대학 농학과를 졸업했다.

이규림 회장은 “장단군민의 위상을 드높이고 후손들에게는 애국심과 자긍심을 가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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