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순, 김영순, 서옥희
‘불미지 전통장 보존회’ 공동대표

[고양신문] 박정순(71세), 김영순(67세), 서옥희(57세) ‘불미지 전통장 보존회’ 공동대표는 “고초균이 풍부한 볏짚을 이용해서 16년째 좋은 먹거리를 만든다는 사명감으로 전통된장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덕양구 벽제역 버스정류장에서 양주시 삼하리 화훼단지 방향 왼편에 선유7통 마을회관(머릿돌) 안쪽의 산자락 아래 ‘불미지 전통장 보존회’가 있다. 200여 개가 넘는 중·대형 전통 항아리들이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는 장독대가 반긴다.

공동대표 3인은 “2006년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선정되면서 소득사업으로 일을 시작했으며, 좋은 먹거리를 제대로 만들어야겠다는 뚝심으로 초창기 멤버인 3인이 서로 배려하며 지금까지 끌어왔다”고 한다. 이들 공동대표 3인 외에도 유장수(63세) 총괄팀장도 오랜 기간 마음을 쏟으며 함께 하고 있다

‘농촌건강장수마을’이란 건강한 100세 시대에 맞추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장수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장수 연령대가 많고 오염 환경이 없는 자연부락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농촌진흥청 산하 농업기술센터에서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지정하며 일거리 발굴, 건강관리, 사회학습활동, 환경정비 등 장수요인을 적용해 농촌노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조성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첫해 된장을 만들 때는 부녀회 멤버로 뜻이 맞아서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조금 받은 지원금을 종자돈으로 삼았다. 그해는 연천군 전곡에서 메주 2가마를 구입해서 된장을 만들었다. 이후 조금씩 자본금이 만들어져서 숨 쉬는 전통 항아리도 늘려갔고, 신안 천일염을 구입해서 5년 간 직접 간수를 빼서 쓴맛을 뺀 것만을 사용했다. 메주 전용 콩인 백태(품종 대원콩)를 선유동 지역에서 심어 키웠고, 일부는 벽제농협 조합원이 농사한 것을 구입해서 메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달력을 4개 붙여두고서 장 담그는 날짜를 잡는다고 하는 공동대표 3인은 “작년 12월 13일에 1주일간 가마솥에서 장작불로 콩 20가마(1600㎏)를 끓여서 메주를 만들었고, 지금은 ‘고초균’이 풍부한 볏짚을 이용해서 발효 중”이라며, “전통된장 만들기 절기에 맞추어서 음력 정월 그믐 가까이 되는 날(올해 2월 22일 예정)에 된장을 담그게 된다”고 설명했다.

2월 하순 된장을 담근 후 45일 후가 되는 4월 하순 장 가르기, 5~10월 숙성관리, 11월 쯤 된장 찾아가기로 진행된다. ‘고초균’이란 유익균의 일종으로 토양, 건초 등에서 볏짚으로 옮겨간 후에 메주와 청국장 등을 발효시킨다. 선조들의 지혜로운 발효방식을 이곳에서도 농사한 볏짚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통 발효실에서는 메주와 청국장이 볏짚에서 나오는 ‘고초균’으로 잘 발효가 되고 있으며, 곧 맛있는 된장과 청국장을 담그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불미지 전통장 보존회’가 만드는 된장 담그기 체험 행사(문의 010-3997-9740)에는 입소문을 듣고서 고양시민을 비롯해 서울 관악과 강서농협에서는 10년 넘도록 주부대학 회원들이 열정적으로 찾아오고 있다. 이곳에서는 전통된장 외에도 감칠맛 나는 조선간장, 청국장, 찹쌀고추장 등도 만들고 있다.

장류제조사 자격증도 취득한 박정순, 김영순, 서옥희 공동대표는 “코로나 시국에는 면역력을 높이는 식생활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제대로 된 전통발효식품 섭취로 더 건강한 생활을 했으면 한다”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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