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없는 본부에 학교만 골머리

한국환경청소년단은 올해 초 환경보호국민운동본부고양지부(지부장 박용세) 소속 임원들이 추진하고 고양교육청에서는 특색사업으로 적극 지원에 나서 구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선 학교 담당자들은, 이미 조직된 각종 청소년단체로 인한 학교측의 업무과중과 형식적인 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사실 환경청소년단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올해 초 고양교육청은 각 학교에 가입을 권유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청소년 본부가 임의단체임에도 교육청의 이러한 지원은 의혹을 사기도 했는데 지난 6월에는 청소년본부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던 이 모씨가 교육청 관계자들의 중국방문에 동행해 무리를 빚기도 했다. 당시 교육청 공무원과 몇 개 학교의 교장, 운영위원장이 명목상‘중국 교육위원회와의 자매결연’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자리에 이 모씨도 동행, 교육청과 환경청소년단과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을 사기도 했다.

한편 3월부터 단원 모집과 입단식을 시작으로 활동에 들어간 환경청소년본부는 연간활동계획으로 환경일기쓰기, 환경 감시단 출범식, 환경관련 교사·학부모 연수 등 많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러나 전체 행사라고는 지난 5월 9일 ‘국토대청소운동’에 6개 학교 250여명의 학생이 참여한 것이 고작. 청소년본부 관계자는 방학과 하반기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더불어 올해 안에 단체의 사단법인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청소년단을 이끌고 있는 청소년본부를 보는 학부모들과 교사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학생들은 가입당시 년회비를 갹출해 납부했지만 학부모들은 연회비가 가입비 성격이 짙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고양교육청은 각 학교 담당자 회의를 통해 ‘환경청소년단의 운영을 위해 대원들로부터 년회비 및 활동비 등 제반 경비를 징수’하도록 했다. 청소년단체의 활동비 갹출은 각 학교마다 관행화 된 것이 사실이지만 청소년본부의 재정운영을 보면 환경청소년단에 대한 아무런 지원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단복 구입은 권장사항이라고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무리하게 단복 구입을 추진. 단복은 청소년본부에서 일괄적으로 입금을 받아 제작하고 있는데 5만4천원이나 하는 단복도 학부모들에게는 부담이다. 그래서 일부 학교는 단복 구입을 포기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같은 반응에 대해 청소년본부의 박용세씨는 “환경청소년단은 어디까지나 봉사단체이며 우리 청소년본부의 활동은 절대 수익사업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환경청소년단은 창립식 이후 환경단체에 걸맞는 운영방법이나 구체적인 활동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각 학교 담당자에게 활동을 맡겨두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청소년단 후원회에서 갯벌 생태계 탐방 등 자체 환경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학교가 있는 한편 중앙에서 아무런 계획이 없고 바쁘다는 이유로 변변한 행사 한번 못 갖은 학교가 태반이다.

결국 환경청소년단의 활동은 각 학교 담당교사나 후원회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교조고양지회도 성명서를 내고 “고양시 관내 학교를 총괄해 조직된 단체가 1년 단위 활동계획도 체계있게 제시하지 못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본부가 여름방학중 계획하고 있는 1일 병영체험도 행사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이 높다. 본부 임원들과 군부대와는 개인적인 관계속에서 이번 행사가 마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은 “환경과 극기훈련이 무슨 연관이 있냐”며 참가를 거부했다.

환경청소년단의 학부모들은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청에 있다고 한다. 특색사업으로 만들어 놓고는 문제가 생기자 행사지원은 고사하고 아예 손을 놓고 “학교에서 알아서 하라”는 태도가 문제로 지적. 백마초교의 양은해 씨(청소년단 후원회장)은 “의욕을 갖고 시작했는데 중앙에서는 아무런 계획이 없어 자체적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본부와의 관계가 애매하게 변했다”며 “앞으로 환경청소년단이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환경관련 정보와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외부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명확한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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