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병영체험이 무슨 관계죠?

정식 법인 인가도 받지 않은 한 청소년단체가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방학중 ‘1일 병영체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어 일선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더욱이 관할 고양교육청에서는 이 단체가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어 만일의 불상사가 발생할 경우 책임에 논란이 우려되고 있다.

올해 초 환경운동국민운동본부 고양지부 소속 몇몇 임원들은 환국환경청소년본부(이하 청소년본부)라는 단체를 만들고 고양시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청소년단을 모집했다. 이 과정에서 고양교육청은 각 학교에 공문과 전화를 통해 학생들의 가입을 적극 권장해 일선 학교들로부터 자율성의 침해라는 반발을 사기도.

또한 일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도 없이 학교운영비에서 단체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마초교의 양 모씨는 “검증되지 않은 임의단체에 학생들을 가입시켜 활동하게 하는 것은 학교가 교육적 책임을 방기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처럼 환경청소년단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자 고양교육청은 처음에 회원가입을 적극 권장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일체 이 단체의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고양교육청은 이번 여름방학중 일체의 환경관련 프로그램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본부에서 1일병영체험 프로그램을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고양교육청의 최기문 장학사는 “얼마 전 청소년본부에서는 방학중 어떠한 프로그램도 진행하지 않겠다고 전해왔다”며 당장 23일부터 시행되는 병영체험에 대해서는 “각 학교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소년본부측 관계자에 따르면 고양시의 한국환경청소년단은 각 학교에 3천500여명이나 되며 1일 병영체험에는 8개교 350명 정도가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각 학교별로 환경청소년단 소속 학생과 학부모, 학교 담당자가 참여할 예정이며 부대는 고양시에 있는 60사단이다.

한편 이에 대해 전교조 고양지회의 최창희씨는 “환경과 전혀 관련이 없는 빈약한 프로그램으로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도 문제지만 교육청이 처음에는 특색사업으로 환경청소년단을 지원했다가 이제는 문제에 관여하기 싫어 수수방관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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